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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KCC 회장. (사진=K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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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와중에도 상여금 꼬박꼬박…KCC 정몽진 회장 4년간 배당 포함 826억 챙겨

정몽준 KCC 회장. (사진=KCC)
정몽준 KCC 회장. (사진=KCC)

KCC그룹이 ‘안전 경영’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과 달리, 공장과 건설 현장에서는 하청 노동자들의 사망 사고가 수년째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처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당국의 압수수색과 조사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정몽진 KCC그룹 회장은 최근 4년간 급여·성과급 107억 원에 배당 수익 약 719억 원을 더해 총 826억 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돼 ‘총수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22일 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가장 최근인 지난 18일 오전 전남 여수시 KCC 여천공장에서 협력업체 소속 60대 노동자가 상부에서 떨어진 구조물에 머리를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즉각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KCC 사업장 내 사망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에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부산신항에서 선박 하부 세척 작업을 하던 하청 잠수부 2명이 산소 공급 장비로 유입된 치사 농도의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졌다. 이 사고로 고용노동부와 해양경찰은 같은 해 10월 원청인 HMM과 KCC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앞서 2023년 3월에는 KCC건설이 시공하는 부산 동래구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하청 노동자가 40m 아래로 추락해 숨졌고, 2022년 9월에는 강원 원주 문막공장 증설 현장에서 감전 사고로 하청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KCC건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추락사와 감전사로 각각 기소되면서, 대기업 계열사 중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두 차례 기소된 유일한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사고 피해자는 모두 하청·협력업체 노동자들로, ‘위험의 외주화’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현장의 안전 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으나 정몽진 회장의 보수는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KCC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정 회장은 최근 4년간 KCC에서만 총 106억 8천4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도별로는 ▲ 2022년 23억 8천300만 원(급여 21억 9천800만 원·상여 1억 8천400만 원) ▲ 2023년 27억 3천400만 원(급여 23억 1천400만 원·상여 4억 1천800만 원) ▲ 2024년 27억 100만 원(급여 23억 9천000만 원·상여 3억 900만 원) ▲ 2025년 28억 6천600만 원(급여 25억 8천300만 원·상여 2억 8천200만 원) 등이다.

KCC건설이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기소되고 본사가 압수수색을 당하는 와중에도 정 회장에게는 해마다 수억 원의 성과급(상여)이 지급됐다. 공시된 상여 산정 기준을 보면 ‘제품평가·수익성·매출 신장’ 등 재무적 성과만 반영됐을 뿐, 현장 안전 관련 지표는 평가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여기에 정 회장은 KCC 최대주주(지분율 약 20%)로서 주당 결산배당금을 2023 회계연도 7,000원, 2024 회계연도 9,000원에 이어 2025 회계연도에는 14,000원(분기배당 1,000원 포함 시 1만5,000원)으로 단계적으로 대폭 인상하며, 최근 4년간(2022~2025 회계연도) 개인 지분 배당 수익만 약 71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 회장을 둘러싼 잡음은 안전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정 회장은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제출하면서 실바톤어쿠스틱스 등 차명 회사와 친족이 보유한 관계사 등 총 10개 사의 자료를 고의로 누락한 혐의로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벌금 7천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KCC건설이 모회사인 KCC로부터 자재를 대량 매입하고, KCC는 KCC건설로부터 시공 수익을 거두는 등 매년 수백억~수천억 원 규모의 특수관계자 간 내부 거래를 통한 ‘부의 이전’ 지적도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지배구조 속에서 승계 작업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정 회장의 자녀인 정재림 상무이사의 KCC 보통주 보유 주식 수는 2024년 말 5만 5천468주에서 2025년 말 9만 1천197주로 1년 새 약 3만 5천700주 증가했다.

KCC는 그동안 ‘중대재해 ZERO’ 캠페인을 벌이고 사내에 환경·보건·안전(EHS)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안전 경영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그러나 반복되는 사망 사고와 총수 일가의 거액 연봉·지분 확대가 맞물리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말뿐인 구호’라는 비판이 피하기 어렵게 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노동자의 안전보다 총수 일가의 수익과 경영권 승계가 우선시되는 구조에서는 사고 재발을 막기 어렵다”며 “실질적 경영 총수인 정 회장이 도덕적·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고용노동부가 이번 여천공장 사망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의 의무 위반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정 회장이 향후 사법적 책임론을 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CC 측은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별다른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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