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딸 균등 깨고 외아들 65% 몰아주기
효성 지분 한 주 없는 사적 투자회사…외아들 ‘승계 실탄’ 그릇 되나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의 장남이자 막내아들인 만 14세 조재현 군이 130억원을 단독으로 출자해 그룹 비상장 투자회사 갤럭시아에셋매니지먼트의 최대주주(지분 65%)에 올랐다.
효성 주식은 한 주도 없는 이 사적 투자회사가 미성년 외아들 손에 넘어가면서, 130억원의 출처와 함께 이 회사가 향후 그룹 지분 확보의 ‘실탄’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갤럭시아에셋매니지먼트는 지난 4월과 6월 두 차례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지배구조를 전면 재편했다. 갤럭시아에셋은 지난해 12월 설립된 효성 계열 경영컨설팅 회사로, 동일인(총수)은 조 회장이다.
■ 두 딸 균등 깨고 외아들 65% 몰아주기
설립 당시 이 회사는 조 회장이 지분 100%(3만7500주)를 보유했다. 4월 1차 증자에서 조 회장의 두 딸인 조인영(2002년생)·조인서(2006년생) 씨가 각각 20억원에 2만5000주씩을 사들이며 지분 28.57%씩을 확보했다. 조 회장 지분은 42.86%로 낮아졌고, 성년이 된 두 딸을 앞세운 ‘균등 승계’의 모양새가 갖춰졌다.
구도는 두 달 만에 뒤집혔다. 이사회 의결(6월 15일)을 거쳐 6월 19일 납입된 2차 증자에서 외아들인 조재현 군이 130억원을 전액 출자해 보통주 16만2500주를 가져갔다. 이로써 조 군은 단숨에 지분 65.00%로 최대주주에 올랐고, 조 회장은 15.00%, 두 딸은 각각 10.00%로 밀려났다. 딸들의 균등 지분이 외아들 몰아주기를 위한 명분이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신주 발행가는 주당 8만원으로 액면가(1만원)의 8배였다. 회사 측은 설립 1년 미만 법인이어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순자산가치만으로 주식가치를 평가했다고 공시했다. 직전 사업연도 말 자본총계가 약 30억원에 불과한 회사에 130억원이 들어오면서, 외아들이 지분의 3분의 2를 쥔 ‘그릇’이 만들어진 셈이다.
■ 14세가 130억 어디서…배당만으론 설명 안 돼
가장 큰 의문은 130억원의 출처다. 조 군이 효성 계열 상장사에서 보유한 지분은 ㈜효성 1만9177주(0.11%), 효성티앤씨 3082주(0.07%), 효성화학 990주(0.03%), 효성중공업 700주(0.01%) 등으로 미미하다. ㈜효성에서 0.13%씩을 보유한 두 누나보다도 적은 수준이어서, 순수 배당수익만으로 130억원을 마련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미성년자의 거액 출자는 통상 증여세 신고와 자금 출처 소명 대상이 된다. 130억원이 증여 자금이라면 조 회장이 사실상 그만한 재원을 외아들에게 넘긴 것으로 볼 수 있다. 효성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개인 회사여서 정확한 내용은 알기 어렵다”며 “경영컨설팅을 하는 투자회사로, 투자 자본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했고 조 군이 참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출자 대금의 출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 효성 주식 ‘0주’인데 왜 승계 포인트…’미래 실탄’ 그릇론
갤럭시아에셋은 효성의 지배 사슬(조현준→㈜효성→계열사) 안에 있지 않다. DART 대규모기업집단현황 공시상 이 회사의 국내 계열회사 주식 보유는 ‘해당사항 없음’, 즉 효성 계열사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됐다고 조 군이 곧바로 효성 경영권을 쥐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대신 갤럭시아에셋은 오너 일가의 사적 자산을 굴리는 투자 플랫폼이다. 조 군이 낸 130억원은 공시상 용도가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명시돼 있고, 시점도 공교롭다. 6월 들어 신생 경영컨설팅사 다이내믹그로우쓰 유한회사가 코스닥 상장사 에이팩트 지분 55.33%(2344만주)를 1230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고(거래 종결 6월 22일), 갤럭시아에셋이 이 펀드형 구조에 유한책임사원(LP)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내믹그로우쓰의 최대주주는 외부 사모펀드인 오로라동반성장프로젝트펀드제3호(67.11%)로, 인수 자금에는 신한투자증권 차입 500억원(주식담보·금리 연 6.4%)이 포함됐다.
운영의 키는 그룹이 쥐고 있다. 갤럭시아에셋 대표이사 이태근 씨는 ㈜효성 전무, 기타비상무이사 이승욱·전재형 씨는 각각 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 상무다. 지배구조 밖에 있으면서도 사실상 그룹이 굴리는 오너가의 사적 자산인 셈이다. 결국 외아들이 쥔 이 그릇이 투자수익을 쌓아 향후 그룹 지분 매입이나 거버넌스 개편의 ‘실탄’으로 동원될 수 있다는 게 승계 관점의 핵심이다.
다만 그 실탄이 흘러간 에이팩트는 재무 체력이 탄탄한 회사가 아니다. 제3회 전환사채(잔액 101억원)와 제4회 신주인수권부사채(234억원)가 미상환 상태이고, 6월 10일에는 250억원 규모의 제5회 전환사채를 추가로 찍었다. 미성년 외아들이 지배하는 비상장사가 차입과 메자닌으로 얽힌 부실 코스닥 인수에 곧바로 연결되는 그림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