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건설이 최근 발간한 ‘2026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친환경 목표 체계를 두고, 목표가 실제 성과를 견인하지 못한 채 기업 홍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허윤홍 대표이사 사장이 보고서 CEO 메시지에서 “사업 전 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 개선이 필요한 핵심 지표는 악화되거나 통계적 착시 효과에 기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관련 업계 및 GS건설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GS건설이 관리하는 6개 환경 목표 중 지난해 미달한 항목은 용수 재활용률 하나였다. 나머지 5개는 목표를 초과 달성했으나, 이는 목표치 자체를 이미 달성한 실적보다 낮게 잡은 ‘착시’에 불과했다.
대표적으로 녹색구매율의 경우 2050년 장기 목표치(15.0%)를 무려 25년이나 앞당긴 지난해 17.1%로 초과 달성했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절대적인 녹색구매액은 오히려 전년 대비 311억원 줄었다. 건설 경기 악화로 원부자재 총 구매액이 33% 이상 급감하면서 비율만 올라간 것이다.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구매액도 42% 이상 줄었고, 미래를 위한 친환경 R&D 투자액 역시 해마다 줄었다.
■ 온실가스도 목표 6배 초과…’낮춰 잡은 목표’의 반복
목표를 헐겁게 설정하는 방식은 다른 지표에서도 되풀이됐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는 ‘BAU(사업 계속 시 예상 배출량) 대비 5.40% 감축’이었으나 실적은 32.18% 감축으로 목표의 6배에 달했다. 에너지 사용량도 목표 5.40% 감축에 실적 27.34% 감축이었다. 폐기물 재활용률은 목표 98.0% 이상에 실적 99.93%로, 장기 목표인 100%에 사실상 도달한 상태다.
친환경 자재 조달의 내실도 후퇴했다. 녹색구매 5개 세부 항목 가운데 친환경 건축자재(HB마크)는 2024년 19억원에서 지난해 통계상 집계되지 않았고, 에너지소비효율 1~2등급 제품도 420억원에서 402억원으로 줄었다. 환경마크 인증 제품(540억원→762억원)만 유일하게 늘어 전체 비율 상승을 떠받쳤다.
이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토건구매 발주 금액 축소에 따라 녹색구매 발주 실적 금액은 줄었으나, 일부 협력사의 환경마크 신규 등록 등으로 구매 비율은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환경 신사업 투자비도 2023년 1천8억원에서 2024년 256억원, 지난해 36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 유일한 미달은 용수…현장 재활용 ‘0톤’에 지하수 취수는 2.5배
정작 개선이 시급한 지표에서는 실적이 뒷걸음쳤다. 용수 재활용률은 목표가 ‘4.0% 이상’이었으나 실적은 1.7%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배경에는 현장 재활용의 사실상 중단이 있다. 국내 건설현장의 용수 재활용량은 2023년 7만1천777톤에서 2024년 1만2천699톤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 0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재활용량 4만8천636톤은 전량 본사에서 발생한 것으로, 현장에서 재활용된 물은 한 방울도 집계되지 않았다.
사용량은 오히려 늘었다. 전체 용수 사용량은 207만4천614톤에서 281만3천798톤으로 3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12조8천638억원에서 12조4천503억원으로 줄어든 것과는 반대 방향이다. 특히 국내현장 지하수 취수량은 26만5천731톤에서 66만7천24톤으로 151% 급증했다. 사업 규모는 줄었는데 물 사용량과 지하수 의존도는 동시에 커진 셈이다.
GS건설은 보고서에서 세계자원연구소(WRI) 분석 결과 물 스트레스가 ‘높음’ 또는 ‘매우 높음’으로 평가된 지역이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등이 ‘매우 높음’ 등급이다. 회사가 내건 용수 재활용률 목표는 2030년 10.0% 이상, 2050년 30.0% 이상이지만 출발선은 1.7%에 머물러 있다.
■ 기후성과 보수 반영한다더니…허윤홍 체제서 배출 총량은 최대
보고서에 따르면 GS건설 이사회는 CEO에게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에 대한 감독 권한을 위임했다. 회사는 “CEO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에게는 고정 연봉의 일정 범위 내에서 변동 가능한 금전적 인센티브가 제공되며, 재무적 성과와 더불어 기후변화 대응을 포함한 전략적 활동이 단기 인센티브 플랜 산정에 중요하게 고려된다”고 명시했다. 기후 대응이 경영진 보수와 연동돼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회사가 내세운 ‘온실가스 32.18% 감축’은 회사가 직접 관리하는 배출량만 반영한 수치다. 협력업체와 원자재, 물류 등 사업 전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를 모두 합친 배출량은 지난해 553만9546tCO2-eq(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온실가스 배출량)로 최근 3년 가운데 가장 많았다. 회사가 직접 배출한 온실가스는 줄었지만 협력업체 등에서 발생한 배출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매출 1억원을 올리는 데 배출한 온실가스도 전년보다 32.9% 증가해 환경 효율은 오히려 악화했다.
토양·수질 오염 우려가 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지정폐기물 배출량은 2023년 15톤, 2024년 23톤, 2025년 26톤으로 매년 증가했다. 특히 지정폐기물 매립량은 2023년과 2024년 0톤이었으나 지난해 5톤이 발생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지정폐기물의 물리적 발생량이 증가했다기보다, 도시정비법 개정으로 기존 조합이나 시행 주체에서 관리하던 철거에 따른 지정폐기물 관리 역무가 시공사 계약 범위에 의무적으로 포함되면서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표가 뒷걸음치는 사이 오너 일가와 경영진에 대한 환원은 확대됐다. 2024년 3월 취임한 허 사장의 지난해 기본급은 10억9천641만원으로 직원 기본급 평균의 13.3배였다. 주당 배당금은 2023년 미실시에서 2024년 300원, 2025년 500원으로 늘었다. 허 사장은 GS건설 지분 3.89%(333만1천162주)를, 이사회 의장인 허창수 회장은 5.95%(508만9천463주)를 보유하고 있어 단순 계산 시 두 사람이 받는 배당금은 각각 16억6천만원, 25억4천만원 수준이다.
다만 GS건설이 친환경 건설기술 분야에서 성과를 낸 점은 별도로 평가된다. 회사는 스틸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 공공임대주택을 통해 일반 철근콘크리트 공법보다 생애주기 탄소배출량을 약 31% 줄였고, 업계 최초의 18층 스틸 모듈러 주택 인증과 저탄소 콘크리트 기술 실증도 완료했다. 다만 이러한 성과는 건설 과정의 탄소배출과 폐기물 저감에 관한 것으로, 현장 용수 재활용이나 지정폐기물 관리 등 이번에 드러난 환경지표와는 별개다.
ESG 평가지표 전문가는 “달성한 실적보다 낮은 수준으로 장기 목표를 설정해 두면 목표는 관리 수단이 아니라 홍보 수단이 된다”며 “이미 넘어선 지표는 상향 재설정하고, 미달한 지표는 원인과 대응 계획을 함께 공개하는 것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