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의 폐쇄적인 최고경영자 선임 구조를 경고한 가운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오는 11일 연임 여부를 가를 최종 심층면접을 앞두고 있다.
KB금융에서는 캄보디아·인도네시아 현지 은행과 KB캐피탈의 세무조사가 공시된 데 이어 지난달 국민은행에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투입됐다.
■ 캄보디아·인니 이어 국민은행 조사4국 투입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 1분기보고서에서 3월 말 현재 KB프라삭은행과 PT Bank KB Indonesia가 현지 과세당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고 공시했다. KB캐피탈도 2022∼2024 사업연도를 대상으로 세무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KB프라삭은행은 캄보디아 현지 은행으로 KB국민은행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2020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를 인수한 데 이어 2021년 잔여 지분을 취득했고, 2023년 현지 은행과 합병해 KB프라삭은행으로 출범시켰다.
PT Bank KB Indonesia는 국민은행이 지분 66.88%를 보유한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이다. 옛 부코핀은행으로, 국민은행이 2018년 지분 투자를 시작한 뒤 2020년 최대주주에 올랐다. 지난해 8월 현지 금융당국 승인을 거쳐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KB금융은 두 해외 은행의 세무조사 결과가 각 회사에 미칠 영향을 예측할 수 없다고 공시했다. KB캐피탈 조사에 대해서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내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도 지난달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서울국세청은 지난달 13일 조사4국 인력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 투입해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팀은 글로벌과 총무, 인사 부문 등의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와 달리 탈세나 비자금 조성 등 혐의가 포착됐을 때 투입되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세무조사 과정에서는 국민은행 직원이라고 밝힌 작성자가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조사관들이 사내 간식을 가져갔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세무조사를 둘러싼 조직 내부의 반응이 사소한 일화까지 외부로 드러난 셈이다.
국민은행에 대한 세무조사는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회장 연임 문제를 금융당국이 주시하는 시점에 시작됐다.

■ 연임 보상과 그룹 관리 책임도 심사대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금융당국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의 ‘이너서클’과 회장·은행장의 장기 재임 관행을 비판했다. 금융당국도 회장 연임 제한과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을 검토했지만 관련 제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KB금융은 현행 규정에 따라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양종희 회장과 이재근 KB금융 글로벌·WM·SME부문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을 최종 후보 3명으로 압축했으며 오는 11일 2차 심층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한다.
양 회장은 KB손해보험 대표와 지주 부회장, 이 부문장은 국민은행장을 거쳤고, 1차 후보였던 이환주 국민은행장과 이창권 부문장도 각각 KB라이프생명과 KB국민카드 대표 출신이다. KB 내부에서는 주요 계열사 CEO와 지주 핵심 보직을 거쳐 회장 후보로 이어지는 인사 흐름이 나타난다.
■ 최대 실적 이면의 대출금리·과징금·PF 위험
양 회장은 2023년 11월 취임 이후 역대 최대 실적과 주주환원 확대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상반기 KB금융의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3조8천845억9천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1% 늘어 반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고, 올해 전체 주주환원 규모는 약 3조7천억원이다.
다만 은행의 최대 순이익을 금융소비자에게도 좋은 경영 성과로만 평가할 수 있느냐는 의문은 남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금융권을 향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에 매달리지 말고 생산적 투자를 확대하라고 주문했다. 은행의 이익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에서 커질수록 그 반대편에는 차주의 이자 부담이 놓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에서도 기준금리가 내렸는데 고객의 대출금리는 오른 사례가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점검한 신규 가계대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9월부터 12월까지 국민은행의 기준금리는 3.26%에서 3.04%로 0.22%포인트 내렸지만 가산금리는 3.58%에서 3.77%로 0.19%포인트 올랐다.
금리를 깎아주는 효과를 나타내는 가감조정금리도 2.45%에서 2.32%로 0.13%포인트 낮아지면서 실제 대출금리는 4.39%에서 4.49%로 0.10%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2025년 연간 국민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 예대금리차는 1.37%포인트로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크지는 않았다.
연임에 따른 경제적 이해도 상당하다.
양 회장은 202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보수 43억8천800만원을 받았으며, 미지급 성과연동주식 6만56주는 지난달 21일 종가 기준 약 98억6천700만원이다. 연간 급여 9억원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연임 3년간 기본급은 27억원으로, 상여와 주식연계 보상은 별도다.
양 회장은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장도 맡아 주요 계열사 CEO 후보 추천을 총괄한다. 국내외 계열사의 세무조사와 제재·내부통제 위험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회추위가 최대 실적과 주주환원뿐 아니라 첫 임기 동안의 그룹 관리 책임을 연임 심사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관건이다.
반면 국민은행은 올해 2월 부동산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 정보 교환을 통한 부당 공동행위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69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4월 국민은행에 2024년 정기검사 결과를 통보했으며 일부 조치 요구사항은 추가 통보할 예정이다.
PF 위험도 남아 있다. KB금융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KB부동산신탁이 책임준공 의무를 기한 내 이행하지 못한 사업장은 11곳으로, 관련 PF 대출 실행잔액은 8천51억원이다.
이 가운데 8개 사업장에서 15건의 소송이 제기됐으며 소송가액은 4천965억원, 관련 충당부채는 3천191억원이다. 최대 실적과 함께 과징금과 검사 후속조치, 세무조사, PF 소송 등 그룹의 위험 관리도 연임 심사의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개별 세무조사의 책임을 양 회장에게 곧바로 돌리기는 어렵다. KB캐피탈의 조사 대상인 2022∼2024년에는 양 회장 취임 전 기간이 포함돼 있고, 해외 은행 두 곳은 조사 대상 기간과 사유조차 공시되지 않았다. KB금융 역시 조사 결과가 각 회사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기존 세무조사의 종결 여부와 추징 결과, 국민은행 조사와의 관련성은 향후 공시와 과세당국의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