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모비스가 프랑스 OP모빌리티에 램프사업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노동 인권 침해 혐의로 OECD NCP(다국적기업 기업책임경영 국내연락사무소)에 공식 이의제기가 접수되고 조사 절차에 직면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모비스사무연구직지회는 지난 1일 파리 OP모빌리티 본사 앞에서 매각 중단 투쟁을 벌이며 프랑스 NCP(OECD 다국적기업 기업책임경영 국내연락사무소)에 공식 이의제기 서한을 접수했다. OECD 프랑스 대표부는 “이번 매각 과정의 ESG 위반 사례를 공식 조사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지회는 전했다.
지회는 서한에서 630여 명 사무연구직 노동자들의 개별 동의와 사전 협의 없이 대규모 거래가 강행되고 있으며, 353명이 강제 전적 거부 선언서에 서명했음에도 사측이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제5장’과 ‘ILO 핵심 협약’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4월 24일 공시를 통해 OP모빌리티와의 양해각서가 “구속력 없는(Non-binding) MOU”이며 “거래 조건은 미확정”이라고 공식 인정했다. 재공시 예정일은 10월 23일이다.
문제는 현대모비스가 MOU 체결 당일인 1월 27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개최했음에도 램프사업부 매각 안건을 상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6월 1일 제출)에서 지속가능경영위원회가 ‘M&A 등 주요 경영사항’을 심의·의결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회사 스스로 공언한 내부 절차를 건너뛴 것이다.
자본시장법상 자산총액의 10% 이상 영업을 양도할 경우 이사회 결의 즉시 주요사항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현대모비스 별도 자산총액(2025년 말 38조 5,370억 원)의 10%는 약 3조 8,500억 원이다. 현대모비스가 4대 핵심부품으로 분류하는 램프사업부의 실제 거래가가 이 기준을 넘을 경우, ‘미확정’ 공시를 반복하며 이사회 결의를 미루는 것은 공시 의무 회피 논란을 낳을 수 있다.

이번 사태는 현대차그룹 회장이자 현대모비스 각자 대표이사(총괄)인 정의선 회장의 경영 방식에 직접적인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3월 1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현대모비스는 지배구조보고서에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충실히 고려한다”고 공언해왔으나, 정의선 회장이 각자 대표이사로서 직접 관장하는 업무총괄 영역에서 노동자 협의와 내부 심의 절차가 모두 생략됐다. 이번 매각이 ‘모비스→자동차→기아→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램프사업부 자회사 현대IHL 노조는 5월 20일 ‘100% 고용승계·R&D 거점 유지·단협 유지’ 조건의 합의안을 찬성 52.2%로 가결하며 23일 만에 파업을 종료했다. 그러나 본사 사무연구직지회는 별도로 파리 현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금속노조 모듈·부품사 14개 지회는 4일 현대모비스 역삼 본사 앞에서 임단협 쟁의 파업결의대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사무연구직지회 등 현대모비스 계열 노조가 공동 참여해 사업재편 반대 목소리를 냈다.
OECD NCP 절차는 법적 강제력이 없어 권고·중재에 그치지만, 조사가 본격화될 경우 현대모비스의 ESG 등급과 글로벌 평판에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본계약이 확정되거나 계약 조건에 중대한 변동이 생길 경우, 현대모비스는 자본시장법상 수시공시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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