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토·UGQ 1위 등 핵심 부문 직원 정황 물증 확보
“퇴근하고 왔더니 난리가” 직원 자인 발언 등 시계열 입증
대표 “중대한 문제” 인정 후 침묵… 서울금천서 수사 1팀 접수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롯데 메타버스가 기준이 되도록 하자”며 640억 원을 투입한 플랫폼 ‘칼리버스(CALIVERSE)’가 총상금 2억 원 규모의 유저 콘테스트에서 자사 직원들에게 핵심 상금을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표 스스로 “중대한 문제”라고 인정했음에도 후속 조치가 미온적인 가운데, 금천경찰서는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 사건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콘테스트 직원 수상 의혹을 넘어 칼리버스를 둘러싼 일련의 사안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칼리버스 대표가 주식 종목토론방 댓글 대응을 지시한 정황과 특정 인물이 롯데이노베이트 주주 게시판에 수백 건의 댓글을 조직적으로 작성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더 나아가 가상화폐 성격의 재화 ‘칼리움(CALIUM)’과 NFT·랜드 상품 판매 과정에서의 투자 유인 발언, 그리고 2026년 4월 전면 환불 사태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 대해서도 엄중한 판단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관련 후속 의혹을 추가 취재를 통해 순차적으로 보도할 예정이다.
12일 뉴스필드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금천경찰서는 “지난 8일 민원이 범죄 피해로 판단되어, 담당 수사관이 배정되어 사건 진행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출발점은 대규모 상금을 내건 콘테스트 기획 단계에 있다. 2024년 9월 20일, 칼리버스는 정식 출시 직후 유저 저변 확대를 목표로 총상금 2억 원 규모의 ‘MEGATON REWARD CONTEST’를 공지했다. 포토 부문과 UGQ(User Generated Quest) 부문으로 나뉜 이번 이벤트에는 고성능 PC와 수백만 원 상당의 현금 등 파격적인 보상이 내걸리며 유저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포토 콘테스트 개인 1위에게는 500만 원 상당 고성능 게이밍 PC가, UGQ 콘테스트 1위에게는 현금 500만 원, 2위 300만 원, 3~5위 각 100만 원 등 총 수천만 원 규모의 현금 상금이 약속됐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후 공개된 수상 결과는 곧바로 의문을 낳았다. 10월 31일과 11월 7일 두 차례에 걸쳐 발표된 수상자 명단을 보면, 포토 개인 1위 ‘A(익명 처리)’, UGQ 1위 ‘B’, UGQ 3위 ‘C’ 등 핵심 부문 상위권이 사실상 특정 인물들에게 집중됐다. 이 과정에서 수상자들의 정체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콘테스트의 공정성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졌다.
이 같은 의혹은 이후 확보된 물증을 통해 보다 구체화됐다. 본지가 입수한 복수의 자료에 따르면, 주요 수상자들은 단순한 추정이 아니라 스스로 직원임을 드러내는 정황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포토 부문 1위 수상자 ‘A’의 발언이 논란의 불씨가 됐다. 그는 2024년 11월 8일 단체 대화방에서 “보이는 반 이상이 직원이라고 보면 된다”, “저도 직원이구요”라고 직접 언급하며 자신의 신분을 자인했다. 나아가 상금으로 받은 약 500만 원 상당의 PC를 동료로 추정되는 회사 관계자에게 400만 원에 되팔았다는 사실까지 언급해, 단순 참가자가 아닌 내부자였음을 스스로 드러냈다.
UGQ 부문 1위 수상자 ‘B’을 둘러싼 정황도 뒤따랐다. 그와 동일 인물로 추정되는 또 다른 계정 ‘D’는 디스코드에서 논란이 불거지자 “퇴근하고 왔는데 난리가 났네요”라고 적었다. 이 같은 표현은 그가 일반 유저가 아닌, 일정한 근무 시간을 갖는 내부 인력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여기에 실명 확인 정황까지 더해졌다. 2024년 12월 9일 자 대화록에는 제3자가 수상자 이름을 직접 검색해 “B 그분도 칼리버스 직원”임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로써 주요 수상자들이 내부 직원일 수 있다는 의혹은 단순한 추측을 넘어, 구체적인 물증과 진술로 뒷받침되기 시작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운영사 대표도 문제의 심각성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칼리버스 김동규 대표(Kima)는 2024년 11월 8일 디스코드를 통해 “직원임을 인지하고도 시상하는 일은 당연히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직원임이 사전에 인지됐음에도 시상이 이뤄졌다면 이는 지시불이행이며 중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콘테스트 공정성 훼손 가능성을 최고 책임자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인식 표명에도 불구하고, 이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수상 취소나 상금 환수, 선정 과정에 대한 재검증 등 투명한 후속 조치는 끝내 발표되지 않았다.
