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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및 현대모비스 대표.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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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개인 지분 사익편취 논란 재점화… 거버넌스포럼, 현대차 이사회 정조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및 현대모비스 대표.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이사회가 정의선 회장의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구조를 재검토하고, 고려아연·KT 등 비핵심 지분과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았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차단, 본업 무관 자산 정리, 우선주 중심 자사주 소각, 자본배치 전문 사외이사 역할 촉구 등 5가지 제언을 담은 논평을 발표했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새로 선임된 최영일 이사를 포함해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정의선, 호세 무뇨스, 최영일, 진은숙, 이승조)과 사외이사 7명(심달훈, 이지윤, 장승화, 최윤희, 김수이, 도진명, 벤자민 탄) 등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은 정의선 회장이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맡고 있어, 포럼의 요구를 받는 이사회를 사실상 정 회장 본인이 이끄는 구조다.

■ 보스턴다이나믹스 잔여 지분…”회사기회유용” 논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발행주식 2,441만 1,962주 가운데 정의선 회장이 개인 명의로 549만 2,162주(22.5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분 49.5%를 갖고 있는 미국 투자법인 HMG글로벌LLC이 1,373만 404주(56.24%)를, 현대글로비스가 274만 6,082주(11.25%)를 들고 있다. 정 회장 개인 지분까지 더한 ‘동일인 측’ 지분은 89.99%다. 나머지 10.01%(244만 3,314주)는 공시상 ‘기타주주’ 몫으로 분류돼 있으며, 복수 매체는 이 가운데 9.65%를 2020년 계약에 따라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해온 잔여 지분으로 보도했다. 이번 논평이 겨냥한 대상이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원을 들여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80%를 인수했다. 포럼에 따르면 이 가운데 20%는 정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사들인 몫으로, 이후 증자 참여를 거쳐 현재 지분율이 됐다. 당시부터 법조계에서는 공정거래법상 사업기회 제공 금지, 상법상 이사의 회사기회 유용 금지 규정 위반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져 왔다.

논란이 다시 불붙은 직접적 계기는 소프트뱅크의 잔여 지분 매각이다. 현대차그룹은 16일 소프트뱅크가 2020년 체결한 계약에 따라 보유해온 지분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했다며, 계열 주주사들이 계약상 권리·의무에 따라 인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완료를 기정사실화한 보도도 있다. 호주계 투자정보매체 심플리 월 스트리트(Simply Wall St)는 베일리 펨버턴 기자 명의로 17일 야후파이낸스에 게재한 기사에서 “현대차그룹이 소프트뱅크의 남은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을 인수해 완전한 소유권을 확보했다”며 “이번 거래로 소프트뱅크의 보스턴다이나믹스 철수가 완료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국내 딜사이트도 지난달 26일 “지난 21일(6월 21일) 만기에 맞춰 풋옵션 행사와 지분 인수가 이뤄졌다”며 “현대자동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16일 공식 발표는 “검토 중”이라는 표현을 썼을 뿐 완료를 명시하지 않아, 실제 종결 여부를 놓고 매체 간 보도가 엇갈리고 있다.

복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기존 주주 지분 비율대로 나눠 인수할 경우 정 회장의 지분율은 25.0%(HMG글로벌 62.5%, 현대글로비스 12.5%)로 늘어나며, 정 회장이 추가로 부담할 금액은 약 1,200억원(8000만달러)이다. 포럼이 잔여 지분을 정 회장이 추가로 사들이는 대신 HMG글로벌이 전량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바로 이 방안을 겨냥한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도 최근 비슷한 취지로 현대차그룹 계열사만 인수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 고려아연·KT…본업과 무관한 지분부터 정리하라

포럼이 매각 대상으로 지목한 고려아연 지분도 HMG글로벌이 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8월 전기차 배터리 소재 공급망 협력을 명분으로 고려아연 보통주 104만 5,430주(취득 당시 지분율 5%, 2026년 5월 기준 5.01%)를 주당 50만 4,333원, 총 5,300억원 안팎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인수했다.

고려아연 주가는 이후 최대주주 간 경영권 분쟁을 거치며 크게 뛰었다. 포럼은 해당 지분의 현재가치를 1조원 안팎으로 추산했으나, 2025년 12월 평균 종가(138만 4,333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실제 가치는 1조 4,472억원에 달해 포럼의 추산치를 웃돈다. 미래 신사업 투자·관리 목적으로 미국 델라웨어주에 설립된 HMG글로벌이 본업과 무관한 지분 다툼 종목을 계속 들고 있어야 하느냐는 게 포럼의 문제의식이다.

KT 지분은 현대차그룹과 KT가 2022년 9월 지분을 맞교환하며 형성된 상호출자 구조다. KT의 신탁계약 취득상황보고서를 보면 현대자동차가 1,225만 1,234주(4.86%), 현대모비스가 809만 4,466주(3.21%)를 보유해 그룹 합산 지분율은 8.07%(2,034만 5,700주)에 이른다. KT도 되받아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1%대 들고 있다. 포럼은 두 회사 모두 “전략적 파트너십”을 내세우지만 설득력이 없다며, 해당 지분도 매각해 주주환원에 쓰라고 요구했다.

■ 옛 한전부지 GBC와 역차별받는 우선주

포럼이 세 번째로 겨냥한 GBC는 2014년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3사가 옛 한전 삼성동 부지를 10조 5,500억원에 낙찰받으며 시작된 사업이다.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 105층 단일 사옥으로 추진되다 정의선 회장 취임 후 49층 3개동으로 설계가 바뀌었고, 2031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공시한 도급계약 금액은 각각 1조 7,922억원, 7,681억원으로 합계 2조 5,604억원이며, 설계 변경에 따른 공공기여금은 2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보도된 총공사비 5조 2,400억원은 아직 정식 계약 변경으로 공시되지 않았다. 포럼은 부지비·공사비·공공기여금 등을 합치면 20조원을 웃돈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자동차·모빌리티 기업이 자기자본의 10%에 육박하는 자금을 상업용 부동산에 묶어두는 대신, 지분 일부를 매각하거나 유동화해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투자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현대차 자기자본을 132조원으로 제시했으나, 지난해 말 연결 자본총계는 127조 6,482억원이다.

우선주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장재훈 당시 현대차 대표이사(현 완성차담당 부회장)는 2024년 8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3년간 4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며 “자사주 매입·소각 시 우선주 디스카운트를 고려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포럼에 따르면 올해 1월 30일부터 4월 21일 사이 회사가 사들인 자사주는 보통주 3,668억원, 우선주 세 종류를 합쳐 321억원에 그쳐 시가총액 비율(보통주 82조원 대 우선주 11조원)에도 못 미쳤다. 2우선주는 현재 보통주 가격의 47% 수준에 거래되고 있어, 같은 금액을 우선주 매입·소각에 쓰면 보통주보다 배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포럼의 계산이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명의로 나온 이번 논평은 지난해 3월 합류한 김수이 전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아시아태평양 총괄대표와 벤자민 탄 전 싱가포르투자청(GIC)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 자본배치 전문 사외이사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포럼 논평에 대한 현대차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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