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보유한 롯데쇼핑 주식 가운데 담보로 제공되지 않은 물량의 95.8%를 매도한다. 매도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신 회장에게 남는 담보 부담 없는 물량은 1만여 주에 그치게 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은 롯데쇼핑 보통주 32만4,100주를 오는 21일부터 9월 18일까지 29일간 장내 매도하겠다고 신고했다. 신 회장은 롯데쇼핑 대표이사이자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주요주주이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롯데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다. 매도 계획은 지난달 22일 제출한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등 거래계획보고서’에 담겼다.
예상 단가는 보고서 작성 기준일 전날인 지난달 21일 종가 13만400원으로, 거래금액은 422억6,264만원 규모다. 거래 목적란에는 ‘현금 유동성 확보’라고 적혔다. 시장 수급 상황에 따라 시간외 대량매도를 병행할 수 있다는 단서도 붙었다.
매도가 완료되면 신 회장의 롯데쇼핑 지분율은 10.23%(289만3,049주)에서 9.08%(256만8,949주)로 낮아진다. 매각 물량은 발행주식총수 2,828만8,755주의 1.15% 수준이다.
담보 내역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신 회장이 지난 3일 제출한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는 보유 주식 중 255만4,900주(9.03%)를 한국증권금융에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체 보유분에서 이를 제외하면 담보가 설정되지 않은 주식은 33만8,149주다. 이번 매도 예정 물량 32만4,100주는 이 미담보 물량의 95.8%에 해당하며, 거래가 종료되면 남는 미담보 주식은 1만4,049주로 줄어든다.
담보로 제공된 255만4,900주에 설정된 대출은 3건, 총 2,539억원 규모다. 금리는 연 4.13~4.58% 수준으로, 연간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은 약 112억7,000만원에 이른다. 이 대출 약정에는 롯데지주 보통주 976만2,000주도 함께 담보로 제공돼 있다.
반면 롯데쇼핑이 지난 6월 결의한 주당 1,300원의 중간배당에 따라 신 회장이 수령한 배당금은 세전 약 37억6,096만원으로, 연간 담보대출 이자의 33.4% 수준이다. 자기주식을 제외한 배당금 총액은 367억5,183만원, 시가배당률은 0.7%였다.
주요 계열사의 실적과 재무 상황에서도 롯데그룹이 안고 있는 부담이 드러난다. 신 회장이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감사보고서 제출 공시에서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 9,431억원, 당기순손실 2조4,76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4년 순손실 1조8,256억원까지 합치면 2년 누적 순손실은 4조3,017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여수공장을 물적분할해 여천NCC와 합병하는 내용의 공동사업재편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지분 44.02%를 보유한 롯데건설은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서 발주처 등에 제공한 건설업 채무보증이 197건, 11조1,39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공시의 경영위원회 의사록에는 지난해 6월과 7월 홈플러스 점포를 담은 부동산펀드 대출약정의 만기 연장 및 리파이낸싱 안건 4건이 잇달아 원안 가결된 내역이 담겼다.
최진환 대표가 이끄는 롯데렌탈은 지난달 31일 해명공시에서 “당사의 최대주주 등에게 확인한 결과, TPG 측과 롯데렌탈 지분매각 관련 실사 등 논의를 진행한 바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재공시 예정일은 오는 10월 30일이다.
신 회장의 매도 계획이 알려진 지난달 23일 롯데쇼핑 주가는 오버행(잠재적 과잉물량) 우려로 장중 12% 넘게 하락했다. 롯데쇼핑은 오는 7일 오전 9시 30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매도는 지난달 21일 종가를 기준으로 예상 금액이 산출된 만큼 실제 거래 가격에 따라 신 회장이 확보하는 현금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또 자본시장법상 주식 거래계획을 제출한 보고자는 예정된 거래금액의 70~130% 범위에서 실제 거래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