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테슬라에 밀려 ‘3위’ 굴욕…야심차게 꺼낸 직판제 RoF는 두 달 연속 역성장
인천 화재 발 ‘중국산 배터리’ 불신에 검찰 고발까지…7월 취임 신임 대표 가시밭길
7월 1일 취임한 쉬린 에미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신임 대표가 수입차 판매 3위 추락에 공정거래위원회 112억원 과징금과 검찰 고발까지 겹친 ‘총체적 난국’ 속에 첫발을 떼게 됐다.
1일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미라 대표는 판매 부진, 브랜드 신뢰 추락, 법적 리스크라는 삼중고를 부임과 동시에 떠안았다. 7년 가까이 수입차 판매 1위를 지켜온 벤츠의 위상은 이미 무너졌다.
■ 데이터로 드러난 ‘벤츠의 추락’…직판제 RoF가 오히려 독 됐나
벤츠의 위기는 수치로 명확히 드러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 기준 2022년 8만976대로 정점을 찍은 연간 판매량은 2024년 6만6400대까지 내려앉았다. 올해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만4211대로 전년 동기보다 8.8% 줄었다. 같은 기간 테슬라(4만5020대)와 BMW(3만2581대)에 모두 밀려 3위로 추락했다.
업계에서는 본사가 차량 가격과 계약을 직접 관리하는 직접판매 체제 ‘RoF(Retail of the Future)’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사가 가격을 통제하면서 딜러의 자율적인 할인 마케팅 여지가 줄었고,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경쟁 브랜드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실제 RoF 시행 직후인 4월(4796대)과 5월(3553대) 판매량은 두 달 연속 감소했다. 판매 전문가를 자처한 에미라 대표가 이 ‘직판제의 딜레마’를 어떻게 풀지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중국산 배터리’ 불신에 공정위 과징금·검찰 고발…법적 리스크 정점
에미라 대표가 풀어야 할 더 큰 숙제는 신뢰 회복이다. 2024년 8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EQE 화재는 벤츠의 ‘프리미엄’ 이미지에 타격을 입혔다. 화재 차량에 글로벌 검증이 부족한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원가 절감을 위해 안전을 뒷전에 뒀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법적 리스크도 정점에 달했다. 공정위는 지난 3월 10일 벤츠코리아가 EQE·EQS 일부 전기차에 중국 파라시스 셀을 탑재하고도 딜러용 자료에는 중국 CATL 배터리만 강조해 소비자 판단을 흐렸다며,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로 과징금 112억390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동시에 벤츠코리아 법인과 독일 본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가 인정한 위반 기간(2023년 6월~2024년 8월) 동안 파라시스 셀이 들어간 차량 약 3000대가 팔렸고, 관련 매출은 약 2810억원에 이른다.
후폭풍은 장부에도 드러난다. 벤츠코리아는 2025년 말 감사보고서에서 리콜 시행과 공정위 조사로 예상되는 비용을 기타충당부채 255억원으로 따로 쌓아뒀다. EQE 화재 등과 관련한 판매보증충당부채도 1825억원으로 1년 새 12% 늘었다. 여기에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이 제기한 209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이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진행 중인 사실도 감사보고서에 적시됐다.
벤츠코리아는 공정위 제재에 불복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공정위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제품 안전성에 대한 불신과 형사 리스크라는 ‘쌍둥이 악재’는 단순한 판매 전략만으로는 돌파하기 어려운 구조적 위기여서, 에미라 대표 체제의 출발이 가시밭길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