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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유통 본사 사옥 전경.(코레일유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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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경고 8주 뒤 코레일유통 ‘매출 7천억’…순매출 3558억은 안 밝혔다

코레일유통 본사 사옥 전경.(코레일유통 제공)
코레일유통 본사 사옥 전경.(코레일유통 제공)

대통령이 코레일 자회사의 효율성을 따져보라고 지시한 지 8주 만에, 코레일유통이 ‘매출 7000억 원’을 전면에 내세운 실적 홍보에 나섰다. 자회사 통폐합 논의가 본격화한 시점에 공시에는 함께 기재된 순매출과 영업이익은 제외하고 가장 큰 수치인 총매출만 대외에 부각한 것이다.

회사가 내세운 7000억 원은 회계기준상 ‘총매출’이다. 같은 공시 문서에는 순매출 3558억 원과 영업이익 102억 원도 함께 기재돼 있었지만 보도자료에는 담기지 않았다. 공보실장 출신인 박정현 대표는 이를 토대로 “외연 확장과 매출 증대를 꾀하겠다”며 추가 성장 계획까지 제시했다.

코레일유통의 2025 회계연도(제22기) 포괄손익계산서 일부. 빨간색 상자로 강조된 당기 매출액은 355,874,330,775원(약 3,558억 원)이다. 이는 총매출(약 7,091억 원)에서 특정상품매출원가 등 매출 차감 항목(약 3,532억 원)을 제외하고 계상된 순매출액(수익) 기준이다. (출처: 코레일유통 감사보고서)
코레일유통의 2025 회계연도(제22기) 포괄손익계산서 일부. 빨간색 상자로 강조된 당기 매출액은 355,874,330,775원(약 3,558억 원)이다. 이는 총매출(약 7,091억 원)에서 특정상품매출원가 등 매출 차감 항목(약 3,532억 원)을 제외하고 계상된 순매출액(수익) 기준이다. (출처: 코레일유통 감사보고서)

28일 코레일유통 홈페이지 보도자료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를 대조한 결과, 회사가 대외적으로 내세운 ‘매출 7000억 원’은 손익계산서상 순매출 3558억 원의 약 두 배 규모였다. 두 수치 모두 공시에 공개돼 있었지만 보도자료에는 총매출만 제시됐고, 총매출 기준이라는 설명이나 순매출·영업이익은 찾아볼 수 없었다.

■ 대통령 “민영화 염두에 두고 쪼갠 듯”…59일 뒤 나온 ‘창사 최대’

2025년 12월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이재명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코레일 자회사 5곳을 겨냥해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쪼개진 것처럼 보인다"며 효율성 점검을 지시했다. 화면 자막은 코레일유통의 역사 매장 관리 업무를 확인하는 문답 대목이다. [사진출처=KTV 생중계 화면 갈무리]
2025년 12월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이재명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코레일 자회사 5곳을 겨냥해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쪼개진 것처럼 보인다”며 효율성 점검을 지시했다. 화면 자막은 코레일유통의 역사 매장 관리 업무를 확인하는 문답 대목이다. [사진출처=KTV 생중계 화면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12월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코레일 자회사 5곳을 겨냥해 “이들 자회사가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쪼개진 것처럼 보인다”며 “실제로 효율을 높였는지 적절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전체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정정래 코레일 사장직무대행은 “아직 점검은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코레일유통은 점검 대상 5곳 중 하나였다.

59일 뒤인 2026년 2월 9일 코레일유통 홍보문화처는 ‘철도역의 재발견…코레일유통, 매출 7천억 시대 열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자료는 “‘수익성 개선’과 ‘공공가치 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철도역 상업시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수익성 개선을 성과로 내세운 이 자료에 영업이익과 순이익 수치는 한 건도 담기지 않았다. 자료에 등장한 실적 숫자는 ‘7천억’ 하나뿐이었다.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2025년 영업이익은 102억1912만 원, 순이익은 91억8716만 원이다. 이 자료를 받아 쓴 언론 보도에도 ‘총매출 기준’이라는 단서나 영업이익·순이익 수치는 대부분 등장하지 않았다.

