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구본욱 대표이사 사장 취임 전인 2023년 말 215.94%에서 올해 상반기 183.9%(잠정치)로 32%포인트가량 낮아진 가운데, 킥스가 1년 새 29.52%포인트 떨어진 2024년에도 구 사장에게 2억8천500만원의 단기성과급이 지급 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킥스 183.9% 역시 잠정치여서 향후 확정 과정에서 추가 하향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킥스는 보험사가 예상치 못한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본 건전성 지표로, 금융당국은 130%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KB손보는 이를 대표이사 성과급의 정량 평가 항목에 포함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손보의 킥스는 2023년 말 215.94%에서 2024년 말 186.42%로 29.52%포인트 하락했다. 구 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한 첫해다.
이후에도 하향 정정이 이어졌다. KB손보는 2025년 3분기 킥스를 잠정치 191.79%에서 확정치 191.19%로 0.60%포인트 낮췄고, 2025년 말에는 192.42%에서 191.54%로 0.88%포인트 하향했다. 2026년 1분기에도 188.01%에서 185.87%로 2.14%포인트 낮아졌다.
3개 분기 연속 확정치가 잠정치보다 낮아졌고, 하향 폭도 0.60%포인트에서 0.88%포인트, 2.14%포인트로 커졌다. 2026년 1분기의 2.14%포인트는 2023년 킥스 제도 도입 이후 KB손보의 최대 하향 폭이다.
다만 잠정치를 먼저 공시한 뒤 확정치로 정정하는 방식 자체가 KB손보만의 관행은 아니다. 본지가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 7곳의 2024년 이후 정기보고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 킥스를 잠정치로 기재했다가 정정공시로 확정하는 사례는 여러 보험사에서 확인됐다.
관건은 정정의 방향과 폭이다. 같은 2026년 1분기 메리츠화재는 킥스 잠정치 240.7%를 240.6%로 0.1%포인트 낮추는 데 그쳤고, DB손해보험은 잠정치 232.1%를 그대로 유지했다.
■ 킥스 하락한 해에도 성과급 2억8500만원
KB손보의 킥스 하락은 성과급과도 연결된다. 이 지표가 크게 떨어진 2024년 구 사장의 단기성과급은 2억8천500만원으로 산정됐다. 이 가운데 절반인 1억4천260만원은 지난해 현금으로 지급됐고, 나머지는 3년에 걸쳐 나눠 지급된다.
성과급이 킥스 하나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 KB손보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이사 단기성과급의 정량 평가 항목에는 킥스와 함께 CSM 증가율, 자기자본수익률, 보종별 손해율, 금리리스크·보험리스크 비율 등이 포함돼 있다.
이사회 보상위원회는 “2024년 K-ICS비율 186.4%, 자기자본수익률 14.09%, CSM 증가율 11.2% 등 우수한 정량 성과 달성”과 세부 경영과제 성과를 종합해 성과급을 산정했다.
구 사장은 재무와 리스크 관리를 주요 경력으로 쌓아온 인물이다. KB손보 리스크관리본부장 전무와 경영관리부문장 전무를 거쳐 2024년 1월 대표이사에 올랐으며, 지난해 12월 연임이 확정됐다.
보수총액은 2024년 6억6천400만원에서 2025년 8억100만원으로 20.6% 증가했다. 급여는 3억4천만원에서 3억3천570만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상여가 3억2천400만원에서 4억6천510만원으로 43.5% 늘었다.
■ 실적도 꺾여…상반기 킥스 확정치 주목
재무 지표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25년 KB손보의 별도 기준 순이익은 7천811억원으로 전년 8천567억원보다 8.8% 감소했다. 보험손익은 9천780억원에서 6천267억원으로 3천513억원 급감했지만, 투자손익이 1천776억원에서 5천283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며 감소 폭을 줄였다.
하지만 2026년 1분기에는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동시에 감소했다. 보험손익은 1천82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5%, 투자손익은 1천121억원으로 32.3% 각각 줄었다. 이에 따라 1분기 순이익은 2천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3천198억원보다 33.1% 감소했다.
KB금융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실적에서도 KB손보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4천7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2% 감소했다. 반면 보유계약의 미래 이익을 나타내는 CSM은 10조7천216억원으로 16.3% 증가해 10조원을 넘어섰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도 2023년 말 500.0%에서 2024년 말 598.8%, 2025년 말 697.2%로 2년 연속 상승했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31조4천894억원에서 39조7천439억원으로 늘어난 반면 자본총계는 6조2천983억원에서 5조7천8억원으로 감소했다.
KB손보도 업황 부담을 인정하고 있다. 회사는 2026년 1분기보고서에서 올해 시장환경을 두고 “저성장 고착화, 감독당국의 자본 규제 강화, 금융의 사회적 역할 변화 등 비우호적 시장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라고 밝혔다. 자동차보험에 대해서도 “치료비 제도개선과 기후리스크에 따른 보험 손익 변동성 확대로, 업계 전반에 걸친 비우호적 손익 환경이 예상됩니다”라고 전망했다.
회사는 이에 대응해 올해 경영전략 방향을 “고객 최우선 경영”과 “안정적 자본 관리” 기반의 견고한 성장으로 설정했다고 공시했다. 자본 관리를 전략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올 상반기 킥스 183.9%는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30%를 크게 웃돈다. 그러나 이 수치 역시 잠정치다. KB손보는 이달 중순 반기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최근 2년간 반기보고서 제출 이후 킥스 수치를 정정해 왔다.
구 사장 취임 이후 킥스가 하락한 가운데 최근 3개 분기 연속 확정치가 잠정치보다 낮아지고 하향 폭까지 커진 만큼, 이번 반기보고서에서 183.9%가 최종적으로 어느 수준에서 확정될지가 향후 건전성 흐름을 가늠할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