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금융지주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장애인 직원이 줄어든 사실을 스스로 공개한 지 열흘 뒤, 진옥동 회장은 ‘장애인 고용의 공정성’을 주제로 내건 청년 행사장에서 응원의 메시지를 던졌다.
돈으로 하는 사회공헌에는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앞섰지만, 뽑아서 채워야 하는 장애인 직접고용에서는 홀로 뒷걸음쳤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신한금융그룹 ESG 데이터팩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금융의 장애인 고용률은 0.84%로 민간기업 법정 의무고용률 3.1%의 27% 수준에 그쳤다.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을 뿐 아니라, 4곳 가운데 장애인 직원이 오히려 줄어든 곳도 신한금융이 유일하다. 지난해 그룹 장애인 직원은 191명으로 1년 새 7명 감소했다.
■ 191명으로 감소···전체 감원의 두 배 속도로 줄었다

ESG 데이터팩의 ‘임직원 다양성’ 표를 보면 그룹 장애인 직원은 2023년 190명에서 2024년 198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191명으로 돌아섰다. 여성이 55명에서 53명으로 2명, 남성이 143명에서 138명으로 5명 줄었다.
전체 인력이 줄어든 탓만은 아니다. 같은 기간 전체 임직원(국내, 정규직·계약직 합산)은 2만3천114명에서 2만2천711명으로 1.74% 감소했지만, 장애인 직원 감소율은 3.54%로 두 배 빠르다. 감원 국면에서 장애인 고용이 먼저 깎인 셈이다.
경쟁사와는 방향이 갈렸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장애인 고용률은 KB금융 1.81%, 하나금융 1.14%, 우리금융 0.90%, 신한금융 0.84% 순이다. 4대 지주 합산 장애인 직원이 951명에서 1천45명으로 94명 늘어나는 동안 신한금융만 반대로 움직였다.
법정 기준과의 거리도 멀다. 신한금융이 의무고용률 3.1%를 채우려면 임직원 2만2천711명 기준으로 704명을 뽑아야 하지만, 실제 장애인 직원은 191명뿐이다. 법이 요구하는 인원의 4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다만 의무고용은 그룹이 아니라 신한은행 등 계열사별로 따로 따지고 중증장애인은 1명을 2명으로 쳐주기 때문에, 신한은행만 놓고 보면 고용률은 지난해 1.23%로 올라간다. 그래도 법정 3.1%에는 한참 못 미친다.
■ 감소 공개한 건 회사 자신···열흘 뒤 회장은 장애인 행사에
이 수치를 처음 공개한 곳은 신한금융 자신이다. 그룹은 지난달 30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자율공시했고, 위 장애인 직원 수는 회사가 이 보고서 데이터팩에 직접 기재한 것이다. 2005년 국내 금융권 최초 발간 이후 21번째 보고서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이달 10일 진 회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장애청년드림팀’ 21기 발대식에 참석했다. 신한금융이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2005년부터 운영해 온 장애청년 해외연수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5억원의 후원금으로 새로 선발한 51명을 지원한다. 참가자들이 내건 탐구 주제에는 ‘AI 시대의 수어·음성언어 공존’과 함께 ‘장애인 고용의 공정성’이 포함됐다.
진 회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 사회는 경계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사람들에 의해 발전해 왔으며, 신한금융은 이번 연수가 참가자 모두에게 더 큰 세상을 향한 의미 있는 도전이 되도록 그 여정을 함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룹은 이 밖에도 청각장애인 바리스타 교육, 장애인 표준사업장 연계, 발달장애인 음악단 ‘신한 SOL레미오’ 창단 등을 장애인 고용 사업으로 소개했다. 다만 이들은 조직 밖 지원이거나 간접고용으로, 그룹 내부의 직접고용과는 성격이 다르다. 지난해 장애인 직원이 줄어든 사유에 대해서는 데이터팩에 별도 설명이 없다.
■ 기부금은 4대 최다, 주주환원 1조···’뽑는 일’만 뒤로
돈 쓰는 데는 거침이 없었다. 각 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신한금융은 지난해 연결 기준 기부금으로 1천707억원을 집행해 KB(1천685억원)·우리(1천667억원)·하나(1천657억원)를 제치고 4대 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사회공헌에 썼다. 그러나 같은 해 신한은행은 장애인을 법정 기준만큼 채용하지 못해 장애인고용부담금 40억원을 별도로 냈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담긴 수치다.
주주환원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전날 7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과 2분기 배당(주당 740원)을 함께 의결해 하루 만에 1조473억원의 주주환원을 결정했다. 은행 한 곳이 상반기 순이익의 71.4%를 채우는 쏠림을 풀 카드로 롯데손해보험 인수도 거론되며, 신한금융은 관련 사항을 오는 28일 재공시한다.
반면 뽑아서 채워야 하는 쪽의 문턱은 높아진다. 정부는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민간기업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3.1%에서 2027년 3.3%, 2029년 3.5%로 단계적으로 올리기로 했다. 신한금융이 지금 수준에 머물면 채워야 할 자리는 더 벌어지고, 못 채운 몫은 다시 부담금으로 돌아온다.
진옥동 회장이 장애인 고용의 공정성을 말하는 일보다 먼저 평가받는 것은 실제 고용 성적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