이후 국토부는 코레일과 5개 자회사, 한국교통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꾸렸고, 6월 30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자회사를 5곳에서 3곳으로 줄이는 통합방안을 의결했다. 코레일유통은 코레일로지스와 합쳐진다. 박 대표의 임기는 2027년 2월까지다.

■ 공시엔 ‘총매출 7091억·순매출 3558억’ 나란히…보도자료엔 큰 숫자만

코레일유통이 알리오에 제출한 ‘요약 포괄손익계산서’에는 2025년 결산 기준 ‘수익(매출액)’ 7091억 원과 ‘순매출’ 3558억 원이 나란히 적혀 있다. 2026년 4월 13일 제출된 이 공시에는 5개 연도의 두 숫자가 모두 표기돼 있다. 총매출은 2021년 3782억 원에서 2022년 4960억 원, 2023년 5992억 원, 2024년 6799억 원, 2025년 7091억 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순매출은 2074억 원, 2620억 원, 3093억 원, 3389억 원, 3559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은 2021년 82억 원 적자에서 2025년 102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코레일유통이 2026년 2월 9일 홈페이지 홍보센터 보도자료 게시판에 올린 '철도역의 재발견…코레일유통, 매출 7천억 시대 열었다'. 등록자는 홍보문화처로 표기돼 있다. 회사는 이 자료에서 '매출 7천억 원'을 창사 이래 최초 실적으로 제시했지만, 같은 해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매출액은 3558억7433만 원이었다. [사진출처=코레일유통 홈페이지 갈무리]
코레일유통이 2026년 2월 9일 홈페이지 홍보센터 보도자료 게시판에 올린 ‘철도역의 재발견…코레일유통, 매출 7천억 시대 열었다’. 등록자는 홍보문화처로 표기돼 있다. 회사는 이 자료에서 ‘매출 7천억 원’을 창사 이래 최초 실적으로 제시했지만, 같은 해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매출액은 3558억7433만 원이었다. [사진출처=코레일유통 홈페이지 갈무리]

두 숫자가 벌어지는 이유는 회계처리 방식에 있다. 회사가 물건을 사들여 자기 책임으로 팔면 손님이 낸 돈 전부가 매출이 된다. 코레일유통이 역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매장의 ‘직영상품매출’ 2251억 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역사에 입점한 다른 업체의 매장은 처리 방식이 다르다. 2025사업연도 감사보고서 주석의 수익인식 항목은 “당사가 거래의 당사자가 아니라 공급자의 대리인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 고객에게 청구한 금액에서 재화나 용역의 실질적인 공급자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을 차감한 순액을 특정상품매출로 인식하고 있다”고 기재하고 있다. 물건을 파는 주체는 입점업체이고 코레일유통은 상업시설을 운영·관리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에, 손님이 낸 돈 전부가 아니라 회사에 돌아오는 몫만 매출로 인식한다는 의미다.

그 비율은 감사보고서에 그대로 드러난다. 특정상품매출의 ‘상계 전 총액’은 4359억908만 원인데, 회사가 매출로 인식한 ‘상계 후 순액’은 982억1481만 원이다. 총액의 22.5%다. 나머지 3376억9427만 원은 상품을 공급한 업체에 돌아갔다.

2025사업연도 감사보고서 주석 21은 이 구조를 표로 정리해 두고 있다. 상품매출 6610억9885만 원, 광고매출 331억6441만 원, 임대매출 111억7324만 원 등을 더한 ‘총매출’이 7091억656만 원, 여기서 특정상품매출원가 3376억9427만 원과 특정매입원가(광고) 155억3796만 원을 합한 ‘매출차감’ 3532억3224만 원을 뺀 ‘수익(순매출액)’이 3558억7433만 원이다. 회사가 대외적으로 제시해 온 ‘7천억’은 이 표의 맨 윗줄이다.

총매출 7091억 원을 취급해 회사가 남긴 영업이익은 102억1912만 원이다. 총매출 대비 1.44%, 순매출 대비 2.87%다. 보도자료에서 빠진 숫자가 이것이다.

