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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출처=효성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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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카의 ‘굴욕’…조현준 회장 효성 FMK, 적자 메운 건 슈퍼카 아닌 ‘트럭’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출처=효성그룹 제공)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출처=효성그룹 제공)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럭셔리카 딜러 에프엠케이(FMK)의 분기 순손실이 27억원에서 5억원으로 줄었다.

적자 폭을 좁힌 것은 페라리도 마세라티도 아닌 트럭이었다. 다임러트럭과 세운 합작사에서 나온 지분법이익이 첫 회계기간 손실의 3분의 1을 상쇄했다.

문제는 그 대가다. FMK 자기자본의 87.6%가 이 합작사 지분 한 종목에 묶여 있고, 지분 51%를 들고도 회계상으로는 지배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남은 지분을 마저 사들이는 계약은 모회사 ㈜효성의 지급보증에 기대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FMK 감사보고서와 ㈜효성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FMK의 2026년 1분기 매출은 440억5300만원, 당기순손실은 5억1500만원이다.

앞서 신설 첫 회계기간인 지난해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3개월 동안에는 매출 486억5554만원에 27억1738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부채비율도 713.8%에서 641.6%(㈜효성 분기보고서 수치로 본지 산출)로 낮아졌다. FMK는 ㈜효성이 지분 100%(127만6075주)를 쥔 완전자회사다.

■ 순손실 27억→5억, 개선 이끈 건 트럭…지분법이익 13억

지난해 4분기 FMK의 손익계산서에는 상용차 합작사 ㈜스타트럭코리아에서 나온 지분법이익 13억1833만원이 잡혔다. 이 이익을 빼면 3개월 순손실은 27억원이 아니라 40억원대로 불어난다. FMK가 스타트럭코리아 지분 51%를 사들이는 데 쓴 돈은 151억7210만원으로, 인수 첫 분기부터 투자금의 8.7%에 해당하는 이익이 돌아온 셈이다. 럭셔리 승용에서 상용차로 발을 넓힌 판단 자체는 숫자로 뒷받침되고 있다.

승용차 쪽 성적은 반대다. 페라리 판매 매출은 지난해 4분기 395억원에서 올해 1분기 312억4500만원으로 20.9% 줄었다. 다만 4분기는 연말 인도가 몰리는 성수기, 1분기는 비수기여서 두 기간을 곧바로 견주기는 어렵다. 같은 기간 정비 매출은 67억9900만원에서 110억2400만원으로 늘었는데, 이는 2024년 분기 평균(85억8200만원)보다 28.5% 많은 수준이다. 판매가 줄고 정비가 늘면서 전체 매출에서 정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15.7%에서 올해 1분기 25.0%로 올라왔다.

마세라티는 장부에서 거의 사라졌다. 올해 1분기 마세라티 판매 매출은 17억8400만원으로 전체의 4.0%에 그쳤다. 다만 이를 영업 부진만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FMK는 2024년 7월 마세라티 수입ㆍ운영권을 스텔란티스 산하 마세라티코리아에 넘기고 서울ㆍ분당 딜러로 물러났다. 국내 판매 전량을 매출로 잡던 수입사 구조가 딜러 매출만 잡히는 구조로 바뀐 만큼, 2022년 452억4700만원이던 마세라티 매출과 지금 수치를 같은 잣대로 놓기는 어렵다.

■ 자본의 87%가 합작사 지분 하나…51% 갖고도 ‘지배력 없음’

지분 51%를 들고도 FMK는 스타트럭코리아를 종속기업으로 잡지 못했다. 감사보고서는 “지분율이 과반수이나, 당사와 Daimler Truck AG가 피투자자에 대한 공동지배력을 보유하고 있어 공동기업투자로 분류한다”고 적었다. 관련 활동에 대한 결정에 양측 동의가 모두 필요하다는 의미로, 과반 지분을 갖고도 단독으로 경영을 끌고 갈 수 없는 구조다.

이 지분이 재무구조에서 차지하는 무게는 작지 않다. 스타트럭코리아 지분의 장부금액은 164억9638만원으로, FMK 자본총계 188억2746만원의 87.6%에 이른다. 자기자본의 대부분이 트럭 합작사 주식 한 종목에 묶여 있다는 얘기다. 실적 개선을 이끈 자산인 동시에, 이 회사가 흔들리면 FMK 자본이 곧바로 흔들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FMK는 2027년 8월 19%, 2030년 8월 30%를 추가로 사들여 지분 100%를 채운다는 지분선도매입계약을 맺어뒀다. 이 계약은 “지배기업인 ㈜효성으로부터 지급보증을 제공받아 체결”됐다고 감사보고서에 기재돼 있다. 자회사의 상용차 확장을 모회사 신용이 뒤에서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나머지 재무구조도 빠듯하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 1343억9220만원 가운데 금융권 차입금은 169억4784만원이고, 전시장ㆍ정비소 임차에 따른 리스부채가 385억4369만원, 매입채무 등이 293억3899만원이다. 여기에 신한카드 300억원, 메리츠캐피탈 150억원, 하나캐피탈 30억원 등 480억원 규모 재고금융 한도로 532억2252만원어치 재고를 돌리고 있다. 부채비율이 낮아진 것도 이익이 쌓여서가 아니라 부채가 176억3000만원 줄어든 결과다. 같은 기간 자산도 181억4000만원 감소했다.

■ 슈퍼카 시장은 반 토막…승용선 새 브랜드도, 넓힌 판매망도 없다

승용차 부진을 FMK만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로 올해 1~4월 국내 페라리 판매는 7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0대보다 42.3% 줄었다. 람보르기니도 127대에서 80대로 37% 감소했고 포르쉐는 20.7%, 롤스로이스는 13.8% 뒷걸음질했다. 고금리ㆍ고환율로 리스ㆍ할부 부담이 커진 데다, 8000만원 이상 법인 승용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화하고 국세청이 사적 유용 여부를 들여다보겠다고 예고하면서 수요 자체가 위축됐다.

문제는 시장이 가라앉는 동안 FMK가 승용차에서 내놓은 대응이 공시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 브랜드 모두에서 수입 기능이 떨어져 나간 뒤로도 새로 들여온 승용 브랜드는 없다. 회사가 공시한 영위업종은 여전히 ‘Ferrari, Maserati 자동차 판매ㆍ중고차 판매ㆍ수리’ 세 가지뿐이다.

오히려 딜러로서의 영역은 좁아졌다. 수입 기능을 떼어낸 존속법인 ㈜페라리코리아는 지난해 10월 2일 ㈜효성이 지분 51%(6만3202주)를 페라리 본사(Ferrari S.p.A.)에 넘기면서 효성 연결 대상에서 빠졌고, ㈜효성에는 49%(6만723주)만 남았다. 그 결과 FMK는 계열사가 된 페라리코리아에서 차를 사와 파는 구조가 됐다. 지난해 4분기 특수관계자 매입 356억8999만원 가운데 348억4572만원(97.6%)이 페라리코리아에서 나왔고, 기말 외상매입금 163억4089만원도 이 회사 몫이다.

조현준 회장은 2025년 10월 1일 신설법인 사내이사로 취임했고 임기는 2029년 3월 31일까지다. ㈜효성이 지난 5월 제출한 분기보고서에도 조 회장의 3월 31일 기준 계열사 겸직 명단에 ㈜에프엠케이가 올라 있다. 한편 154명이 일하는 이 회사의 감사인은 올해부터 한영회계법인에서 삼일회계법인으로 바뀌었다. 변경 사유는 ‘감사계약기간 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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