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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21일 ‘2026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에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이 허영인 SPC그룹 회장에게 수여한 ‘시민이 뽑은 살인기업’ 특별상 증서. “위 기업은 안전장치도 없는 위험한 환경·장시간 노동을 고집해 많은 노동자를 다치고 죽게 하여 시민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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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뽑은 살인기업’ 오명 속… SPC그룹 허영인 회장 일가 ‘상미당홀딩스’ 가족 지배 정점 완성

2026년 4월 21일 ‘2026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에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이 허영인 SPC그룹 회장에게 수여한 ‘시민이 뽑은 살인기업’ 특별상 증서. “위 기업은 안전장치도 없는 위험한 환경·장시간 노동을 고집해 많은 노동자를 다치고 죽게 하여 시민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2026년 4월 21일 ‘2026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에서 허영인 SPC그룹 회장에게 수여한 ‘시민이 뽑은 살인기업’ 특별상 증서. “위 기업은 안전장치도 없는 위험한 환경·장시간 노동을 고집해 많은 노동자를 다치고 죽게 하여 시민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사진=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 제공.

허영인 회장 복심, 도세호 대표 ‘상미당·파리크라상·비알·삼립’ 4곳 겸직 전면 배치

SPC그룹이 반복되는 중대재해로 시민들로부터 ‘시민이 뽑은 살인기업’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룹 내부에서는 오너 3세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을 이미 완료하고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허영인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도세호 대표를 그룹 핵심 요직에 전면 배치했다. 이는 현장의 안전 문제와 사회적 비판이 커질수록, 경영 최상단에서는 책임은 분산시키고 지배력은 더욱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반복되는 중대재해와 ‘살인기업’ 오명, 그리고 급락한 경영 실적

24일 뉴스필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4월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2026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 현장은 시민들의 분노로 가득 찼다. 민주노총과 노동단체들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 ‘시민이 뽑은 최악의 살인기업’은 총 8856명이 투표해 4200표를 얻은 SPC와 3763표를 얻은 쿠팡이 이름을 올렸다. 현장에서는 “사고가 반복되는데도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실제 현장의 사고 흐름은 이러한 평가가 단순한 인식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준다.

2025년 5월 19일, SPC삼립 시화생산센터에서는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냉각 컨베이어에 끼여 숨지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회사는 사고 직후 해당 라인을 철거하고 안전보건 조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불과 9개월 뒤인 2026년 2월 3일 같은 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주요 생산 설비가 대거 파손되는 재해가 다시 일어났다. 여기에 지난 4월 10일에는 동일 공장의 컨베이어 설비에서 노동자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까지 이어졌다. 반복되는 중대재해는 1,000억 원 규모의 안전경영 투자 약속이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안전 관리 실패는 결국 기업 실적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SPC그룹의 유일한 상장사인 SPC삼립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87억 원으로 전년(949억 원) 대비 59.2% 급락했다. 매출액 역시 3조 3,705억 원으로 1.7% 감소했다. 회사 측은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안전 투자 비용 증가 ▲사고에 따른 일시적 생산 중단 ▲근무 형태 변경(교대제 개편)에 따른 고정비 상승 등을 직접 언급했다. 현장의 안전 리스크가 더 이상 윤리·사회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기업 가치와 수익성 전반을 훼손하는 구조적 부담으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상미당홀딩스’ 오너 일가 수익·지배권 통제 정점, ‘순수 지주사’ 체제 탈바꿈

현장에서는 반복되는 사고와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연초를 전후해 속도를 냈다.

2026년 1월 1일, SPC그룹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해오던 파리크라상이 완전자회사 에스피씨㈜를 흡수합병한 뒤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이어 1월 2일 지주회사 부문 사명을 ‘피씨홀딩스’로 변경한 데 이어, 1월 28일 최종적으로 ‘상미당홀딩스’로 사명을 확정하며 순수 지주회사 체제를 공식화했다.

지배구조의 최상단에는 기존과 동일하게 외부 자본이 전혀 개입되지 않은 100% 가족 법인 상미당홀딩스가 자리하고 있다. SPC그룹의 실질적인 지배 권한은 이 회사에 집중돼 있으며, 2025년 말 기준 지분은 허영인 회장(63.31%), 장남 허진수 사장(20.33%), 차남 허희수 부사장(12.82%), 배우자 이미향 씨(3.54%)가 전량 보유한 구조다.

이들은 최근 5년간(2021~2025년)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를 통해 확인된 배당금만으로도 5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으며, 임원 보수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수취 규모는 이보다 더 큰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상미당홀딩스(옛 파리크라상)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수십억 원대의 중간배당을 단행했다. 2021년 71억 6,964만 원, 2022년과 2023년 각각 77억 8,474만 원이 배당으로 지급됐고, 해당 금액은 전액 오너 일가에게 귀속됐다. 이는 외부 주주가 없는 100% 가족회사 구조에서 주주총회 승인 절차를 거치는 결산배당보다, 이사회 결의만으로 집행 가능한 중간배당을 통해 현금 흐름을 보다 신속하게 조정할 수 있는 구조적 특성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후 2024년부터 2025년까지 당기순이익이 319억 원에서 –423억 원으로 급락하며 배당 관련 처분 내역은 공시되지 않았지만, 이 기간 동안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되면서 오너 일가의 지배력 자체는 오히려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적자 원인은 계열사 실적 악화로 인한 지분법 손실 확대, 2024년 일회성 과징금 환수(252억 원)라는 특수 이익 소멸, 본체 영업이익 급락 등으로 분석된다.

