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5배 차입금에 주주 돈으로 와이너리 매입”…거버넌스포럼, 정용진 등기이사 취임 또는 경영 퇴진 요구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7일 논평을 내고 “사내이사도 아닌 정용진 회장은 회사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하지만 주주 앞에서 책임을 진 적이 없다”며 이마트 등기이사 취임 또는 경영 일선 퇴진을 공개 요구했다.
포럼은 정 회장이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에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공개 사과하면서도 사고 당일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를 즉각 해임한 것을 지적하며 “권한이란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부여받는 권리”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마트 지분 29%를 보유한 지배주주이자 그룹 회장이지만 등기이사 선임은 줄곧 피해왔다. 포럼은 2024년 3월 그룹 회장 승진에 대해서도 “어머니 이명희 총괄회장과 정 회장 본인의 셀프 승진이었고, 다수 주주가 인정한 것이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 “경영 부진에 주주 평가는 교묘히 피하면서 보수는 58% 급증”
포럼은 “이마트의 2025년 순이익률 1%, ROE 1%, PBR 0.2배에도 불구하고 보상위원회는 정 회장의 보수를 전년 대비 58% 인상된 58억5000만원으로 가결했다”며 “이명희 총괄회장, 정재은 명예회장도 상근 명목으로 각각 18억4000만원을 수령해 총수 일가 3인이 가져간 보수 합계는 95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포럼은 이어 “세 사람 모두 미등기 임원이기 때문에 이 고액 보수는 주주총회 심의나 승인조차 거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보상위원회는 이준오 독립이사(전 중부지방국세청장)와 최지혜 독립이사(서울대 연구위원)로 구성돼 있다.
포럼은 또 “지난 5년·10년간 이마트 주가는 각각 42%, 48% 하락했고, 같은 기간 코스피는 154%, 380% 올랐다”며 “등기이사 선임을 피함으로써 주주들은 경영 성과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 “차입금 심각성 인식 못 해”…5대 거버넌스 문제 조목조목 지적
포럼은 이마트 및 관계사의 펀더멘털이 “극히 취약하다”고 규정하며 주요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포럼은 “이마트 차입금은 12조원으로 시가총액 2조6000억원의 약 5배에 달하고 신용등급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3조4000억원을 투자한 지마켓에 대해서는 “2025년에도 11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2022년 이마트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가 3077억원에 인수한 미국 나파밸리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에 대해서는 “정 회장 개인 자금으로 인수했어야 마땅할 자산을 사실상 주주의 돈으로 샀다”며 “지난해 관련 영업권 392억원을 전액 손상 처리했다”고 했다.
신세계건설과 관련해서는 “2025년 2월 상장폐지 후 이마트 100% 자회사로 편입했음에도 차입금이 8000억원을 넘어 올해 5월 이마트 돈 5000억원을 유상증자로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2024년 6월 신세계건설 레저부문(골프장 3곳)을 조선호텔앤리조트에 1820억원에 매각한 것에 대해서도 포럼은 “제3자 매각이 아닌 왼쪽 주머니에서 오른쪽 주머니로 옮긴 셈”이라고 지적하며 “조선호텔앤리조트의 금융부채도 1조23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포럼은 “그룹 전체로 차입금 축소가 절실한데 정 회장은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마트와 신세계푸드 간 포괄적 주식교환 추진에 대해서도 포럼은 “소수주주 다수결의(MoM) 승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거래로 개정상법 정신을 무시하는 지배주주의 횡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포럼은 정 회장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하며 성명을 마무리했다. “이마트 이사회가 즉시 등기이사 선임 절차를 밟아 임시주총을 열고 주주의 정기적인 평가를 받거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이사회 구성을 전제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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