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무죄 확정 1년여 만에…정부, 삼성물산 합병 개입으로 엘리엇에 1530억 배상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지 1년여 만에, 한국 정부는 같은 합병 과정에 개입한 책임으로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약 153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국제중재 판정을 받았다.
이 회장의 형사책임은 인정되지 않았지만, 정부가 당시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 과정에 개입해 엘리엇에 손해를 입혔다는 국가 책임은 별도로 인정된 것이다.
3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국제투자분쟁(ISDS) 환송중재 판정부는 지난달 30일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 배상원금 약 4849만달러와 지연이자 등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배상원금은 약 660억원이며, 지연이자와 소송비용 등을 더하면 총액은 약 1억1300만달러, 한화 약 1530억원에 이른다.

판정부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정부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개입한 행위와 엘리엇이 입은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1%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합병안에 찬성했다. 엘리엇은 합병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한 상황에서 정부 개입으로 합병이 성사돼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해왔다.
합병 자체가 이재용 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어떻게 연결됐는지도 형사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다. 당시 합병비율은 제일모직 1주당 삼성물산 약 0.35주였다.
이 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최대주주였지만 삼성물산 지분은 보유하지 않았다. 제일모직 가치가 높게, 삼성물산 가치가 낮게 평가될수록 합병 후 이 회장이 확보하는 통합 삼성물산 지분에는 유리한 구조였다.
검찰은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고 삼성물산의 가치를 낮추는 작업이 이 회장의 승계를 위해 이뤄졌다고 봤다.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 평가와 에버랜드 부지 가치, 삼성물산 실적과 사업정보 반영 과정 등을 문제 삼으며 1대 0.35의 합병비율이 이 회장에게 유리하게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같은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고,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이번 환송중재 판정은 정부가 올해 2월 영국 법원에서 기존 중재판정을 일부 취소시킨 지 약 7개월 만에 다시 나온 결과다.
영국 법원은 국민연금을 국제투자분쟁상 국가기관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환송중재 판정부는 국민연금 자체가 국가기관인지와는 별개로, 정부가 합병 찬성 과정에 개입한 행위와 엘리엇의 손해 사이 인과관계는 인정된다고 봤다.
결국 같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다뤘지만 판단 대상은 달랐다. 형사재판은 이 회장과 삼성 관계자들의 부당합병·회계부정 범죄 성립 여부를 따졌고, 국제중재는 한국 정부의 국민연금 의결권 개입이 외국인 투자자인 엘리엇의 손해로 이어졌는지를 판단했다.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에 찬성을 압박한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각각 징역 2년6개월이 확정됐다.
국민연금이 이 회장과 삼성물산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 중이다. 국민연금은 2024년 9월 이 회장과 삼성물산 등을 상대로 5억1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법무부는 이번 환송중재 판정문을 분석한 뒤 후속 대응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4년 프랑스 리옹 그루파마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 참석, 메달 시상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https://newsfield.net/wp-content/uploads/2026/02/20251225_094012-428x400.webp)


































![[금융지주 국감④] ‘내부통제 강화’로 성과급 받은 진옥동…연임 추천 뒤 과태료·유출 잇따르고 이번엔 신한은행 고객 2만5000명 정보유출](https://newsfield.net/wp-content/uploads/2026/03/20260324_121825-150x150.jpg)







![장민영 IBK 기업은행장이 지난 2월 20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제28대 은행장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IBK기업은행]](https://newsfield.net/wp-content/uploads/2026/10/301804_202174_518.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