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이 위반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진 국고채 입찰 담합 사건의 마지막 심의가 열린다.
나머지 증권사와 은행들은 담합 자체가 없었다며 맞서고 있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공정위는 2일 전원회의를 열어 국고채 전문딜러(PD) 15곳의 담합 혐의에 대한 위원 질의와 회사별 최후진술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상은 증권사 10곳과 은행 5곳이다.
증권사는 교보·대신·미래에셋·삼성·신한투자·한국투자·NH투자·메리츠·KB·키움증권이다. 은행은 KB국민·NH농협·하나·IBK기업·KDB산업은행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 금융회사가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국고채 입찰을 앞두고 투찰금리와 물량 정보를 주고받고 일부 조건을 합의했다고 판단했다.
국고채 입찰은 정부가 필요한 돈을 빌리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고 금융회사들이 원하는 금리와 매입 물량을 써내는 방식이다. 금융회사들이 미리 정보를 주고받아 낙찰금리가 올라가면 정부는 같은 돈을 빌리면서 더 많은 이자를 부담하게 된다. 공정위가 단순한 업계 정보 교환이 아니라 국고 손실로 이어진 입찰담합이라고 보는 이유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이다. 세 회사는 자진신고자 감면제도인 리니언시를 신청하고 첫 심의에서 위반 사실을 인정하며 선처를 요청한 회사로 업계에서 지목됐다.

리니언시는 담합에 참여한 회사가 먼저 신고하고 증거를 내면 과징금과 시정조치 등을 면제하거나 줄여주는 제도다. 공정거래법은 자진신고자의 신원을 비공개 정보로 다루고 있어 공정위는 세 회사의 신청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나머지 금융회사들은 담합의 전제가 되는 합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여러 회사가 한꺼번에 투찰 조건을 맞춘 것이 아니라 회사끼리 일대일로 단편적인 정보를 주고받았고, 정보를 받기만 한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정보 교환 전후로 낙찰금리가 유의미하게 달라지지 않아 경쟁 제한이나 국고 손실도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직접적인 대화 기록이 없는 경우에도 정보 교환이 반복된 과정과 실제 투찰 결과를 종합하면 묵시적인 합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보가 오간 사실을 인정한 세 증권사의 진술과 자료가 다른 12개 금융회사의 혐의를 입증하는 근거로 사용됐는지도 핵심 쟁점이다.
과징금 산정을 둘러싼 공방도 크다. 공정위 심사관이 과징금 계산의 기초로 잡은 것으로 알려진 국고채 낙찰액은 약 76조2천억원이다.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의 과징금 상한 20%를 단순히 곱하면 15조2천400억원에 이른다.
다만 15조2천400억원은 실제 부과 예정액이 아니다. 법정 최고 비율을 전체 낙찰액에 기계적으로 적용한 이론상 상한이다. 회사별 가담 범위와 감경 사유, 리니언시 적용 여부 등에 따라 실제 과징금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금융회사들은 국고채 낙찰액이 정부에 지급하고 채권을 사들인 금액이지 자신들이 번 매출이 아니라고 반발한다. 채권 매매차익과 이자 등 실제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계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공정거래법 시행령은 입찰담합과 유사한 행위의 경우 계약금액을 매출액으로 보도록 규정한다. 국고채 낙찰액을 이 계약금액으로 볼 수 있는지가 수조원대 과징금 여부를 가를 쟁점이다.
이날 심의가 끝나더라도 담합 여부와 회사별 과징금이 곧바로 발표되는 것은 아니다. 공정위는 위원들의 판단을 거쳐 추후 의결 결과와 제재 수위를 공개할 예정이다. 최종 의결 전까지 15개 금융회사의 담합은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공정위 심사관이 제기한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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