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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이 이노션 고문 (출처=이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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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장녀’ 정성이 고문의 이노션, 밸류업 지수 편입 불발…제일기획과 희비 갈렸다

정성이 이노션 고문 (출처=이노션)
정성이 이노션 고문 (출처=이노션)

현금성자산 1년 새 40% 급증해 8천억 육박…”곳간 채우기가 자본효율 갉아먹는다”

‘공시기업 100%’로 재편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서 또 고배…낮은 PBR·ROE 발목

제일기획 출범 때부터 자리 지켜…정성이·김정아 체제 ‘현금 활용 능력’ 시험대

국내 2위 광고대행사 이노션[214320]이 올해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도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에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그룹 계열 제일기획[030000]이 2024년 9월 지수 출범 이후 줄곧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어서, 대기업 계열 광고대행사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3일 증권업계 및 자본시장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8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 정기 변경을 발표하고 지난 12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변경으로 20개 종목이 새로 편입되고 19개 종목이 빠지면서, 지수 100개 종목 전체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기업으로만 채워졌다. 지수 내 공시기업 비중은 2024년 9월 출범 당시 7%에서 같은 해 12월 25%, 지난해 6월 61%를 거쳐 이번에 100%에 도달했다.

이노션은 지난 3월 19일 거래소에 ‘2026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공시하며 처음으로 밸류업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공시 요건을 갖추고도 정량 평가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이번에도 100개 종목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출범 당시 커뮤니케이션서비스 업종에서는 제일기획, 엔씨소프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5개 종목이 편입됐으나 이노션은 당시에도, 이후 네 차례의 구성종목 변경에서도 선택받지 못했다.

■ 곳간은 8천억 육박하는데…PBR 0.7배·ROE 한 자릿수

시장에서는 이노션의 저조한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편입 불발의 핵심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노션(왼쪽)과 제일기획(오른쪽)의 CI. ⓒ각사
이노션(왼쪽)과 제일기획(오른쪽)의 CI. ⓒ각사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노션의 연결 기준 PBR은 지난해 말 0.69배로, 제일기획(1.30배)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ROE 역시 이노션이 8.9%로 제일기획(13.7%)에 크게 못 미쳤다. 이노션의 연결 당기순이익은 2023년 1천167억원, 2024년 1천161억원, 지난해 1천90억원으로 3년 연속 뒷걸음질 친 반면, 제일기획은 지난해 순이익 2천86억원으로 이노션의 두 배에 달했다.

수익성이 정체된 사이 곳간만 두둑해졌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오른다. 이노션의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4년 말 4천827억원에서 지난해 말 6천795억원으로 1년 새 40% 넘게 불어났다. 단기금융자산까지 더한 유동성 자금은 8천억원 안팎으로, 자산총계(2조7천816억원)의 약 30%에 이른다.

이노션은 2023년 12월 이사회 결의를 거쳐 지난해 1월 사옥 건립 목적으로 서울 서초동 토지·건물을 1천900억원에 취득하는 등 자산 규모는 키웠지만, 이 같은 투자가 자본 효율성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내부에 쌓이는 자본 대비 이익 창출력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ROE와 PBR이 동반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시 내용의 무게감도 차이가 났다는 평가다. 공교롭게도 이노션과 제일기획은 같은 날인 지난 3월 19일 나란히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두 회사 모두 조세특례제한법상 고배당기업에 해당해 별도 계획서 첨부 없이 주요 내용만 기재하는 약식 형태였지만, 담긴 내용은 달랐다.

제일기획은 공시에서 ‘연결 배당성향 60% 수준 유지’라는 구체적 수치 목표를 제시하고, 올해 2월 이사회에서 의결한 3개년 주주환원 정책 이행 방침을 명시했다. 제일기획의 지난해 배당총액은 1천246억원, 배당성향은 60%에 달한다.

반면 이노션의 공시는 인공지능(AI) 전환 기반 업무 고도화, 비계열 고객 확대, 분기배당 정착, 기업설명(IR) 활동 확대 등 정성적 전략을 나열하는 데 그쳤고, 수익성·자본효율성 관련 수치 목표는 담기지 않았다. 이노션의 지난해 배당총액은 470억원으로 2년 연속 같은 규모에 머물렀다. 배당성향은 51.2%로 낮지 않은 수준이지만, 순이익 감소 속에 배당이 동결되면서 주주환원 확대 의지를 보여주기에는 부족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같은 광고업계에서는 HS애드의 행보도 비교 대상으로 거론된다. HS애드는 지난해 8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면서 기본 배당성향을 종전 30% 이상에서 향후 3년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보유 자사주 전량(발행주식의 2.17%)을 연내 소각하며, 창사 후 첫 중간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정성이·김정아 체제 시험대…”현금 활용 능력 증명해야”

이노션 안팎에서는 이번 편입 불발을 계기로 경영진의 자본 배치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이노션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이노션 최대주주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이자 정의선 회장의 누나인 정성이 고문으로 지분 17.69%(708만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 고문은 2005년 회사 설립 무렵부터 20년 넘게(재직 20년 10개월) 사내이사를 맡아 왔으며, 지난 3월 1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일부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 권고에도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임기 2029년 3월까지). 여기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2.00%), 현대차정몽구재단(9.00%)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더하면 오너 일가 측 지분율은 28.7%에 이른다.

지난해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김정아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연세대에서 광고홍보학 석사를 받은 김 대표는 2006년 이노션에 합류해 CR부문장을 거친 제작·기획 분야 전문가로, 대표이사 임기는 2028년 12월까지다. 크리에이티브 분야에서는 검증된 인물이지만, 8천억원에 육박하는 유동성을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에 어떻게 배분할지는 이제부터 증명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노션은 2022년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크리에이티브·디지털·모빌리티(C.D.M)를 축으로 2026년까지 매출총이익 1조3천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현대차·기아 등 그룹 계열사 물량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외형 목표만으로는 시장의 저평가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노션이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려면 공시 이행을 넘어 인수합병(M&A)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보유 현금의 적극적 활용으로 자본 효율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공시기업만으로 재편된 만큼, 다음 정기 변경에서는 결국 PBR과 ROE 등 정량 지표의 개선 여부가 편입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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