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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이 삼성디스플레이 백혈병 피해 노동자의 산재를 인정했다. 이에 반올림은 근로복지공단이 항소하지 말고 판결을 확정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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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10년 근무한 직원 백혈병 산재 판결, 기업 책임론 대두

서울행정법원이 삼성디스플레이 백혈병 피해 노동자의 산재를 인정했다. 이에 반올림은 근로복지공단이 항소하지 말고 판결을 확정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행정법원이 삼성디스플레이 백혈병 피해 노동자의 산재를 인정했다. 이에 반올림은 근로복지공단이 항소하지 말고 판결을 확정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13일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자의 백혈병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첫 산재 신청 후 1,533일 만에 내려진 것으로, 복합적인 유해 요소에 노출된 작업 환경과 질병 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이다.

피해자인 정모씨(93년생 여성)는 2011년 18세의 나이로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해 10년간 OLED 생산라인에서 일했다. 그는 셀(액정) 검사 및 편광판 부착 업무를 수행했으며, 2021년 1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정씨는 유해물질이 상존하는 클린룸에서 일한 것 외에는 백혈병에 걸릴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힘든 항암 치료 중에도 산재 신청을 서둘렀다.

■ 산재 불승인 결정 뒤집은 법원

근로복지공단은 회사의 자료에 의존한 역학조사를 바탕으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를 통해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에 정씨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은 공단의 주장을 배척했다. 법원은 공단이 제시한 유해물질 노출 값을 면밀히 검토하고, 복합 노출을 고려하지 않은 진료기록 감정 회신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공단이 소송 과정에서 처음으로 제기한 유전적 변이가 백혈병 발병의 개인적 소인이라는 주장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국립중앙의료원 예방의학과 전문의의 소견을 인용해, 해당 유전적 변이는 백혈병의 원인이 아닌 발병 과정에서 나타나는 후천적 이상이라고 판단했다.

■ 긴 싸움 끝에… 남은 과제는?

이번 판결까지 525일간의 공단 심의와 2년간의 행정소송 등 지난한 과정이 있었다. 피해자 측은 승소의 기쁨과 함께 공단의 항소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근로복지공단은 ‘불필요한 소송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 반복 패소하는 사건은 인정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는 국정기획위원회의 제안을 즉시 실천해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판결은 첨단산업 종사자들의 건강과 생명 보호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법률사무소 고른의 박다혜 변호사는 부실한 역학조사와 진료기록감정의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상황에서, 이 절차가 산재 피해자들의 입증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은 첨단산업 직업병의 복합적 원인을 인정한 사법부의 중요한 판단이다. 이는 향후 유사 사건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산재 인정 절차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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