
대전서 8년간 3번째 폭발로 13명 사망…사과·입건은 ‘사업부문’ 손재일 몫, ‘전략부문’ 김동관은 비켜서
한화솔루션 2년째 적자에도 1.5조 유증·배임 논란…부친 증여·유증 참여로 오너 지분·보수만 불어
한화그룹 차기 총수로 꼽히는 김동관 부회장의 ‘책임경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근로자 5명이 숨진 방산 계열사 참사의 사과와 형사책임은 ‘사업부문’ 대표가 떠안았고, 정작 그룹 후계자인 김 부회장은 수주 성과 홍보의 전면에 서 있다.
그가 대표를 맡은 또 다른 계열사에서는 2년 연속 적자에도 1조5천억원대 유상증자를 밀어붙여 소액주주 반발을 사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지난 6월 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고체 추진제 작업 중 폭발이 일어나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회사는 공시에 ‘세척 작업 중 원인 미상의 화재’로 적었지만, 노동당국과 언론은 로켓용 추진제가 터진 폭발 사고로 규정했다.
■ 8년간 세 번째 폭발…’사고 제로’ 공시가 무색
이 사업장의 참사는 처음이 아니다. 2018년 5월 추진제 폭발로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고, 2019년 2월에도 3명이 목숨을 잃었다. 8년 새 같은 공장에서 세 번의 폭발로 13명이 숨진 것이다.
더 뼈아픈 대목은 회사가 안전을 명분으로 대규모 투자를 공시해 왔다는 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9년 사고 이후 ‘안전 및 품질사고 제로(Zero)화 실현’을 목표로 내걸고 추진장약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8천538억원을 투입하기로 공시했다. 그 투자가 진행되는 와중에 또 5명이 목숨을 잃었다.
■ 사과·입건은 ‘사업부문’…’전략부문’ 김동관은 비켜서
사고 이후 공식 사과와 형사책임은 김 부회장 몫이 아니었다. 사업부문을 총괄하며 안전보건 최종 결정권을 가진 손재일 대표가 “대표이사로서 어떤 책임과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고, 고용노동부는 6월 8일 손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김 부회장은 공동 대표이사로서 사고가 난 회사의 대표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면서도, ‘전략부문’만 맡고 있다는 이유로 수사 대상에서는 비켜서 있다.
반면 성과를 알리는 자리에는 총수 후계자로서 앞장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고 15일 뒤인 6월 16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9.97%까지 늘리기 위해 5천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고, 7월 3일에는 우주발사체·국방 인공지능(AI)에 2040년까지 약 28조원을 쏟는 투자계획을 내놨다. 그룹은 사고 한 달 만인 7월 1일 계열사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소식도 앞세웠다. 다만 공들인 캐나다 60조원대 잠수함 사업은 6일(현지시간) 독일 TKMS에 밀려 한화오션이 탈락하면서 ‘수주 신화’에도 균열이 갔다.
■ 2년째 적자에 1.5조 유증…증여·유증으로 오너 지분만 늘어
김 부회장의 성적표는 다른 대표이사 회사에서도 무겁다. 한화솔루션은 2025년 연결기준 매출 13조3천331억원에 영업손실 3천648억원, 당기순손실 6천153억원을 냈다. 2024년에 이은 2년 연속 적자다.
그런데도 회사는 지난 3월 26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당초 2조4천억원 규모로 잡았다가 주주 반발 등으로 5천300만주(1차 발행가 2만7천900원 기준 약 1조5천억원)까지 줄였는데, 발행주식 수와 금액을 두 달여 만에 20% 넘게 바꾼 탓에 6월 15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제재금 800만원까지 물었다. 조달액 가운데 5천710억원은 신규 투자가 아닌 빚을 갚는 데 쓰인다. 소액주주들은 “돈 되는 자산은 놔둔 채 주주에게만 희생을 강요한다”며 김 부회장을 상대로 배임 의혹까지 제기했다. 청약은 7월 22∼23일, 신주 상장은 8월 11일로 예정돼 있다.
정작 이 증자로 지배력을 다지는 쪽은 오너다. 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는 신주인수권 1천554만여주(4천337억원어치)를 배정받아 한화솔루션 보유 지분을 36.82%에서 42.02%로 끌어올렸다. ㈜한화의 최대주주는 김 부회장이 지분 50%를 쥔 한화에너지다.
김 부회장의 지배력은 증자 이전부터 빠르게 불어났다. 2025년 4월 김승연 회장이 보유하던 ㈜한화 지분의 절반가량(보통주 22.65%→11.32%)을 자녀 등에게 넘기면서, 김 부회장의 ㈜한화 보통주 지분도 10% 안팎으로 올라 부친과 엇비슷한 수준이 됐다. 여기에 이번 유상증자에서 신주인수권 2만66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더욱이 한화솔루션은 2년 연속 적자에도 김 부회장에게 총 48만6천여주 규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지급하기로 돼 있다. 이 가운데 19만9천여주는 대규모 적자를 낸 2025년 6월 새로 부여됐다. 한 분석에서는 주가가 20%가량 빠지는 사이 오너 보수는 오히려 4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관계자는 “차기 총수의 정당성은 수주 실적이라는 홍보가 아니라 되풀이되는 참사를 끊는 안전과 주주 신뢰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