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자는 국내 백신 사업, 흑자는 독일 위탁생산…지난해 백신에서만 1천201억 손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10일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손실 157억원을 공시했다. 전년 동기 374억원보다 57.9%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같은 공시에 담긴 상반기 누적 실적은 방향이 반대다. 1∼6월 누적 영업손실은 603억원으로 전년 동기 525억원보다 14.8% 늘었다.
주주 몫으로 따지면 격차가 더 벌어진다. 상반기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손실은 512억원으로 전년 동기 239억원의 두 배를 넘었다. 증가율은 113.9%다.
안재용 대표이사 사장이 이끄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오후 4시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컨퍼런스콜을 열어 2분기 실적과 경영 현황을 설명했다.
■ 2분기 개선폭 뒤에 가린 상반기 누계
2분기 매출은 1천557억원이었다. 전 분기 1천686억원보다 7.7%, 전년 동기 1천619억원보다 3.8% 각각 줄었다.
회사는 매출 감소에 대해 자체 백신 일부 물량의 공급 일정이 3분기로 이연된 데 따른 일시적 요인이며, 해당 물량이 3분기 내 전량 반영될 예정이어서 연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3천243억원으로 전년 동기 3천164억원보다 2.5% 늘었다. 매출은 소폭 증가했는데 영업손실은 확대된 셈이다.
손실 폭은 순이익 단계에서 더 커진다. 상반기 법인세비용차감전 손실은 643억원으로 전년 동기 490억원보다 31.3% 늘었다.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503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209억원과 비교하면 141.0% 증가했다.
2분기만 떼어놓고 봐도 개선세가 일관되지는 않는다. 2분기 영업손실은 58% 가까이 줄었지만,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손실은 179억원으로 전년 동기 165억원보다 8.6% 늘었다.
상반기 수익성이 나빠진 배경으로 회사는 본사 송도 이전에 따른 비용과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을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점 소재지 변경을 위한 정관 변경안은 3월 23일 제8기 정기주주총회에 상정됐고, 같은 날 이사회에서 소재지와 이전 일자가 확정됐다.
지난해 사업보고서까지 본점 소재지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310이었고, 5월 제출된 1분기 보고서부터 인천 연수구 연구단지로 38로 바뀌었다.
■ 적자는 국내 백신 본업에서, 흑자는 독일 위탁생산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개발 및 상업화와 위탁개발생산(CDMO) 두 개 보고부문을 두고 있다. CDMO는 다른 제약사 의약품을 대신 개발하고 생산해주는 사업이다.
2025년 부문별 실적을 보면 백신 개발 및 상업화 부문은 매출 1천857억원에 영업손실 1천201억원을 냈다. 반면 CDMO 부문은 매출 4천656억원에 영업이익 99억원을 올렸다.
같은 해 연결 영업손실 1천235억원은 백신 부문 적자에 부문 간 조정 134억원이 더해진 결과다. 매출의 71%는 위탁생산에서 나오고 손실은 국내 백신 사업에서 나는 구조다.
법인 기준으로도 같은 그림이다.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손실은 1천191억원으로 연결 적자의 96%였다.
CDMO 부문은 독일 자회사 SK bioscience Germany GmbH가 지분 60.65%를 보유한 IDT Biologika가 중심이다.
다만 CDMO 부문도 올해 들어 흔들렸다. 1분기 CDMO 부문은 58억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고, 백신 부문은 359억원 손실을 냈다.
2분기 적자가 줄어든 배경에 대해 회사는 IDT가 주요 고객사를 중심으로 생산량이 늘어난 가운데 인력 최적화와 수율 개선 등으로 원가가 감소하며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2분기 부문별 실적은 아직 공시되지 않았다. 잠정실적 공정공시에는 연결 총계만 담기며, 부문별 수치는 이달 중순 반기보고서가 나와야 확인할 수 있다.
간접 지표는 있다. 2분기 연결 당기순손실은 141억원인데 지배주주 몫 순손실은 179억원으로, 비지배지분이 38억원 순이익을 냈다. 1년 전 2분기 비지배지분은 3억원 손실이었다.
다만 비지배지분에는 IDT Biologika 지분 39.35%와 다른 독일 자회사 몫이 섞여 있어, 이 수치만으로 IDT 개별 손익을 확정할 수는 없다.
국내 백신 사업에서는 6월 23일 조달청과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백신 공급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액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239억원으로 지난해 연결 매출의 3.67% 규모다.
■ 현금 867억원, 차입금 5천342억원
실적 부진은 현금 흐름에 그대로 나타난다. 3월 말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867억원으로, 1년 전 같은 시점 3천57억원의 28% 수준이다.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425억원 순유출이었다. 전년 동기에는 627억원이 순유입됐다.
차입금은 늘었다. 3월 말 기준 5천342억원으로 지난해 말 4천647억원보다 695억원 증가했다. 1분기에 장기차입금 600억원을 새로 조달했다.
연구개발비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2025년 연구개발비용 총계는 1천558억원으로 매출액의 23.9%였다.
이런 가운데 회사는 4월 30일부터 6월 12일까지 자기주식 41만6천970주를 171억3천692만원에 사들였다. 임직원 조건부 주식보상(RSU) 지급용으로 발행주식의 0.53%에 해당한다.
매입 첫날 주당 취득가는 4만3천396원이었으나 6월 11일에는 3만8천295원까지 떨어졌다. 평균 취득단가는 4만1천99원이다.
회사는 오는 11∼12일 이틀간 흥국증권 주관으로 서울 여의도 등에서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2분기 실적과 경영 현황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번 실적은 잠정치로 외부감사인의 회계 검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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