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특정 계파·친소관계에 매몰 안 돼”…CEO 10명 연말 인사 직전 경고
이재명 대통령 ‘부패한 이너서클’ 지적 이어 금융지주 CEO 선임 투명성 압박

KB금융지주 임원 가운데 서강대 출신이 최근 몇 년 새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한 명도 없던 KB금융지주의 서강대 학부 출신 임원은 3년 만인 2024년 7명으로 늘었다. 그룹의 재무를 총괄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도 2022년부터 서강대 출신 3명이 연이어 맡았으며,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된 이재근 부문장 역시 서강대 출신이다.
29일 뉴스필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21년부터 올해까지 KB금융 반기보고서 6건의 임원 현황을 출신 학부별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KB금융은 이달 말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가동해 연말 CEO 인사 절차에 들어갈 예정으로,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 등 계열사 CEO 10명의 임기가 올해 말 끝난다. 이재근 후보가 지난 11일 차기 회장으로 추천된 이후 처음 맞는 대규모 계열사 인사다.
■ 서강대 출신 임원, 3년 만에 0명→7명
연도별로 보면 2021년 6월 말 KB금융지주 임원 34명 가운데 서강대 학부 출신은 한 명도 없었다. 당시 고려대 출신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대 6명, 연세대 3명 순이었다.
서강대 출신은 2022년 3명, 2023년 4명으로 늘었고 2024년에는 전체 임원 31명 가운데 7명(22.6%)을 차지했다. 서울대 9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으며 고려대 2명, 연세대 1명을 웃돌았다. 올해 6월 말에는 전체 32명 가운데 서강대 출신이 5명으로, 서울대 8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눈에 띄는 자리는 그룹의 재무를 책임지는 CFO다. 2021년에는 성균관대 출신인 이환주 현 국민은행장이 CFO를 맡았지만, 이후 2022~2023년 서영호 전 부사장(서강대 경영), 2024년 김재관 현 국민카드 대표(서강대 경제), 2025년부터 나상록 현 전무(서강대 경제)로 이어지며 3명 연속 서강대 출신이 CFO에 올랐다.
이 가운데 일부는 연말 인사를 앞두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김재관 대표와 나상록 전무, 2024년 지주 이사회사무국장을 지낸 서기원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서강대 경영)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세 사람 모두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한 이재근 차기 KB금융 회장 후보와 동문이다.
서강대 출신 임원이 본격적으로 늘어난 2022~2024년은 윤종규 전 회장과 양종희 현 회장의 재임기에 걸쳐 있다. 윤 전 회장은 성균관대 경영학과 출신이며, 양 회장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뒤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특히 2024년 서강대 학부 출신 임원이 7명으로 늘어 전체 임원의 22.6%를 차지했을 당시에는 양 회장이 KB금융을 이끌고 있었다. 여기에 차기 회장으로 추천된 이재근 후보까지 서강대 출신이어서, 연말 대규모 계열사 CEO 인사를 앞두고 KB금융의 인적 구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 금감원 “계파·친소관계 매몰 안 돼”…CEO 추천은 대추위 몫
연말 인사가 주목받는 것은 금융당국이 CEO 선임 과정의 ‘이너서클’을 연일 문제 삼고 있어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9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서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면서 계속 지배권을 행사하는데 방치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15일 “대부분의 지주회사 자회사 CEO 승계 절차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데 이어, 23일 양종희 회장 등 금융지주 회장단을 만나 “CEO의 선임 절차는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능력에 기반한 적임자를 선별하는 절차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KB금융에서 계열사 CEO 후보를 추천하는 곳은 대추위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대추위는 양종희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사외이사 3명과 이환주 행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양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대추위 논의가 그 전에 마무리되면 퇴임을 앞둔 양 회장이 위원장을 맡은 대추위가 차기 회장과 함께 일할 계열사 CEO 후보들을 추천하게 된다. 이환주 행장은 대추위원이면서 동시에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CEO 가운데 한 명이다. 다만 지난 6월 은행장 승계계획 안건을 논의할 당시에는 이해관계를 이유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KB금융은 뚜렷한 지배주주가 없는 소유분산 금융그룹이다. 오너가 없는 만큼 계열사 CEO 선임 과정에서 회장과 이사회, 대추위의 역할이 중요하다.
KB금융은 계열사 대표 인사가 위원회 논의와 의결을 거쳐 이뤄지며 학벌이나 특정 라인이 아닌 성과와 전문성, 미래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근 후보도 지난 14일 역량과 전문성, 리더십 등을 인사 기준으로 제시하며 계열사 CEO는 회장이 아닌 대추위가 결정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설명 직후 KB금융은 차기 회장 체제의 진용을 결정할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있다. 금융당국까지 CEO 선임 과정에서 계파와 친소관계를 배제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만큼, 이달 말 시작되는 대추위의 선택은 KB금융이 내세운 인사 원칙을 실제 결과로 보여주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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