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0만원을 넘었던 ‘황제주’ LG이노텍이 석 달여 만에 고점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하락세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불린 2분기 실적 발표 뒤 오히려 가팔라졌는데, 직전 분기와 견주면 영업이익은 16.8% 줄어 있었다.
18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LG이노텍 주가는 이날 장중 53만원대에서 거래됐다. 지난 6월 1일 장중 기록한 사상 최고가 178만8000원과 비교하면 약 70% 낮은 수준이다. 불과 석 달여 만에 주가가 고점의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온 셈이다.
주가 급락으로 시가총액도 크게 줄었다. 발행주식 2366만7107주를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6월 1일 36조2107억원에서 이날 12조5909억원으로 감소했다. 석 달 반 만에 23조6198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반기 말인 6월 30일 종가 98만1000원과 비교해도 주가는 45.8% 하락했다.
하락세는 2분기 호실적 발표 이후 오히려 가팔라졌다. LG이노텍은 7월 27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당시 61만4000원이던 주가는 사흘 뒤인 30일 42만4000원까지 30.9% 급락하며 올해 종가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8월 14일 65만4000원까지 반등했지만 다시 50만원대 초반으로 내려왔다.
2분기 실적에서 가장 부각된 숫자는 영업이익의 전년 동기 대비 2057% 증가였다. 영업이익은 24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4억원에서 20배 넘게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자체가 100억원대에 그쳤던 만큼 기저효과도 컸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흐름은 달라진다.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2953억원에서 2458억원으로 16.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291억원에서 1697억원으로 26.0% 줄었다. 매출은 1분기 5조5348억원에서 2분기 5조5272억원으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한 가운데 수익성이 전분기보다 낮아진 셈이다.
증권가가 지목한 부품 단가 인하(CR) 우려도 이 같은 흐름과 맞물린다. NH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12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현대차증권은 145만원에서 103만원으로 각각 낮췄다. 반면 DS투자증권은 최근 주가 하락을 비중 확대 기회로 평가하며 목표주가 130만원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가장 낮은 목표주가인 100만원도 이날 주가보다 약 88% 높다.

주가 하락은 소액주주가 보유한 지분 가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소액주주는 29만823명으로, 전체 발행주식의 51.91%인 1228만5178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이 당시 보유 주식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단순 가정하면, 6월 말 98만1000원이던 주가가 이날 53만2000원으로 떨어지면서 해당 지분의 평가가치는 약 5조5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후 개별 주주의 매매 내역은 확인할 수 없어 이를 실제 투자손실액으로 볼 수는 없다.
경영진도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문혁수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7월 22일 LG이노텍 주식 200주를 주당 62만원에 장내 매수했다고 신고했다. 총 1억2400만원 규모다. 이날 주가를 적용하면 평가액은 1억640만원으로, 매입가보다 1760만원(14.2%) 줄었다. 같은 달 다른 임원 3명도 주당 57만9000원에서 73만원 사이에서 회사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LG이노텍 최대주주는 지분 40.79%(965만3181주)를 보유한 LG전자다. LG전자의 최대주주는 지분 35.26%를 보유한 지주회사 ㈜LG이며, ㈜LG 최대주주는 구광모 회장으로 지분율은 16.60%다.
LG전자가 보유한 LG이노텍 주식의 평가가치 역시 크게 줄었다. 6월 1일 종가와 비교하면 약 9조6339억원, 6월 말과 비교하면 약 4조3343억원 감소했다.
LG이노텍은 이날 오는 21~22일 홍콩에서 CLSA증권과 BofA증권이 주관하는 콘퍼런스에 참석한다고 공시했다.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1대1 및 소그룹 미팅을 열어 회사 소개와 사업 현황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날 공시된 일정에는 국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별도 설명회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주가와 별개로 안전 관련 사안도 남아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8월 6일 경북 구미시 공단동 사외기숙사에서 전날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숨졌다고 중대재해 발생 사실을 공시했다. 회사는 사고 원인을 ‘미상’으로 기재하고,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중대재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정될 경우 정정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최초 공시 이후 43일이 지난 이날까지 관련 정정공시는 나오지 않았다.
LG이노텍은 지난해 6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용노동부로부터 과태료 1830만원을 부과받았다. 올해 6월에는 공정안전보고서 이행상태 관련 위반으로 과태료 180만원을 부과받아 감경된 금액을 납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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