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출처=현대엔지니어링)
주요 기사

현대엔지니어링 광주 현장 또 사망…주우정 대표 이사회, 8명 숨진 뒤에야 안전보건위 설치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는 광주 북구 공사 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반복되는 중대재해로 8명이 숨진 뒤 이사회 산하 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한 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시 인명사고가 났다.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에서도 올해 사망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85.39%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정의선·정몽구 등 오너 일가에 집중돼 있다.

14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7시35분께 광주 북구 부지 조성 공사 현장에서 49세 남성이 고철 H빔을 집게차량에 싣던 중 H빔에 맞아 숨졌다. 고용노동부는 사망자를 하청사업주로 분류했고,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에서는 앞서 2024년 3월 대구 감삼동 주상복합과 같은 해 11월 울산 전기차 신공장에서 각각 1명이 숨졌다. 2025년 2월에는 안성 교량 붕괴로 4명이 사망했고, 같은 해 3월 평택 화양지구와 아산 오피스텔에서도 각각 1명이 숨졌다. 1년 사이 5건의 중대재해로 모두 8명이 사망했다.

이사회 산하 안전보건위원회가 설치된 것은 이들 사고 이후인 올해 3월25일이었다. 같은 날 안전품질본부장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돼 위원장을 맡았다.

위원회 출범 이후 실제 의결 안건은 첫 회의에서 처리한 ‘위원장 선임의 건’ 1건이다. 이후 4월23일과 7월30일 회의에서는 사업계획 이행실적을 보고받았다.

이사회 의장은 2025년 1월3일 취임한 주우정 대표이사 사장이다. 취임 이후 안성·평택·아산에서 6명이 숨졌고 이번 광주 사망자까지 포함하면 7명이다. 다만 이번 사고에 대한 회사의 법적 책임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최대주주 현대건설도 사망사고 반복…정의선은 현엔 2대주주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에서도 올해 6월26일과 9월3일 근로자 1명씩이 숨졌다. 두 사고는 울산 에스오일 샤힌 프로젝트 PKG1 현장에서 69일 간격으로 발생했고, 두 차례 모두 고용노동부의 부분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같은 샤힌 프로젝트에는 현대엔지니어링도 기본도급액 1조7217억원 규모로 참여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및 현대모비스 대표.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 회장은 비상장사인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개인 명의로 보유한 2대주주다. (사진=현대차)

두 회사가 안전 담당 임원을 이사회에 올린 시점은 하루 차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3월25일 안전품질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고, 현대건설은 다음 날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양사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현대건설에서는 안전 담당 사내이사 선임 석 달 만에 첫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69일 뒤 같은 현장에서 다시 사람이 숨졌다. 현대엔지니어링에서도 안전보건위원회 설치 6개월이 되기 전에 광주 사고가 발생했다. 두 회사는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각각 2위와 4위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이 38.62%를 보유한 비상장사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개인 명의로 890만3270주(11.72%)를 가진 2대주주이고, 정몽구 명예회장도 4.68%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11.67%, 기아와 현대모비스가 각각 9.35%를 보유해 오너 일가와 그룹 계열사 지분을 합치면 85.39%다.

반면 이사회에는 오너 일가가 없다. 현대엔지니어링 등기이사 7명 가운데 사내이사는 주우정 대표와 재경본부장, 안전품질본부장 등 3명이고 나머지는 사외이사다. 정 회장과 정 명예회장은 등기이사가 아니다.

지분은 오너 일가와 그룹 계열사에 집중돼 있지만 경영과 안전 관련 의사결정은 전문경영인 중심의 이사회가 맡는 구조다.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 의무 역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에게 부과된다.

■ 4명 숨진 사고 영업정지 멈춘 지 44일 만에 또 사망

현대엔지니어링은 안성 교량 붕괴 사고로 지난 7월 토목건축공사업 영업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영업정지 대상 사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5조541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9.9%에 해당한다.

회사가 집행정지를 신청하면서 서울행정법원은 7월29일 이를 인용했다. 당초 영업정지는 8월5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법원 결정으로 처분의 효력이 정지됐다.

광주 사고는 집행정지 결정 44일 만에 발생했다. 집행정지 결정이 없었다면 사고 당시 영업정지 기간에 해당한다.

안전 관련 제재도 반복됐다. 2024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국토관리청·고용노동부·서울시 등이 현대엔지니어링에 내린 행정제재는 14건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과태료만 7건, 총 3억2790만원이다. 회사가 제시한 14건의 재발방지대책은 모두 ‘법령준수 강화 및 교육실시’였다.

기존 중대재해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회사가 밝힌 중대재해 5건 가운데 4건은 ‘조사 진행 중’, 4명이 숨진 안성 교량 붕괴 사고는 ‘영업정지 소송 진행 중’이다. 가장 오래된 2024년 3월 대구 사고까지 조사 진행 상태로 남아 있다.

8명이 숨진 사고들의 조사와 소송이 모두 끝나지 않은 사이 안전보건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영업정지는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효력이 멈췄다. 그리고 그 결정 44일 뒤, 광주 현장에서 또 한 사람이 숨졌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ESC 또는 배경 클릭하여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