결국 문제 제기를 해온 피해 유저가 수사기관에 진정을 접수했고, 서울금천경찰서 수사과는 2026년 5월 8일 이 사건을 수사 1팀에 정식 접수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내부 논란이 자정되지 못한 채 형사 절차로 넘어간 것이다.
이 같은 공정성 논란은 단발성 사건이라기보다, 칼리버스의 구조적 한계와 맞물려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이노베이트가 제출한 칼리버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칼리버스의 2024년 매출액 가운데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84%에 달한다. 외부 유저를 대상으로 한 개방형 플랫폼을 표방하면서도, 실제 수익 구조는 그룹 내부 거래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셈으로, 이번 콘테스트 논란 역시 이러한 폐쇄적 운영 구조 속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재무 지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롯데이노베이트의 2025년 사업보고서 확인 결과, 칼리버스에 투입된 누적 취득원가 약 640억 원 가운데 약 56%에 해당하는 약 358억 원이 손상차손으로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 가치가 절반 이상 훼손됐다는 의미다. 칼리버스는 별도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2025년 한 해에만 약 19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실적 측면에서도 뚜렷한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칼리버스는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에 놓인 사업이다.
공시(주주현황)에 따르면 칼리버스는 롯데지주가 지분 66.10%를 보유한 롯데이노베이트의 100% 자회사로, 롯데지주의 최대주주인 신동빈 회장이 직접 그룹의 ‘4대 신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로 지목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온 프로젝트다. 그러나 이러한 위상에도 불구하고, 공시 임원 겸직 현황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모회사 CFO인 박성오 재무부문장이 자회사 감사를 겸직하는 구조 속에서 정작 내부 콘테스트의 기본적인 공정성 문제조차 사전에 걸러지지 못했다는 점은 관리·감독 체계 전반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내부거래액 비중이 84%라면 순수한 의미의 B2C 기업은 아니다”라며 “투자자들과 이해관계자들이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을 것이고, 향후 미래 가치 역시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 계열사 없이는)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워 보이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서울금천경찰서는 본 사안을 범죄피해 또는 수사 필요성이 있는 사건으로 판단해 수사 1팀에 배당했으며, 담당 수사관이 배정되는 대로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의 공정성 훼손 여부를 비롯한 전반적인 경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내부 논란으로 시작된 문제가 그룹 핵심 신사업을 둘러싼 법적 판단으로까지 확산될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칼리버스의 100% 모회사인 롯데이노베이트 측은 직원 수상 인지 여부에 대해 “해당 이벤트 참여 기준이 구글 ID 기반이므로 임직원 여부는 파악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콘테스트 운영과 관련해서는 “최초 포토 콘테스트 이후 일부 유저의 심사방식 이의 제기로 UGQ 콘테스트 심사는 외부 기관인 홍익대에 의뢰해 진행됐다”고 밝혔다.
실제 지급 상금에 대해서는 “1차 포토 콘테스트 540만 원, 2차 UGQ 콘테스트 1,400만 원 등 총 1,940만 원이 수상자들에게 정상적으로 전달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모회사 CFO의 자회사 감사 겸직과 감독 책임 문제에 대해서는 “자회사의 경영은 기본적으로 독립적인 책임 경영 체계 하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콘테스트의 기획·운영은 칼리버스의 실무 및 경영 판단 영역에 해당한다”며 “감사가 모든 대외 이벤트를 사전 검토하거나 승인하는 구조는 아니며, 이번 콘테스트는 일반적인 마케팅·프로모션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640억 원 투자 대비 358억 원 손상차손 처리에 대해서는 “메타버스 산업 전반의 투자심리 둔화와 사업화 시점 변화를 반영해 관련 자산 가치를 보수적으로 재평가한 것”이라며 “3D 기반 서비스와 이머시브 커머스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으며, 향후 추가 손상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 관련해서는 “서울금천경찰서 수사과를 통해 연락 온 것은 없다”면서도 “추후 수사과에서 연락이 온다면 해당 수사와 관련해서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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