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가 이르면 이달 중순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안을 공개할 전망이다.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공식화한 KB금융지주를 둘러싸고, 이재명 대통령이 문제 삼아 온 회전문 인사와 금피아 재취업, 사외이사 자기 재생산과 맞닿은 정황들이 포착되면서, 개편안의 실제 규제 수위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소수가 돌아가며 회장·은행장을 10년, 20년씩 해 먹는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직격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올해 1월 8대 은행금융지주 전체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특별점검에 착수했고, 금융위는 CEO 승계 절차 투명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독립성 강화, 현직 CEO 영향력 축소 등을 골자로 한 개편안을 대통령실과 최종 조율 중이다. 개편안에는 회장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의무화(‘67% 룰’), 사외이사 3년 단임제 등 고강도 방안도 거론된다.
KB금융의 이너서클 구조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 우선 회전문 인사다. 양 회장 자신이 지주 부회장직(’21~’23)을 거쳐 회장에 오른 내부 승계 경로를 밟았다.
이환주 현 국민은행장은 지주 CFO(’21) → KB생명보험 대표(’22) → KB라이프생명 대표(’23~’24) → 현재 은행장 겸 지주 기타비상무이사로 지주·계열사 요직을 순환했고, 이창권 미래전략부문장은 지주 CSO(’21) → KB국민카드 대표(’22~’24) → 지주 복귀 수순을 밟았다.
금피아 라인도 확인된다. 정신동 지주 경영연구소장(전무)은 금감원 거시건전성감독국장 출신으로 KB저축은행 상근감사위원(’21~’24)을 거쳐 지주로 이동했다. 김성용 사외이사는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 출신으로 현재 리스크관리위원장과 감사위원을 겸하고 있다.
특히 양종희 회장이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아 계열사 대표 인선까지 관장하고, 동일한 사외이사들이 회추위·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평가보상위원회를 중복 구성하며 회장 연임과 후임 사외이사 추천을 동시에 결정하는 구조다.
KB금융은 지난 2일 경영승계 절차를 공식화했다. 회추위는 7월 3일 숏리스트(6명)를 압축하고 9월 11일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양 회장의 임기는 11월 20일 만료된다.
■ 5조8천억의 이면…예대마진·ELS·LTV 담합
양 회장 재임 중 KB금융의 2025년 연결 당기순이익은 5조8천407억원으로 금융지주 최초의 ‘5조 클럽’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익의 구조를 보면 순이자손익만 13조731억원, 수수료수익은 5조7천735억원에 달한다.
이자 장사와 수수료로 쌓은 이익이다. 공정위는 이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은행이 LTV 정보를 공유하며 담합해 챙긴 이자 수익이 6조8천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공정위는 올해 2월 KB국민은행에 697억원을 포함해 4대 은행에 총 2천7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은행들은 불복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 사태도 발목을 잡는다. 시중은행 중 판매 잔액이 가장 많았던 KB국민은행(8조1천972억원)은 2024년 1분기에만 고객 배상 비용 8천620억원을 영업외손실로 반영했고, 금감원은 5개 은행에 과징금 약 6천억원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제재심 결과를 금융위에 넘긴 상태다.
국민은행의 당국 검사 방해(과태료 1억원), KB저축은행 임직원 배임(기관경고), KB증권 내부통제 위반(과태료 5천만원·대표 직무정지) 등의 제재도 이어졌다.
■ ‘67% 룰’ 첫 적용 대상…개편안 소급이 관건
이달 중순 발표될 개편안이 현재 진행 중인 KB금융의 회장 선임 절차에 어떻게 반영되느냐가 핵심이다. 거론되는 ‘67% 룰’은 회장 연임 시 주주총회에서 전체 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으로, 현행 단순 과반 의결보다 문턱을 대폭 높이는 방안이다.
이 규정이 도입될 경우 KB금융이 첫 적용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ELS 배상 부담과 담합 과징금, 내부통제 이력이 외국인·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금감원 점검 결과에 따라 경영승계준칙 운영 실태가 재검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너서클 구조와 이익의 질(質) 문제가 동시에 부각되는 상황”이라며 “금융위 개편안 수위와 소급 적용 여부가 양 회장의 연임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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