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서울청사 앞 기자회견… “성인 장애여성 배제된 선별적 정책, 국가 책임 강화해야”
30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서울장애인부모연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노동·시민·장애인 단체들이 모여 ‘장애여성 생리대 지원 정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현행 월 1만 4천 원 수준의 생리대 지원금이 장애여성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보편적 월경권 보장을 위한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
■ “월 1만 4천 원은 지원 아닌 방관”… 민간 연대로 메운 정책 공백
이현미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장은 “2025년 사회연대사업의 일환으로 조합원들이 765만 원을 모금해 장애여성 64명에게 1년 치 생리대를 전달했다”며, “이는 국가가 책임지지 않은 공백을 노동자와 시민의 연대로 메운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현재 지원 정책은 ‘청소년정책’에 묶여 자격 요건을 갖춘 여성 청소년에게만 월 1만 4천 원을 지급하는 구조”라며, “팬티형 생리대 등 고가 제품이 필수적인 장애여성에게 이 금액은 지원이라기보다 방관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장애여성의 월경을 돌봄과 건강권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남연 서울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신체적·인지적 장애로 인해 생리대를 더 자주 교체해야 하는 장애여성들은 관리 시기를 놓칠 경우 피부 질환이나 감염 위험에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가정이 경제적 부담과 건강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며 정책 설계의 기준을 장애여성의 실제 생활 조건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정주희 장애여성공감 활동가는 “월경이 출산 중심으로만 이해되거나 숨겨야 할 일로 취급되면서 장애여성들은 적절한 교육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돌봄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욕적 발언이나 피임 강요 등의 인권 침해 사례를 꼬집었다.
■ 예산 동결과 행정 장벽… “정치적 의지 부재가 원인”
전문가들은 정책의 구조적 한계도 지적했다. 송윤정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전체 여성 중 약 5%만 혜택을 받는 취약계층 중심의 선별 지원 구조가 문제”라며, 중앙정부 예산 증액에도 불구하고 생리용품 지원 예산은 동결되거나 타 용도로 전용되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상임대표는 “일부 지자체에서 보편지급 정책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중앙정부는 여전히 뒤처져 있다”며 낙인을 강화하는 선별 지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은선 사단법인 희망씨 상임이사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보 접근성,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 등 세밀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성인 장애여성을 포함한 보편적 지원 체계 구축 ▲실제 필요를 반영한 지원 금액 현실화 ▲장애 유형별 맞춤형 지원 정책 수립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대통령이 생리대 가격 부담 문제를 언급하고 주무 부처가 방침을 발표했지만, 정작 가장 열악한 환경에 놓인 장애여성은 논의에서 배제되었다”며, “월경권을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가 아닌 국가가 보장해야 할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예산과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