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건설이 지난해 흑자 전환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순살아파트’ 논란)의 후폭풍이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6일 업계 및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검단 현장 관련 32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데다, 동부건설이 올해 4월 하도급 대금을 막기 위해 400억 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사실까지 겹치면서 경영진의 위기 관리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2023년 ‘순살’ 철근 누락 사고…3년 뒤 동부건설에 날아든 청구서
2023년 4월, 인천 검단신도시 AA13-2BL 아파트 건설 현장 지하주차장이 그대로 주저앉았다. 조사 결과 하중을 지탱하는 기둥 32개 중 19개(60%)에서 전단보강근이 통째로 빠져 있었다. 철근 없이 콘크리트만 부은 ‘순살’ 구조물이었던 셈이다.
GS건설이 주관사를 맡고 동부건설·대보건설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시공한 이 현장의 사고는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고, 국토교통부는 관련 5개 업체에 영업정지 8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동부건설은 서울시로부터 품질시험 위반과 안전 위반을 이유로 각각 1개월씩, 두 차례의 추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으나 두 건 모두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내 현재까지 정상 영업 중이다.

문제는 AA13BL만이 아니었다. 동부건설이 단독 시공한 인근 AA21BL 현장에서도 외벽 철근 누락이 발견됐으나, LH가 이를 공개하지 않고 몰래 보강 공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 논란을 낳았다.
결국 LH는 올해 4월 28일 동부건설·설계사·감리사를 공동 피고로 삼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320억 2,49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동부건설은 5월 15일 이를 공시했다. 청구액은 동부건설 자기자본(5,508억 원)의 5.81%에 달하는 규모다.
동부건설은 “설계대로 시공했다”며 설계사·감리사와 공동 대응 중이다. 이번 LH 소송은 현재 동부건설이 피고로 계류 중인 전체 소송 51건(청구 총액 830억 원) 중 가장 큰 단일 사건으로, 전체 청구액의 38%를 혼자 차지한다.
■ 흑자인데 하도급 대금도 전환사채로…부채비율 207% 재악화
‘순살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무 구조도 불안한 신호를 내보내고 있다. 동부건설은 올해 4월 16일 4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발행 목적은 ‘건설현장 하도급 대금 지급 등 운영자금’으로, 만기 4년에 표면이자율 연 3%, 만기이자율 연 6%다.
지난해 영업이익 426억 원, 올해 1분기 101억 원의 이익을 냈다는 회사가 현장 하도급 대금을 채권 발행으로 충당했다는 사실은 현금흐름 압박을 그대로 드러낸다.
재무상태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총계는 1조 1,667억 원, 자본총계는 5,628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207.1%다. 2024년 말 264.6%에서 2025년 말 206.4%로 낮아졌으나 여전히 200%를 웃돌고 있으며, 2026년 1분기에는 207.3%로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순차입금 비율도 자본 대비 63.18%(3,556억 원)로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 여기에 부동산 PF 책임준공 약정(당사 부담분 8,614억 원)과 PF 채무보증 한도(2,242억 원)를 합치면 1조 원을 웃도는 우발채무가 잠재 뇌관으로 남아있다.

이 모든 상황은 결국 허상희 부회장과 윤진오 대표이사 사장이 수년간 쌓아온 경영의 결과물이다. 검단 사고는 그들이 진두지휘하던 시기에 발생했고, 부채 급증도 그 시기에 이뤄졌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나란히 재선임됐다.
2016년부터 경영 전면에 나선 허 부회장은 임기를 2027년까지 연장하며 체제를 굳혔고, 2023년 취임한 윤 사장은 역대 최대 신규 수주(4조 3,347억 원)를 성과로 내세웠다. 그러나 순살 사고 수습이 진행되는 와중에 전환사채 발행으로 운영자금을 메우는 모습은 내실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경영진의 보수다.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허상희 부회장은 2025년 한 해 동안 기본급 5억 원과 복리후생비 200만 원을 합쳐 총 5억 200만 원을 수령했다. 상여금은 없었지만, 1,075억 원의 순손실을 낸 2024년의 책임을 지지 않은 채 이듬해에 5억 원대 연봉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윤진오 사장은 5억 원 미만이라 개인별 공시 의무 대상에 해당하지 않지만, 등기이사 2인의 보수 합계(8억 6,300만 원)에서 허 부회장 몫을 제하면 약 3억 6,1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회사가 400억 원짜리 전환사채를 발행해 하도급 대금을 간신히 메우는 동안, 두 경영진이 한 해에 가져간 보수만 합쳐 9억 원에 육박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인천 검단 사업과 관련한 법적·재무적 부담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경영진이 재무 안정성과 리스크 관리에 대해 보다 명확한 대응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