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이 올해 2분기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대규모 흑자 전환을 달성했으나, 자회사 자본 확충 과정에서 체결한 파생상품의 평가손실이 반영되며 당기순이익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전날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조4천873억원으로 전년 동기(4천16억원 영업손실) 대비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29조1천5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9% 증가했으며, 직전 분기(2조1천622억원)와 비교해서도 영업이익이 61.3% 늘었다.
하지만 영업 외 손익이 대폭 차감되면서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은 5천697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과 세전이익 사이에서 약 2조9천176억원의 차이가 발생한 결과, 2분기 최종 당기순이익은 직전 분기(8천961억원) 대비 91.8% 급감한 735억원에 그쳤다.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2천150억원을 기록했으나, 전체 순이익이 이보다 적어 SK온 등 자회사의 비지배주주 몫에서는 1천416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도 영업이익 5조6천495억원 대비 세전이익은 1조9천646억원에 그쳐, 반년 동안 영업 외 부문에서 3조6천849억원이 차감됐다.
이 같은 순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은 같은 날 별도로 공시된 파생상품 거래 손실이다. SK이노베이션은 30일 자기자본(36조3천915억원)의 3.34%에 해당하는 1조2천169억원의 파생상품 거래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파생상품거래 종류는 ‘주가수익스와프(PRS) 등’으로 기재됐으며, 상반기 누적 파생평가손실 1조2천329억원에서 파생평가이익 137억원과 파생거래이익 124억원을 더하고 파생거래손실 101억원을 뺀 금액이다.
SK온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신주에 대한 PRS 계약은 지난해 7월 30일 이사회에서 의결된 바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이사회(의장 박진회 사외이사)는 ‘SK온 신주 PRS 계약 체결’과 ‘SKIET 신주 PRS 계약 체결’ 두 건을 이사 8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같은 날 이사회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 안건도 함께 통과시켰다. 이 계약은 증자에 참여한 투자자가 기초자산을 매각할 때 매각금액과 정산금액의 차액을 주고받는 구조로, 자회사 자본을 확충하면서 투자 금융기관의 손실 위험을 회사가 떠안는 방식이다. 다만 SK온의 경우 그 이전 유상증자 투자자들과 체결한 PRS도 함께 반영돼 있어, 이번 손실 전액이 지난해 계약분에서 발생한 것은 아니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은 추형욱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였다. 박상규 전 대표이사가 지난해 5월 28일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SK E&S 대표를 지낸 추 사장이 같은 날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장용호 SK㈜ 대표이사 사장은 총괄사장을 맡았다. 장 사장이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은 올해 3월 24일로, 현재 회사는 장용호·추형욱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SK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손실 규모는 단기간에 불어났다. 올해 1분기 보고서 기준 PRS 관련 파생금융상품부채는 SK온 5천227억원, SKIET 826억원 등 총 6천53억원으로 지난해 말(6천295억원)보다 오히려 줄어든 상태였다. 평가에 쓰인 기초자산 가치는 SK온 주당 4만5천36원, SKIET 주당 2만1천250원으로 기재됐다. 3월 말까지의 잔액과 비교하면 상반기 누적 평가손실 1조2천329억원은 대부분 2분기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상기 손실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른 공정가치 평가 등에 의하여 회계적으로 인식한 손실로, 그 대부분은 미실현 평가손실이며 이에 따른 실질적인 현금 유출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PRS 평가손실은 향후 기초자산의 가치가 회복될 경우 회계상 환입될 수 있다.
다만 상환 일정이 정해진 다른 자본성 조달은 과제로 남아 있다.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종속기업 이엔에스시티가스와 이엔에스시티가스부산이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는 각각 2조4천억원, 7천350억원 등 총 3조1천350억원 규모다.
이엔에스시티가스 발행분의 상환기간은 오는 11월 1일부터 내년 2월 1일까지이며, 부산 발행분도 현물상환 기간이 같은 날 시작된다. 두 우선주 모두 발행가격의 연 3.99%를 보통주에 우선해 지급하는 누적적 우선주다.
이엔에스시티가스 발행분은 내년 2월 2일부터 전환청구기간이 시작되고, 인수인이 전환권을 행사하면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발행회사 주식 전부를 인수인이 사들이는 콜옵션이 함께 발동되는 구조다. 해당 주식 전부에는 이미 1순위 질권이 설정돼 있다.
한편 2분기 실적을 확정한 지난 30일 이사회는 같은 자리에서 한국중부발전과 50%씩 출자해 설립하는 용인집단에너지 특수목적법인 ‘용인열병합(가칭)’에 3천305억원을 출자하고, 건설 중인 사업 자산과 계약을 3천200억원에 양도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두 안건은 사외이사 6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처리됐으며, 회사는 31일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공시로 이를 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