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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기흥·평택 반도체 사업장에서 이재용 회장이 클린룸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직원들과 소통하는 모습. (클린룸 방호복 착용). (출처=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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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인력 줄이고 로펌 동원한 삼성전자…이재용 회장 ‘책임경영’은 어디에

삼성전자 기흥·평택 반도체 사업장에서 이재용 회장이 클린룸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직원들과 소통하는 모습. (클린룸 방호복 착용). (출처=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2023년 2월 17일 삼성전자 기흥·평택 반도체 사업장에서 이재용 회장이 클린룸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직원들과 소통하는 모습. (클린룸 방호복 착용). (출처=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미래를 모두 잃었습니다.” 2024년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발생한 방사선 피폭 사고 피해자의 절규가 터져 나온 지 2년이 흘렀지만, 이재용 회장의 ‘책임경영’은 공허한 구호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시민단체와 노조는 삼성이 국내 4대 대형 로펌을 동원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막으려 하는 동안, 이 회장은 경영자로서 어떠한 사과나 책임 인정도 하지 않고 있다며 직접적인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 ‘최대 188배 피폭’ 부상을 ‘질병’으로 둔갑…4대 로펌 총동원한 법적 방어막

1일 반올림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 2024년 5월 27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노동자 2명이 방사선 발생장치 점검 중 피폭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공식 조사 결과, 피해자 1명은 손 피폭 등가선량이 94시버트(㏜)로 연간 허용 기준치(0.5㏜)의 최대 188배에 달했으며, 다른 1명도 28㏜(56배)의 피폭을 입었다. 더 심하게 피폭된 피해자는 3도 화상을 진단받고 손가락 절단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원자력병원 진단서에는 ‘국소 방사선 손상(injury)’이라는 명백한 부상 소견이 적시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를 ‘질병’이라 주장하며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을 회피하려 했다. 피해자 이용규씨는 “화상을 ‘화상 부상’이라 하지, ‘화상 질병’이라 하지 않는다”며 삼성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고용노동부는 2024년 10월 전문가 자문단 만장일치 의견으로 이를 ‘부상’으로 최종 판단하고, 같은 해 11월 중처법 위반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2026년 6월 현재까지 기소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2024년 9월 김앤장·율촌·지평·화우 등 국내 4대 대형 로펌의 법리 의견서를 받아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사실이 알려졌다. 노조 측은 이를 “대형 로펌 4곳을 총동원한 조직적인 수사 방해”라고 규정하며, 이 회장이 복권 후 천명한 ‘법과 윤리 준수’ 경영원칙과 정면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 안전관리자 늘리겠다던 약속 어기고 오히려 줄인 삼성…CSO는 국감장서 ‘답변 회피’

원안위 공식 조사 결과는 삼성의 관리 부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기흥사업장은 694대의 방사선 기기를 운용하면서도 안전관리자는 단 2명뿐이었다. 사고의 직접 원인은 인터락(안전연동장치) 배선이 임의로 조작되어 차폐체를 탈거해도 방사선이 차단되지 않는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원안위는 이에 대해 과태료 부과와 함께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특히 2024년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삼성전자가 2019년 방사선 정기검사 당시 안전관리자를 추가 선임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실제로는 3명에서 2명으로 오히려 줄였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관리 소홀이 아니라, 공식 약속을 어기며 의도적으로 안전 인력을 감축했다는 것이다.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삼성전자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 윤태양 부사장은 “방사선 피폭 사고를 가슴 깊이 반성한다”고 했으나, 핵심 쟁점인 중대재해 해당 여부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의 해석을 받도록 하겠다”는 말을 반복하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피해 노동자는 “작업자를 위한 보호장비와 알람 장치가 전혀 없었고, 누구나 위험 설비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고 폭로했다.

이재용 회장은 2022년 8월 15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후 그해 10월 회장직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임직원의 생명과 신체 보호’를 경영의 핵심 가치로 강조하고 CSO 체계를 갖췄다고 대외적으로 홍보해 왔다. 그러나 약속한 안전 인력을 오히려 줄이고, 로펌을 동원해 피해자를 상대로 법리 공방을 벌이는 현실은 보고서 속 수사(修辭)와 딴판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노조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진정으로 책임경영을 하겠다면, 더 이상 대형 로펌 뒤에 숨지 말고 중대재해 처벌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며 “노동부와 검찰 역시 삼성이라는 대기업의 압력에 굴하지 말고 즉각 기소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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