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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은 LS그룹 회장이 2023년 1월 2일, 안양 LS타워 대강당에서 비전 2030을 선포하고 미래 성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LS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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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 구자은 회장 ‘ESG’ 강조하더니…’중대재해 공시 위반’ 첫 제재 낙인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2023년 1월 2일, 안양 LS타워 대강당에서 비전 2030을 선포하고 미래 성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LS그룹 제공.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2023년 1월 2일, 안양 LS타워 대강당에서 비전 2030을 선포하고 미래 성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LS그룹 제공.

근로자 사망한 연구소엔 CCTV조차 없어…고액 연봉 잔치 뒤에 숨겨진 ‘안전 불감증’

이재명 정부가 중대재해처벌법 강화와 안전 규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는 가운데, 중대재해 발생 사실을 노동부 보고일로부터 24시간 이내 공시하도록 한 규제 강화 이후 LS그룹이 첫 제재 사례로 지목되면서 오너 경영 기업들의 안전·거버넌스 관리 실태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올해 1월 20일 LS엠트론 연구소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는 구자은 LS그룹 회장에게 특히 뼈아픈 치명타다. 구 회장은 2015년부터 2018년 부회장, 2019년부터 2021년 회장을 역임하며 LS엠트론의 사업 기틀을 직접 닦은 ‘친정’이다. 이후에도 2024년 3월 27일부터 2025년 9월 3일까지 기타비상무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에 깊이 관여해왔다.

LS엠트론 2024 사업보고서(2025년 3월 18일 제출)에 기재된 구자은 회장 임원 현황.2024년 12월 31일 기준으로 기타비상무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등재돼 있다. (빨간 원 표시 부분)
LS엠트론 2024 사업보고서(2025년 3월 18일 제출)에 기재된 구자은 회장 임원 현황. 2024년 12월 31일 기준으로 기타비상무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등재돼 있다. (빨간 원 표시 부분)

구 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재임 중이던 2025년 2월 10일, LS엠트론 이사회는 ‘2025년 안전 및 보건 계획’을 승인했다. 그러나 그가 2025년 9월 3일 기타비상무이사직을 사임한 뒤 불과 4개월여 만에, 그가 오랜 기간 경영해온 사업장에서 CCTV조차 없는 안전 사각지대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시 지연 당시 구자은 회장은 (주)LS의 상근 회장 겸 사내이사로서 그룹 전체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사고 발생(1월 20일)과 늑장 공시(1월 28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2월 20일) 시점에 그는 LS엠트론 이사직에서는 이미 물러났지만, LS엠트론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 (주)LS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였다. 그의 (주)LS 사내이사 임기는 2027년 3월 28일까지로, 공시 위반 사건 전 과정에서 그룹 경영의 최종 책임자였다.

LS는 사고 당일 노동부에는 즉시 보고했으면서도 투자자와 시장에는 8일이 지난 1월 28일에야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2월 20일 (주)LS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80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이는 2025년 10월 시행된 중대재해 24시간 공시 규정 강화 이후 첫 제재 사례다.

이번 공시 지연은 (주)LS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결과로, 그간 강조해 온 ‘투명한 ESG 경영’이 실제 경영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지고 있다.

구자은 회장은 취임 2년 차인 2023년 ‘비전 2030’을 선포하며 CFE(Carbon Free Electricity)와 지속가능 경영을 그룹의 핵심 가치로 제시해왔다. 신년사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넷제로(Net Zero)’와 ‘ESG 경영을 통한 사회와의 동반 성장’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왔지만, 이후 핵심 계열사에서 중대재해와 공시 위반 사례가 발생하면서 ESG 경영의 실효성과 내부 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너의 보수·배당 확대와 현장 안전 투자 수준 간의 대비도 관심을 모은다. 구자은 회장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주)LS에서 받은 보수(급여·상여) 약 215억 원과 (주)LS 주식 배당금 약 86억 원을 합쳐 총 301억 원 규모의 현금 수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된다.

반면 사고가 발생한 LS엠트론 연구소의 안전 인프라는 충분히 갖춰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투자 계획상에서도 ‘지속가능(환경·안전·보건)’ 관련 항목은 스마트팩토리·DX 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친환경 에너지를 표방하는 E1 인천기지에서의 가스 누출 사고(2025년 8월)까지 더해지면서, LS그룹 전반의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E1은 구자용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으며, 구자열 이사회 의장이 최대주주(12.78%)로 있는 계열사다. 재계에서는 LS그룹 특유의 사촌경영 구조 아래에서 계열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안전 거버넌스가 충분히 작동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한 전문가는 “오너가 경영 기틀을 닦아온 핵심 계열사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지주사 차원에서 공시 지연으로 제재까지 이어진 점은 그룹의 안전 관리와 공시 대응 체계를 다시 살펴보게 하는 계기”라며 “사전에 안전·보건 계획이 이사회에서 논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배구조와 내부 통제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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