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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그래픽=뉴스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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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순익 2조’ 빛과 그늘…김남구 회장·임원엔 쏠리고 직원·건전성엔 물음표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그래픽=뉴스필드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출처=한국투자금융지주, 그래픽=뉴스필드)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연간 순이익 2조원 시대를 열었다. 다만 사상 최대 실적의 결실이 오너와 일부 임원에게 두텁게 돌아가는 사이, 직원 보상과 자본 건전성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보수와 배당으로만 1천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뒀다.

김 회장은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2004년 동원그룹에서 금융 부문이 계열분리되면서 김 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독립적으로 이끌게 됐고, 식품 등 동원그룹 본체는 동생인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맡고 있다.

김 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자 지주와 한국투자증권 양사의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어, 거액의 성과 배분이 적정했는지를 견제할 구조가 충분하냐는 물음도 뒤따른다.

16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은 2조101억원으로, 전년(1조1천143억원)보다 80% 넘게 늘며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순익 2조 클럽’에 진입했다.

■ 오너 보수·배당 1천114억…임원-직원 보상 격차 확대

김 회장은 지난해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14억2천800만원, 한국투자증권에서 48억9천640만원 등 양사에서 모두 63억2천44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증권사에서 받은 보수의 약 86%(상여 42억880만원)가 성과급 성격으로, 실적 개선에 따른 보상이 오너에게 집중된 구조다.

배당 수익은 이를 크게 웃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2025회계연도 결산에서 의결한 이익배당 총액은 5천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2% 늘었다. 지분 20.70%를 보유한 김 회장 몫은 약 1천51억원으로 추산된다. 보수와 배당을 합치면 김 회장이 한 해 실적에서 거둔 수익은 약 1천114억원에 이른다.

반면 보상의 무게중심은 상층부로 쏠렸다. 한국투자증권 미등기임원의 1인당 평균 보수는 1년 만에 약 90% 늘어난 8억5천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반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8천만원대 수준에 머물렀다. 실적 성장의 과실이 직원보다 경영진과 오너에 우선 배분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 보수 정하는 길목마다 회장…금감원도 “겸직 보수기준 마련하라”

거액의 보상이 정당했느냐를 따지기에 앞서, 그 보상을 누가 정하느냐를 두고도 의문이 제기된다. 김 회장은 경영을 총괄하는 회장이면서, 이를 감독해야 할 이사회의 의장까지 양사에서 함께 맡고 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이사회 의장을 원칙적으로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되, 그렇지 않을 경우 사유를 공시하고 별도의 선임사외이사를 두도록 하고 있는데, 두 회사 모두 이 방식으로 김 회장을 의장에 앉혔다.

인사와 보상의 길목에도 회장의 그림자가 짙다. 김 회장은 대표이사·사외이사 후보군을 관리·추천하는 양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본인의 연임 안건도 이 절차를 거친다. 보수를 설계·심의하는 보상위원회는 사외이사가 과반이지만 현직 경영진도 함께 들어간다. 한국투자금융지주 보상위원회는 사외이사 2명과 사내이사 1명(오태균)으로, 한국투자증권 보상위원회는 사외이사 3명에 김성환 대표이사와 오태균 기타비상무이사가 더해진 형태다. 성과급을 포함한 경영진 보상 체계를 심의하는 자리에 보상 대상인 경영진이 함께 앉아 있는 셈이다.

감독당국도 이 같은 보상 운영에 한 차례 제동을 건 바 있다. 금융감독원은 2024년 11월 한국투자금융지주에 대한 검사에서 ‘보상위원회 의사록 작성방식 개선’과 ‘겸직 임직원의 보수배분 기준 마련’을 경영유의·개선사항으로 통보했다. 김 회장은 지주와 증권 양쪽에서 보수를 받는 대표적 겸직 임원으로, 감독당국이 짚은 ‘겸직 보수배분 기준’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당시 금감원은 자회사 간 내부거래 보고·공시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과태료 7천200만원(20% 감경해 5천760만원 납부)도 함께 부과했다.

■ 1.8조 배당 후 1.5조 증자…”고배당-자본확충 병행” 해석 갈려

성과 배분의 또 다른 축인 자본 흐름도 시장의 관심사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 순이익의 90.54%에 해당하는 1조8천200억원(중간배당 1조2천억원 포함)을 100% 모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에 배당했다. 대규모 자금이 지주로 이동한 직후인 올해 2월 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약 1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본을 보강했다.

이를 두고 이익을 지주로 끌어올린 뒤 자회사 자본을 다시 채워주는 구조라는 시선이 있는 반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지정 등 사업 확장을 위한 자본 확충이라는 회사 측 설명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평소 “그룹 전체의 성장을 위한 자원 배분을 전제로 배당 규모를 결정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유상증자 재원이 전액 모회사에서 나온 만큼 그룹 내부의 자금 이동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건전성 지표는 엇갈린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총위험액 증가율(26.6%)이 영업용순자본 증가율(22.9%)을 웃돌며 위험 노출이 빠르게 늘었고, 유동성비율도 124.78%에서 122.26%로 소폭 낮아졌다. 다만 핵심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2,521%에서 2,929%로 오히려 높아져 규제 기준을 크게 웃돌고 있어, 당장의 재무 위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1천63억원, 당기순이익 9천16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9%, 99.6% 급증했다. 같은 기간 자회사 한국투자증권도 영업이익 9천599억원, 당기순이익 7천847억원으로 각각 85.0%, 75.1% 늘었다.

지주는 지난 4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18.5%, 자기자본 12조1천억원, 배당성향 25.1%를 달성했다고 밝히며 주주환원 강화를 예고했다. 역대급 실적과 적극적 환원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성과 배분이 오너·경영진에 편중됐다는 형평성 논란과 이를 견제할 지배구조를 둘러싼 시선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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