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자본비율 258%→242%·매입확약 지급보증은 되레 28% 증가
이병철 회장, 잔여지분 90억 사재 인수…본인 지분 18.75%는 은행 담보로
다올투자증권이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흑자의 내실은 아직 약하다. 자본 지표가 오히려 뒷걸음쳤고, 장부 밖 우발채무는 되레 늘었다. 그사이 최대주주인 이병철 회장은 낮은 주가에 잔여 지분을 사들여 본인 지분율을 28.75%까지 끌어올리며 지배력을 다졌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92억원, 당기순이익 150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연간으로도 연결 영업이익 337억원, 순이익 438억원을 기록해 2024년 영업손실 749억원, 순손실 455억원에서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위험 부담도 줄였다. 연결 총위험액은 2024년 말 2603억원에서 2025년 말 2414억원, 올해 1분기 2275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회사는 이병철 회장과 황준호 대표의 각자대표 체제로, 황 대표는 2025년 3월 재선임돼 임기가 2027년 3월까지다.
■ 흑자 냈는데 NCR은 하락…”위험보다 자본이 더 빨리 줄었다”
문제는 자본 지표다. 흑자에도 개선은커녕 뒷걸음쳤다. 연결 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말 258.49%에서 올해 1분기 242.35%로 한 분기 만에 16%포인트 떨어졌다. 별도기준 자본총계도 7007억원에서 6887억원으로 120억원(1.71%) 줄었다.
원인을 뜯어보면 문제가 더 선명하다. 총위험액은 2414억원에서 2275억원으로 139억원 줄었다. 반면 자본 여력을 뜻하는 영업용순자본은 4545억원에서 4272억원으로 272억원이나 감소했다. 위험을 줄인 것보다 자본이 두 배 빠르게 빠진 셈이다. 1분기 결산배당(보통주 주당 240원·전년 대비 60% 확대)으로 168억원을 배당 재원으로 떼어낸 것이 자본을 끌어내렸다.
NCR 242%는 규제 최저선(100%)을 넉넉히 웃돈다. 그러나 순자본비율이 1000%를 넘나드는 대형사에 비하면 여력이 빠듯하다. 자본이 얇으니 대규모 인수금융이나 지분투자 같은 자본소모형 딜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 “부동산 위험 줄였다”지만…매입확약 지급보증은 되레 증가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금융 위험을 줄여왔다고 강조해왔다. 실제로 위험 규모를 축소해온 것도 맞다. 그러나 분기보고서를 뜯어보면 방향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별도기준 지급보증(대출채권 매입확약·사모사채 인수확약 등) 잔액은 지난해 말 1535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972억원으로 28% 늘었다. 여기에 전자단기사채·사모사채 보유로 제공한 지급보증(824억원)을 더하면 우발성 익스포저는 2796억원에 이른다. 별도 자기자본(6887억원)의 40%를 넘는 규모다.
자회사 리스크도 남아 있다. 그룹 내 자산 비중이 큰 다올저축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51억원으로 흑자를 냈지만, 부동산 경기 민감도가 높아 침체가 재연되면 그룹 실적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 금융지주나 대기업 계열사처럼 든든한 모그룹의 자본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도 약점이다.
■ 오너는 낮은 주가에 지분 매집…회사 자본확충은 뒷전
이런 가운데 이병철 회장은 올해 지분 확대에 속도를 냈다. 지난 4월 슈퍼개미로 불리던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전 대표 등이 보유한 잔여 지분 228만2608주를 장외에서 사들였다. 취득 단가는 주당 3945원, 취득액은 90억원으로 공시상 근로소득 등 자기자금이다. 이로써 이 회장 측(본인·특별관계자) 지분율은 25.25%에서 29.00%로, 본인 단독 지분은 28.75%로 높아졌다.
취득 단가 3945원은 회사가 흑자로 돌아선 뒤에도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다올투자증권은 DB손해보험(9.73%), 케이프투자증권(7.52%), 흥국저축은행(5.43%) 등 5% 이상 주주가 여럿인 복잡한 지분 구도를 안고 있어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이번 매집을 이런 잠재적 위협에 대비한 경영권 방어 성격으로 본다.
눈여겨볼 대목은 오너의 재무구조다. 이 회장은 앞서 3월 본인 보유 주식 1142만주(발행주식의 18.75%)를 NH농협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약 119억원(이자율 4.14%)을 빌린 상태다. 본인 지분(28.75%)의 3분의 2를 담보로 내놓은 셈이다.
결국 회사가 유상증자 등 외부 자본 확충으로 체력을 키우기보다, 오너 개인의 지분 방어가 먼저 전개되는 사이 회사의 자본총계와 NCR은 뒷걸음쳤다. 부동산 편중 탈피와 신사업에 필요한 자본 확충이 뒤로 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수익구조 다변화 진행 중”…글로벌마켓·토큰증권으로 활로
다올투자증권도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을 키우고, 지난해 10월 대표 직속으로 글로벌마켓본부를 신설해 홀세일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글로벌법인영업부 출신 김경훈 상무보를 영입했고, 신한투자증권에서 인바운드·아웃바운드 팀장을 맡았던 이현주·정헌재 팀장도 합류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앞서 관련 보도에서 글로벌마켓본부에 대해 “신규 본부 특성상 조직 세팅과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인 단계로 공식 출범과 실적 가시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전통 IB의 강점을 미들마켓으로 넓히고 홀세일 비즈니스를 핵심 사업으로 삼아 아웃-인바운드 연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시장 개방 추이에 따라 토큰증권 사업 진출도 검토할 계획”이라며 “가용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통한 사업 다각화와 리스크 관리로 재무 안정성과 영업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중장기 관점에서 수익구조 다변화를 도모하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