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성추행 가해자는 고문님으로 모시고, 피해자와 문제를 제기한 노조원은 해고했다.”
HS효성 계열사이자 메르세데스-벤츠의 공식 딜러사 신성자동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법원이 전 대표이사의 성추행 혐의를 유죄로 판결했음에도 회사는 그를 고문직에 유지시키고 있는 반면, 문제를 제기한 노조원들은 해고됐다.
단순한 ‘딜러사 차원의 문제’로 보기에는 복잡한 배경이 존재한다.
신성자동차는 최대주주가 HS효성 조현상 부회장이 100% 지분을 가진 개인회사 (주)에이에스씨(ASC)인 구조로 되어 있어, 사실상 조 부회장의 지배 아래 놓여 있는 회사이다. 이러한 지배 구조는 기업 경영과 의사결정에서 특정 개인의 영향력이 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 “유죄 받아도 내 식구”… 상식 밖의 비호, 왜?
신성자동차 전 대표 최 모씨는 지난 2024년 1월 광주광역시 동구의 한 술집에서 영업부 회식을 하던 중 프리랜서 영업직원 3명에게 접근해 입을 맞추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피해 직원들은 최씨가 동성이고 불이익을 우려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으나 같은 해 4월 노조(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신성자동차지회)가 결성되자 고소 절차를 밟았다. 이후 기소된 최 씨는 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이에 광주지방법원은 지난 1월 13일, 최 씨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벌금 500만 원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
명백한 유죄 판결이 나왔지만 신성자동차는 요지부동이다. 통상적인 기업이라면 즉각적인 해임과 징계가 따랐겠지만, 가해자는 여전히 ‘고문’ 직함을 달고 회사에 남아 있다. 반면 회사는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커녕 문제 제기를 주도한 노조원들을 계약 해지로 내몰았다.
이를 두고 금속노조는 “원직복직 판정을 받은 성추행 피해자는 복직시키지 않으면서 부당노동행위 책임자이자 성추행 가해자에게 고문직이라니 말이 되느냐?”고 강하게 꼬집었다.
실제로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2025년 11월 사측의 조치를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하고, 해고된 조합원들에 대한 원직 복직과 경제적 불이익 회복을 명령했다. 그러나 사측은 여전히 중노위 판정을 이행하지 않은 채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 장부 열어보니… 의결권 100% 위임받은 ‘조현상 1인 지배’
법원 판결과 중앙노동위원회 명령에도 회사는 고문직 유지와 조합원 계약 해지를 지속하고 있다. 본지가 신성자동차의 제25기(2024년 12월 31일 기준)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그 배경에는 단순한 대주주를 넘어선 절대적인 지배구조가 자리 잡고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성자동차의 주주는 ▲(주)에이에스씨(60,000주, 42.86%) ▲A 모씨(55,000주, 39.28%) ▲B 모씨(25,000주, 17.86%)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에이에스씨가 ‘지배기업’으로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감사보고서 주석은 “㈜에이에스씨의 지분율은 50% 미만(42.86%)이나 다른 주주로부터 의결권을 모두 위임받아 100%의 의결권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지배기업에 해당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에이에스씨는 조현상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회사다. 즉, 구조를 들여다보면 ‘조현상(100%) → ㈜에이에스씨(의결권 100% 행사) → 신성자동차’로 이어진다. 서류상으로는 여러 주주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결권 기준으로는 조 부회장의 의중이 100% 반영될 수밖에 없는 ‘1인 지배 체제’가 공고히 구축되어 있다는 것이 회계 장부의 결론이다.
■ 신성자동차 순이익 32% 줄었는데, 조현상 개인회사 배당 2배 ‘펑펑’
신성자동차는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을 이유로 일부 노조원 24명에 대해 계약 해지를 단행했다. 그러나 2024년 회사 경영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최대주주 조현상 부회장의 개인회사 ㈜에이에스씨와 그 외 주주 A씨와 B씨에게 지급된 현금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신성자동차의 2024년 당기순이익은 22억 8,956만 원으로 전년(33억 7,993만 원) 대비 약 32% 감소했지만, 배당금은 전년 3억 3,600만 원에서 6억 8,600만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최대주주 ㈜에이에스씨는 약 2억 9,400만 원, A씨는 약 2억 6,900만 원, B씨는 약 1억 2,200만 원을 챙겼다.
자금 유출은 배당뿐만이 아니었다. 특수관계자 거래 규모 역시 전년 대비 대폭 늘어났다. 신성자동차는 2024년 한 해 동안 최대주주 및 관계사들에 매입 비용 등으로 총 9억 1,824만 원을 지급했다. 이는 전년도 지급액(5억 5,679만 원) 대비 약 65% 급증한 규모다.
가장 많은 금액은 ‘에이치에스효성더클래스㈜’와의 거래(5억 5,398만 원)였으며, 지배기업인 ㈜에이에스씨에도 2억 1,756만 원을 지급했다. 전년(1억 9,638만 원) 대비 오너 회사로 흘러간 자금 규모가 더 커진 것이다.
회사 실적이 감소했음에도 배당과 특수관계자 거래를 통해 최대주주와 관련 회사로 흘러간 현금은 오히려 증가한 셈이다.
이로써 신성자동차의 재무 흐름은, 실적 부진 속에서도 일부 주주와 관계사에게 집중된 현금 유출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 “HS효성과 벤츠코리아, 침묵 깰 때”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신성자동차지회(이하 노조)는 2일, 사측의 반인권적 경영과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며 가해자 해촉 및 부당해고 노동자의 원직 복직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법의 판단이 나왔고 노동위원회의 판정도 나왔으니 이제 회사가 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경영을 중단하고, 피해자와 노동자, 시민 앞에 책임 있는 태도로 나서야 한다”며 “신성자동차 회사가 스스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실질소유주인 HS효성 조현상 부회장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 문제가 바로잡힐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노조는 ▲성추행 유죄 전 대표의 고문직 즉각 해촉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과 및 2차 가해 중단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원직 복직 등) 즉각 이행 ▲부당노동행위 중단 및 2024년 임단협 성실 교섭 등을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다. 이들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