알리오 공시에 따르면 코레일유통의 총매출 산식은 연도별로 같지 않았다. 2021~2023년에는 순매출에 특정상품매출원가를 더한 금액이 총매출과 일치했다.

반면 2024년과 2025년에는 여기에 ‘특정매입원가(광고)’까지 포함돼 총매출이 산정됐다. 2025년 결산 기준 순매출 3558억 원에 특정상품매출원가를 더하면 6936억 원이지만, 광고 부문 155억 원이 추가 반영되면서 총매출은 7091억 원으로 집계됐다.

즉 2023년까지의 산식을 그대로 적용하면 총매출은 약 6936억 원으로, 회사가 홍보한 ‘창사 첫 7000억 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7000억 원 돌파는 광고 부문까지 총액 기준으로 포함된 이후 가능해진 셈이다.

■ 회사 “유통업계 관행”…공시엔 기준 밝혔지만 보도자료엔 없어

코레일유통 홍보문화처장은 “알리오상 포괄손익계산서에도 7091억 원이 매출액으로 표기돼 있다”며 “총매출액과 순매출액은 구분되는 개념이고, 유통업계에서는 이 둘을 병기하거나 병용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매출이 매출이 아닌 것은 아니다”라며 “코레일유통뿐 아니라 다른 유통업계에도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본지가 비교 대상이 될 만한 구체적 업체를 물었으나 처장은 “특정 업체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실제로 백화점 등 특정매입거래 비중이 높은 유통업체들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 이후 총매출액과 순매출액을 구분해 관리해 왔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도 백화점은 총매출(거래액) 기준으로 집계한다. 총매출을 제시하는 것 자체는 업계에서 통용되는 방식이다.

문제는 공시와 보도자료 사이의 간극이다. 회사는 공시에서 총매출과 순매출을 모두 적었지만, 대외 보도자료에는 총매출 하나만 담았고 ‘총매출 기준’이라는 설명도 붙이지 않았다. 업계가 실적 발표 때 통상 산정 기준을 함께 밝히는 것과 대비된다. ‘수익성 개선’을 앞세운 자료에서 정작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 핵심 수익성 지표가 빠진 점도 같은 맥락이다.

코레일유통은 2007년 4월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돼 경영정보 공시 의무를 지고 있다. 공공기관이 경영성과를 대외에 알릴 때는 거래 규모와 회계상 매출액을 구분해 제시하고, 산정 기준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코레일유통 홍보문화처장은 “사업 주체는 저희입니다, 전체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감사보고서 주석에는 회사가 거래의 공급자가 아닌 경우 일부 거래에 대해 공급자의 대리인 역할을 수행하고, 고객에게 청구한 금액에서 실제 공급자에게 지급할 금액을 차감한 순액을 매출로 인식한다고 기재돼 있다. 총매출과 순매출을 둘러싼 설명 방식의 차이가 남은 대목이다.

■ 코레일유통 입장

코레일유통은 이 기사가 보도된 뒤인 31일 ‘사실관계 설명자료’를 통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알려왔다.

대통령이 코레일 자회사의 효율성을 따져보라고 지시한 지 8주 만에 실적 홍보에 나섰다는 대목에 대해 회사는 “연간 결산 일정에 따라 매년 사업 결산이 완료되는 시점(2월경)에 맞추어 전년도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시문서에는 순매출과 영업이익도 함께 기재돼 있었지만 보도자료에는 담지 않았다는 대목에 대해서는 “사상 최대의 실적 달성을 홍보하는 보도자료의 목적에 따라 내용을 구성한 것일 뿐 필수 공개사항을 누락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회사는 이어 “코레일유통은 관계 법령과 회계기준에 따라 매출 자료를 투명하게 공시하고 있다”며 “회사의 명의로 영업하는 모든 행위에 대한 실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으며, 이는 특정 시기나 특정 경영진의 방침이 아니라 창사 이래 일관되게 유지해 온 매출관리 방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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