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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가운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왼쪽)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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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처법 경영책임자 김동관·손재일 대표 ‘둘 다’ 포함 가능성…언론서 지워지는 부회장 이름

김승연(가운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왼쪽)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한화)
김승연(가운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왼쪽)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사고(6월 1일) 이후 상당수 언론 보도에서 등기 대표이사인 김동관 부회장의 책임을 지적한 보도 제목에서 김동관 이름이 지속적으로 삭제되고 있는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수사에서 김동관, 손재일 두 대표 모두가 경영책임자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의 안전 전담 부서인 ESH(환경·안전·보건)실이 대표이사 직속임에도 임원급 안전책임자(CSO) 자리가 공석인 구조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중처법상 ‘안전 책임 임원이 따로 권한을 행사한 경우’라는 예외 조항이 적용될 여지가 없어지면서, 두 대표이사 모두 안전보건 관리체계의 법적 책임자로 지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사고에서 시공사 공동대표 2명이 나란히 중처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전례까지 겹쳤다.

사고 발생 후 며칠이 지나도록 손재일 대표이사는 즉각 현장 대응에 나섰지만, 김동관 부회장은 캐나다 출장 관련 보도만 나올 뿐 등기 대표이사로서 공식 입장을 단 한 줄도 내놓지 않고 있다.

■ 임원 없는 ESH실·예산 반토막…시행령 의무와 정면 충돌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에서 법적 쟁점의 핵심으로 떠오른 것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안전 컨트롤타워 구조다.

안전 전담 조직인 ESH실은 대표이사 직속으로 운영된다. 그런데 2024년 말까지 상무급 임원이 맡아오던 ESH실장 자리에 후임 임원이 임명되지 않아, 현재는 부장급 직원이 실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SH실에 임원이 없으니 이 조직의 실질적 수장은 직속 상위인 대표이사 자신이 된다. 각자 대표이사 체제이므로 그 대상은 손재일 대표이사와 김동관 부회장 두 사람이다.

고용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사고 직후 언론과의 통화에서 “중처법에서 책임은 경영책임자 등에게 있고, 주식회사의 경우 기본적으로 대표이사”라면서 “예외적으로 안전 책임 임원이 전적으로 권한을 행사했다면 그 사람이 경영책임자에 포함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임원급 CSO가 부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는 이 ‘예외’가 적용될 여지 자체가 없다. ESH실이 임원 없이 대표이사 직속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은 안전보건 의사결정의 법적 책임이 두 대표이사에게 고스란히 귀속된다는 논리를 강화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CSO 공백에 대해 “현재 실장이 적임자라 판단했으며, 실력이 있다면 부장도 실장을 할 수 있다는 내부 기조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중처법 시행령 제4조는 경영책임자가 이행해야 할 구체적 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제5호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해당 업무 수행에 필요한 권한과 예산을 줄 것”과 “반기 1회 이상 평가·관리할 것”을 의무화한다. 제4호는 재해 예방에 필요한 “인력·시설·장비 구비”와 “유해·위험요인 개선”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그 용도에 맞게 집행할 것을 요구한다.

이 두 조항에 비추어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행보는 두드러진다. 안전 최고책임자 역할을 해야 할 ESH실장을 상무급 임원에서 부장급으로 사실상 격하한 것은 시행령 제5호가 명시한 ‘권한 부여 의무’와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 예산 측면에서도 공식 안전보건 예산 집행액은 2023년 72억원에서 2024년 35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2025년 책정액은 68억원이었다. 지난해 영업이익 약 3조원의 500분의 1 수준으로, 시행령 제4호가 요구하는 예산 편성·집행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는지가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1월에는 대전 유성소방서로부터 위험물예방규정 재해예방교육 미이행으로 과태료 200만원까지 부과받은 전력도 있다.

■ 공시로 드러난 ‘4년 연속 둘 다 찬성’…사고 112일 전 의결 기록도

경영책임자 조사 범위를 두 사람 모두에게로 넓히는 또 다른 근거는 이사회 의결 기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금감원에 제출한 공시자료를 확인한 결과, 김동관 부회장과 손재일 대표이사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년 연속으로 이사회에서 안전보건 계획을 나란히 찬성 의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2월 10일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계획의 건’ ▲2024년 2월 23일 ‘안전보건 및 환경에 관한 계획의 건’ ▲2025년 2월 10일 같은 안건 ▲2026년 2월 9일 ‘안전보건 및 환경에 관한 계획의 건’까지 매년 두 사람의 이름이 나란히 찬성으로 올랐다.

특히 2026년 2월 9일 의결은 이번 대전사업장 폭발사고 불과 112일 전의 기록이다. CSO 격하와 예산 삭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두 대표이사가 매년 이사회에서 안전보건 계획을 직접 승인한 당사자였다는 점이 수사에서 부각될 수 있다.

나아가 손재일 대표이사가 선임되기 이전인 2022년 2월 11일 이사회에서도 김동관 부회장은 단독으로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계획의 건’에 찬성 의결한 기록이 공시에 남아 있다. 김 부회장이 최소 5년에 걸쳐 이 회사 안전보건 계획 이사회 의결의 당사자였다는 의미다.

법조계에서는 역할이 분리된 각자 대표이사 체제라도 등기상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이사회에서 안전보건 계획을 직접 의결해온 이상, 두 사람 모두 경영책임자 후보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유사 전례도 이미 나왔다. 지난 5월 발생한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사고에서 고용노동부는 시공사 흥화의 공동대표 2명을 포함해 5명을 중처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법적 구조는 다르지만, 복수의 대표가 나란히 중처법 책임자로 입건될 수 있다는 전례를 남긴 것이다.

법조 전문가인 정초 변호사는 “양형을 판단함에 있어 과거 위반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라며 “2018년과 2019년 사고를 이번 사고와 연결 지어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대전사업장은 2018년 5명, 2019년 3명, 이번 2026년 5명 등 8년간 세 차례 폭발사고로 총 13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손재일 대표이사는 사고 발생 당일 대전사업장으로 내려가 현장을 수습하고, 선거일인 3일에는 유족을 찾아 애도를 표했다.

반면 김동관 부회장과 관련해 사고 이후 쏟아진 언론 보도는 대부분 캐나다 초계잠수함 수주전 치적 기사들이었다. 5명의 노동자가 숨진 지 나흘이 지난 6월 5일에도 “김동관, 加 전방위 협력 주도… ‘메이드 인 캐나다’ 밸류체인 완성”이라는 제목의 보도가 나왔다. 자신이 등기 대표이사로 있는 사업장에서 대규모 인명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김동관 부회장 이름으로 나온 공식 입장은 단 한 줄도 없다. 중처법 조사 가능성이 각종 언론에 보도되는 상황에서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 등기 대표이사의 책임과 어울리는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서울 본사와 대전사업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경찰·소방·국립과학수사연구원·안전보건공단과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손재일 대표이사와 김동관 부회장 모두가 중처법상 경영책임자로 특정될 수 있는지가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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