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화 정책 한계와 이재명 정부의 미진한 대응을 비판하며, 정부가 책임 있는 사용자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11일,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 시점에 맞춰 9일에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10일에는 공무직 노동자들이 거리 행진에 나섰다. 9일 오후 서울 용산역 인근 잔디광장에서 모인 공공운수노조 산하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전쟁기념관 방향으로 행진하며 정부에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들은 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 정책의 완성과 간접고용 구조에서의 착취 근절을 핵심 요구로 내세웠다. 아울러 원청 사용자 책임을 강화하는 법·제도 마련을 촉구하며 정부가 ‘노동존중 사회’를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현장에 참석한 여러 부문의 노동자들은 정부가 공공부문에서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반쪽짜리 정규직화” 비판… 법·제도 개선 시급
공공운수노조 김선종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화 정책이 기대와 달리 실질적인 차별 해소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바라던 원청 정규직이 아닌 무기계약직이나 자회사 직원으로 전환되면서 임금과 복지에서 여전히 차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노동자들은 전환 대상에서조차 제외되거나 협의가 중단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러한 왜곡된 정규직화가 민간기업으로 확산되면 정부가 앞장서 차별을 조장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비정규직 권리 보장을 위해 공무직위원회법 개정은 물론, ▲중간착취금지법 ▲위수탁계약 공시의무 ▲포괄승계 등 간접고용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정부가 컨트롤타워 나서야”… 현장 노동자들 절규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김금영 지부장은 20년간 국민 최전선에서 일해 온 상담노동자들이 여전히 저임금과 외주화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2017년 ‘비정규직 제로’ 약속을 믿고 투쟁했지만 결국 또다시 외면당했다고 말했다.
또한 공단이 ‘디지털 혁신’을 명목으로 인공지능이 상담 업무를 대체하게 하여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지부장은 비정규직 문제를 특정 부처로 떠넘기지 말고 정부가 직접 컨트롤타워가 되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레스센터 청소노동자 윤재훈 분회장은 반복되는 용역업체 교체로 인해 근속 연수와 단체협약이 무력화되는 현실을 토로했다. 그는 매년 업체가 바뀌면서 연차가 쌓이지 않고, 단협 승계를 거부하며 임금과 복지가 삭감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원청인 한국언론진흥재단에 계약 시 임단협 승계 조건을 명확히 할 것을 촉구하며, 원청이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싸우겠다고 밝혔다.
방송·인터넷 하청노동자 이정민 조합원은 방송·인터넷이 공공 영역임에도 최하위 임금을 받으며 간접고용의 폐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원청 KT HCN이 협력업체를 통폐합하며 고용안정 합의를 무시하고, 일부 센터에서는 부당하게 조합원 고용 승계를 거부했다고 폭로했다.
코레일네트웍스지부 김종호 지부장은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이 원청과 동일한 업무를 하면서도 임금은 절반 수준에 불과한 불합리한 구조를 고발했다. 그는 모회사가 경영 지시는 하면서도 교섭 책임은 회피하는 기만적인 구조를 꼬집으며, 상시·지속업무는 직접고용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규모 집회는 이재명 정부가 노동존중 사회라는 구호를 실천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절박한 외침으로 읽힌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 없이는 공공부문의 모범은 물론 민간으로의 확산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부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시급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