비상장사인 상미당홀딩스는 임원 개별 보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주요 경영진(등기임원)에 대한 보상’ 항목을 통해 전체 보수 규모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공시에 따르면 상미당홀딩스 등기임원 보상 총액은 2021년 158억 6,949만 원, 2022년 258억 1,680만 원, 2023년 161억 1,893만 원, 2024년 193억 6,662만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2년 평택 SPL 사망사고 이후 그룹 전반에 대한 비판과 불매운동이 확산되던 시기에도 등기이사 보상 총액은 오히려 전년 대비 약 100억 원 증가한 258억 원을 기록했다.

허영인 회장은 상미당홀딩스 회장으로서 그룹의 연구개발 및 해외 전략 등을 총괄하고 있으며, 대표이사에는 도세호 파리크라상 대표가 겸직 형태로 선임돼 있다.

그룹 내 또 다른 배당 창구는 핵심 캐시카우인 비알코리아다. 배스킨라빈스와 던킨 사업을 운영하는 이 회사는 한국 오너 일가와 미국 합작 파트너가 각각 66.67% 대 33.33% 비율로 출자한 구조로, 오너 일가(허영인 회장·허진수 사장·허희수 부사장·이미향 씨)가 전체 지분의 3분의 2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1년에는 총 158억 9,400만 원의 배당 가운데 약 105억 9,600만 원이, 2022년에는 총 190억 7,400만 원 중 약 127억 1,600만 원이 오너 일가에게 돌아갔다. 2023년에도 99억 6,600만 원의 배당 가운데 약 66억 4,400만 원이 일가 몫이었다. 이후 배당 규모가 축소된 2024년과 2025년에도 각각 15억 원, 17억 7,000만 원의 배당이 실시됐고, 이 중 약 3분의 2인 10억 원, 11억 8,000만 원가량이 오너 일가에게 귀속됐다.

이 같은 배당 구조를 둘러싼 논란은 유일한 상장사인 SPC삼립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SPC삼립은 2025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9.2% 급락하는 이른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이는 시화생산센터 사고 이후 생산 라인 차질과 안전 투자 확대, 교대제 개편에 따른 고정비 증가 등이 겹친 데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내수 부진까지 맞물리며 수익성이 크게 훼손된 결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2026년 2월 총 55억 6,583만 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회사는 일반주주에게 주당 1,000원, 대주주에게는 600원을 지급하는 차등배당 방식을 택하며 ‘소액주주 우대’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지분 구조를 들여다보면 실질적인 수혜자는 분명하다. 지주사인 상미당홀딩스와 허영인 회장 등 특별관계자 5인이 보유한 SPC삼립 지분은 전체 지분의 73.80%에 달한다. 이번 차등배당을 통해 약 39억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실적이 반토막 난 위기 국면에서도 배당 결정은 유지됐다.

또 다른 축은 내부거래다. 오너 일가가 지분 69.86%를 보유한 비상장사 샤니는 그룹 내 자금 순환의 핵심 고리로 작동하고 있다. SPC삼립은 매년 샤니로부터 수천억 원 규모의 제품을 매입하고 있으며, 2025년 기준 거래액은 3,350억 원으로 삼립 별도 매출의 20.3%를 차지했다. 샤니는 이러한 내부거래를 바탕으로 2025년 기준 8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260억 원에 달한다.

상장사에서 발생한 수익이 내부거래를 통해 오너 일가 지분이 압도적인 비상장사로 이전되고, 다시 배당 등의 형태로 환류되는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 구조가 현장의 사고와 실적 악화 속에서도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 허영인 회장 ‘복심’ 도세호 대표 전면 배치… 책임 분산과 지배력 집중

이 같은 구조를 실무적으로 관리하는 인물로는 전문경영인 도세호 대표가 지목된다. 그는 1987년 샤니 입사 이후 삼립, 그릭슈바인, SPC PACK 대표이사를 두루 거치며 허영인 회장의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특히 도 대표의 권한이 본격적으로 확대된 시점은 현장의 안전 관리 체계가 흔들리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25년 5월 SPC삼립 시화생산센터에서 컨베이어 끼임 사망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9개월 뒤인 2026년 2월에는 같은 공장에서 대형 화재까지 발생하며 경영 책임론이 거세졌다. 그럼에도 도 대표는 2026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SPC삼립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도 대표는 이미 상미당홀딩스(지주사), 파리크라상(주력 사업사), 비알코리아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인물이다. 이번 선임으로 비상장·상장 핵심 법인을 모두 아우르는 이른바 ‘겸직 4관왕’ 체제가 완성됐다. 그가 합류한 2026년 SPC삼립 이사 보수 한도는 40억 원으로 승인됐으며, 전년도 실제 지급된 이사 보수 총액은 15억 6,200만 원 수준이었다.

이 같은 인사는 2022년 중대재해 발생 이후 SPC가 대외적으로 강조해 온 ‘전문경영인 중심의 독립 경영’ 기조와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안전 사고와 실적 부진으로 책임론이 제기되는 국면에서, 핵심 경영진의 권한이 분산되기보다는 오히려 지배구조와 자금 흐름의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장에서는 안전 사고와 실적 부진이 반복되는 반면, 지배구조 상층부에서는 배당과 내부거래, 경영 권한이 더욱 공고해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PC가 직면한 과제는 개별 사고에 대한 사후 수습을 넘어, 책임과 성과가 어떤 구조 속에서 배분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는 데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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