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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오른쪽)이 베트남 호찌민시 인민위원회 판 반 마이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롯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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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상징사업 롯데 ‘베트남 투티엠’, 철수 번복 직후 9000억 세금 폭탄 논란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오른쪽)이 베트남 호찌민시 인민위원회 판 반 마이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롯데그룹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오른쪽)이 베트남 호찌민시 인민위원회 판 반 마이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2년 직접 착공식을 찾았던 베트남 호찌민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사업이 한 차례 철수를 선언했다 되살아난 직후 9000억원대 세금 체납 문제에 다시 발목을 잡혔다.

9일 국내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시행사인 롯데 프로퍼티스 HCMC는 지난해 8월 호찌민시에 사업 중단과 토지 반환을 공식 통보하며 사실상 사업을 접었다. 그러다 올해 5월 현지 개발사 팟닷과 손잡고 재개를 추진했고, 지난 3일 팟닷의 지분 35% 인수가 최종 승인됐다.

그런데 나흘 뒤인 지난 7일 베트남 현지 매체 비엣바오 등의 보도로 15조7040억동(약 9000억원)에 달하는 세금 체납 사실이 알려졌다.

체납액은 지난 1일 기준으로, 정부 배정 토지에 대한 사용료 9조640억동과 일시납 토지 임대료 6조6390억동을 합친 금액이다. 90일 넘게 밀린 장기 연체로, 호찌민시 세무국은 지난 2일 30일 안에 완납하지 않으면 법정대표자인 전성호 법인장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통보했다. 전 법인장은 롯데건설이 파견한 임원이다.

■ 1조가 3.5조로…철수했다 여덟 달 만에 되살아난 사업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는 호찌민시 투티엠 신도시 2A 기능지구에 롯데쇼핑·호텔롯데·롯데건설·롯데지주가 함께 참여해 쇼핑몰·오피스·호텔·주거시설을 짓는 복합개발사업이다. 신 회장은 2022년 9월 착공식에 그룹 유통·호텔·건설 부문 경영진을 이끌고 직접 참석해 힘을 실었다.

하지만 인허가와 토지사용료 산정이 8년 가까이 늘어지면서 총사업비는 애초 1조원대에서 3조5000억원대로, 토지사용료는 1000억원대에서 1조원대로 불어났다. 이 중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수주한 도급 계약금액(1조315억원)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늘어난 건 토지비·금융비용을 포함한 전체 사업비 쪽이다.

롯데는 2021년에도 이 법인 지분 40% 중 12%를 매각하려다 2023년 9월 계약을 해제한 적이 있다. 결국 지난해 8월 22일에는 “프로젝트를 더는 진행할 수 없다”며 호찌민시에 사업 중단과 토지 반환을 공식 통보했다.

철수 이후 현지에서 재추진 논의가 이어졌고, 롯데는 토지사용료 추가 면제와 외부 투자자 지분 참여 확대를 요청했다. 그 결과가 팟닷과의 협력이다. 팟닷은 지난 5월 27일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시작으로 계약금과 중도금을 나눠 납부해 지금까지 누적 2조4440억동(약 1400억원)을 지급했고, 지난 3일 지분 35% 취득이 최종 승인됐다.

사업이 다시 궤도에 오르는 듯했던 시점에 9000억원대 체납 사실이 공개되면서, 한 번 접었던 사업의 두 번째 위기 가능성이 제기된다.

■ 롯데 “규제 탓 일시 지연”…신동빈 세 번째 이름 건 사업의 다음 고비

롯데 측은 이번 체납이 사업 부실이 아니라 금융 규제에 따른 일시적 지연이라는 입장이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대출잔액 비율 관리와 부동산 부문 신용공급 규정을 강화하면서 애초 계획한 토지사용료 납부를 위한 자금 조달 일정이 밀렸다는 설명이다.

롯데는 현지 대주단과 협의해 자금 집행 시점을 앞당겨 이달 중순 토지사용료를 완납하고, 베트남 국영은행 두 곳이 참여하는 신디케이티드론 방식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오는 15일 계약 체결해 자금 집행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의 이름은 이 사업 곳곳에 걸려 있다. 계열사별 사업보고서를 보면 팟닷 지분 인수 전 이 법인은 롯데쇼핑 40%, 호텔롯데 30%, 롯데건설 15%, 롯데지주 15%로 정확히 100%를 나눠 쥐고 있었다. 신 회장은 그룹 동일인(총수)이자 15%를 보유한 롯데지주의 대표이사이고, 지난해 3월에는 최대 지분(40%)을 가진 롯데쇼핑 각자대표이사에도 새로 이름을 올렸다. 이 사업에 걸린 롯데 지분의 절반 이상을 신 회장이 대표를 맡은 두 회사가 쥐고 있는 셈이다.

팟닷이 35%를 인수한 뒤 전해진 지분 구조(롯데쇼핑 30.59%·호텔롯데 22.94%·롯데건설 11.47%)에는 롯데지주의 15%가 빠져 있어, 이 몫이 어디로 갔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확인 결과 롯데쇼핑은 지난 3월 사업보고서에서 이 법인을 지분법 관계기업으로 분류하며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 2929억원, 부채는 9억3000만원뿐이라고 신고했다. 1년 전(14억9000만원)보다 오히려 줄어든 수치로, 9000억원대 체납은 아직 어느 계열사 장부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문제는 지난달 10일과 이달 1일 롯데쇼핑·호텔롯데가 각각 새로 낸 회사채 투자설명서다. 팟닷과의 재개 절차가 이미 진행 중이던 시점인데도 두 설명서 모두 이 법인을 지분율 40%로만 표기했을 뿐, 사업 철수·재개 이력이나 조세 리스크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관건은 롯데가 밝힌 일정이 실제로 지켜지느냐다. 30일 체납 시한은 다음 달 1일을 전후해 끝나고, PF 대출 계약은 오는 15일 예정돼 있다. 두 일정이 예정대로 맞물리면 일시적 자금 조달 지연이었다는 롯데 측 설명이 힘을 받겠지만, 어긋날 경우 법정대표자 출국 금지가 현실화하며 두 번째로 좌초한 상징사업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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