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을 둘러싸고 회사와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정면 충돌했다. 한화오션이 농성을 ‘불법 점거’로 규정하며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 방침을 밝히자 금속노조는 “원청교섭을 거부한 한화오션이 고공투쟁을 불렀다”며 즉각 반박했다.
1일 금속노조와 한화오션 등에 따르면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소속 강인석 지회장 등 조합원 6명은 전날 경남 거제 한화오션 사업장 내 선행도장공장 지붕과 시스템발판 조립장 크레인 등에 올라 원청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한화오션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고공농성을 “정당한 쟁의행위 범위로 인정할 수 없는 불법 점거”라고 규정했다. 회사는 대형 구조물과 중장비가 가동되는 조선소에서 고공농성이 참여자와 현장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불법행위와 안전 위협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교섭 문제와 관련해서는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의 단독 교섭 의사는 유지했다. 다만 금속노조 웰리브지회와의 공동교섭 요구에 대해서는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범위를 두고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하청지회가 웰리브지회와의 공동교섭 요구를 철회하고 단독 교섭에 나선다면 즉시 교섭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금속노조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한화오션은 불법 운운 말라”며 회사 측 입장을 반박했다.
금속노조는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 모두 금속노조 소속이며 두 지회 모두 한화오션의 사용자성을 인정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화오션이 웰리브지회를 제외한 채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만 교섭하겠다는 입장은 “갈라치기”라며 공동교섭 요구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웰리브지회는 한화오션 사업장에서 급식과 시설관리 등을 담당하는 하도급업체 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6월 한화오션이 웰리브지회와의 관계에서도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고용노동부 역시 당시 관련 보도에 대한 설명자료를 냈다.
한화오션은 해당 판단에 불복해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며 현재 서울행정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회사는 사용자성 인정 범위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구하는 정상적인 절차라는 입장인 반면, 금속노조는 소송으로 교섭이 지연되는 동안 피해가 하청노동자에게 돌아간다고 맞서고 있다.
금속노조는 성명에서 “사측이 소송전으로 원청교섭을 지연하면 그 피해는 오직 하청 노동자에게만 전가된다”며 “소송전으로 임하면 금속노조는 전례 없는 투쟁으로 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화오션과 하청노조 사이에서는 원청의 교섭 의무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 이어져 왔다. 서울행정법원은 과거 성과급, 학자금, 노동안전 등 일부 교섭 의제에 대해 한화오션이 하청노조와 교섭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이날 협력사 노동자 약 1만명에게 원청 직원과 같은 비율의 성과급이 적용돼 총 890억원이 지급됐고,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 하청지회를 상대로 제기했던 470억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도 취하했다며 협력사와의 상생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속노조는 처우 개선과 단체교섭권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한화오션에 대한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의 사용자성은 명백하다”며 두 지회가 함께 참여하는 원청교섭에 한화오션이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청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이 이틀째 이어지는 가운데 웰리브지회에 대한 사용자성 판단을 둘러싼 법원 결정과 원청교섭 방식이 향후 노사 대치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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