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틸코드 매각 철회하고 음극재에 5년 1.5조 계획…베트남 법인은 2643억에 100% 인수
자기자본 3300억 감소·부채비율 372%…자본잠식 계열사 보증에 주가 반토막
HS효성첨단소재가 벨기에 자회사를 통해 실리콘 음극재 신사업에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매각을 추진하던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은 그대로 둔 채 신사업에 돈을 넣는 것으로, 올해 3월 사내이사로 취임해 경영 전면에 나선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내린 첫 대형 투자 결정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 8~9일 이틀에 걸쳐 실리콘 음극재 사업 관련 자금 투입을 잇따라 결정했다.
■ 스틸코드 팔지 않고 음극재·베트남에 잇단 투자
HS효성첨단소재는 9일 벨기에 종속법인 ‘HS효성에너지솔루션(옛 엑스트라 마일 머티리얼즈)’에 2000만유로, 약 344억8000만원을 추가 출자하기로 했다. 이번 출자로 지분율은 72.73%로 높아진다.
하루 앞선 8일에는 이 벨기에 법인이 전액 보유한 한국 생산 자회사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의 3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확정했는데, 증자는 벨기에 법인이 받는다. 두 건 모두 실리콘 음극재 생산·제조를 위한 것이다.
이번 출자는 시작 단계다. HS효성첨단소재가 벨기에 법인에 넣기로 약정한 출자금은 총 6000만유로, 약 1030억원으로, 이번 2000만유로를 뺀 4000만유로(약 690억원)가 아직 남아 있다. 회사는 여기에 더해 2030년까지 음극재에 모두 1조5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4월에는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진행하던 스틸코드 사업 매각을 철회하고 사업을 유지하기로 했다.
베트남 생산법인도 지난해 12월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계열분리 과정에서 계열사 효성투자개발이 보유하던 베트남 법인 지분 28.57%를 2643억원에 인수해 지분율을 100%로 끌어올린 것이다. 베트남 법인은 타이어코드와 스판덱스를 생산하며 지난해 순이익 1326억원을 냈고, 이번 인수로 그동안 효성투자개발에 돌아가던 배당까지 회사가 모두 확보하게 됐다.
이런 결정들은 조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시점과 맞물려 있다. 그는 HS효성첨단소재 지분 22.53%를 직접 보유한 2대주주이자, 최대주주인 지주사 ㈜HS효성(지분 30.04%)의 최대주주(55.08%, 특수관계인 포함 60.95%)이기도 하다. 회사는 임진달·성낙양 각자대표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며, 조 부회장은 올해 3월 사내이사로 등기해 이사회에 합류했다. 스틸코드 매각 철회와 음극재 출자는 모두 그 이후 이뤄졌다.
■ 차입금 2.6조·부채비율 372%…자본잠식 계열사 보증에 주가 반토막
대형 투자가 겹치면서 재무 지표는 나빠졌다. 지난해 말 연결 자기자본은 8265억원으로 1년 전(1조1573억원)보다 3308억원 줄었다. 배당으로 739억원을 지급하고 베트남 지분 인수에 2643억원을 쓴 결과다. 반면 부채총계는 3조769억원으로 늘어 부채비율은 372%로 뛰었다. 총차입금은 올해 1분기 말 2조6000억원대로, 2024년 말(약 2조원)보다 6000억원 이상 불었다.
계열사 채무보증 부담도 있다. HS효성첨단소재의 채무보증 잔액은 한도 기준 1조7000억원, 실제 실행액은 1조2000억원대다. 보증을 선 해외 법인 가운데 중국 칭다오 스틸코드 법인은 지난해 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606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수익성도 후퇴했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3조283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1574억원으로 28.3% 줄었다. 연결 순이익 156억원 가운데 지배주주 몫은 216억원 손실로, 1년 전 498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주가도 부진하다. HS효성첨단소재 주가는 14일 14만3700원까지 내려 약세를 이어갔다. 4월29일 고점(27만7500원)의 절반 수준으로, 두 달 반 만에 48% 낮아졌다. 베트남 완전자회사화로 현금흐름은 강화됐지만, 매출이 아직 없는 음극재 사업에 대규모 자금과 차입이 계속 들어가야 하는 만큼 재무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