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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우 대한제당 대표이사 사상 (사진=대한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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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우 대한제당, 603억 적자에도 배당 111억·자사주 200억… 임원들은 회사 돈 빌려 주식 매수

강승우 대한제당 대표이사 사상 (사진=대한제당)
강승우 대한제당 대표이사 사장 (사진=대한제당)

설탕 가격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수천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제당업체들이 법원에서 과징금 납부 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직후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해외 출자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제당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2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 계약 기간은 7월 7일부터 1년간이며 NH투자증권을 통해 진행된다. 공시상 계약 목적은 “주식 가격 안정 및 기업가치 제고”다. 이 안건을 의결한 이사회의 의장이자 주요사항보고서에 이름을 올린 대표이사는 2020년 3월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강승우 대표이사 사장이다.

이 결정은 법원으로부터 과징금 집행정지 결정문을 수령한 지 엿새 만에 이뤄졌다. 대한제당은 설탕 담합 건으로 공정위로부터 1천273억7천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나 불복 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지난 6월 30일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과징금 127,378,000,000원의 납부명령은 2026년 12월 31일까지 그 집행을 정지한다”는 결정을 받았다. 이 과징금은 2024년 말 자기자본의 22.78%에 해당한다.

앞서 대한제당 측 대리인은 지난 2월 11일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과징금을 일시에 납부하게 되면 당장 원당을 구매할 대금을 결제하지 못하는 등 매출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지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수준이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며 현금 유동성 위기를 주장했다. 이에 공정위 조사관은 “대한제당은 현금 부족 문제를 언급했지만 2024년 재무제표를 확인해 본 결과 대한제당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16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확인됩니다”라고 반박했다.

공시로 확인되는 유동성도 조사관 지적에 가깝다. 대한제당의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천392억1천664만원, 기타유동금융자산은 1천591억9천446만원이다. 과징금은 지난해 말 기타충당부채로 잡혔다가 1분기 중 미지급금으로 대체돼, 갚아야 할 채무로는 이미 장부에 반영된 상태다.

대한제당은 과징금 여파로 지난해 연결 기준 603억19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1조3천562억7천602만원, 영업이익은 565억5천593만원으로 오히려 전년보다 52.9% 늘었지만 과징금이 손익을 뒤집었다. 회사도 사업보고서에서 “제당 3사 불공정행위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274억원을 부과받아 603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며 적자전환하였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주주환원은 예정대로 집행됐다. 회사는 지난 2월 27일 이사회에서 배당금 총액 111억5천937만원(보통주 1주당 120원, 우선주 125원)의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4.0%다. 5월 8일에는 보유 자사주 345만4천665주를 전량 소각했고, 이어 7월 자사주 신탁 200억원을 결정했다. 배당과 자사주 신탁을 합치면 회사 현금이 실제 빠져나가는 규모만 311억원대다.

주주환원의 최대 수혜자는 오너 일가다. 지난 13일 제출된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보면 2006년부터 사내이사로 회사를 총괄해온 설윤호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24.21%를 갖고 있고, 박선영 명예회장 14.72%, 설혜정 씨 9.90% 등 특수관계인 20명의 지분율은 50.65%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임원들이 회사와 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려 자사 주식을 사들인 사실도 드러났다. 강 대표를 비롯한 등기임원과 계열사 임원 17명은 3월 말과 6월 초 두 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주식을 매수했다. 강 대표와 이효섭 전무 등 5명은 대한제당에서 각 1억5천만원을 빌렸고, 나머지 임원들은 대한제당 또는 티에스사료·티에스개발·티에스우인·대한에프에스에스 등 계열사에서 3천만~5천만원씩을 차입했다. 차입 기간은 모두 2년이며 주식 담보 제공은 없다.

한편 회사는 지난 5월 12일 과징금 납부명령 효력정지 결정문 수령 사실을 공시한 같은 날 ‘2026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자율공시했다. 2028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7%, 주가순자산비율(PBR) 0.8, 배당금 100억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이다. 다만 이 공시의 지난해 배당성향 항목은 “해당 사업연도 적자 당기순이익으로 미기재하였습니다”라며 비워뒀다.

담합에 함께 적발된 삼양사도 과징금 납부를 미룬 채 대규모 자금을 집행했다. 삼양사가 올해 공시한 공정위 과징금은 설탕 1천302억5천100만원, 전분 및 전분당 2천103억4천만원, 밀가루 947억8천700만원 등 세 건 4천353억7천800만원으로, 지난해 말 연결 자기자본의 24.4%에 달한다. 이 가운데 설탕 과징금은 6월 30일 서울고법 결정으로 연말까지 집행이 정지됐다.

삼양사는 설탕 과징금 납부명령의 1차 효력정지 기간 중이던 6월 18일 이사회를 열어, 일본 자회사 ‘삼양 코퍼레이션 재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천542억5천389만원을 출자하고 미즈호은행 인수금융에 1천695억6천540만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기로 의결했다. 각각 자기자본의 14.24%와 9.50% 규모로, 일본 향료기업 소다아로마틱 인수를 위한 자금이다.

삼양사는 지난해 개별 기준 3천182억8천5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 회사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는 지난해 11월 26일 “담합 혐의 관련 최낙현 대표이사 구속에 따른 보고”를 받았고, 이후 올해 3월 26일 이운익 대표이사가 새로 선임됐다.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CP) 전담부서 구성과 운영규정 개정은 올해 상반기에야 이뤄졌다.

제당 3사 중 과징금을 실제로 내고 있는 곳은 CJ제일제당뿐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 1분기 보고서에서 3월 5일 부과받은 과징금 1천383억6천200만원에 대해 “시정명령 이행 및 과징금 납부(분할)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3사 과징금을 합하면 3천959억9천100만원이며, 이 중 대한제당과 삼양사의 설탕 과징금 2천576억2천900만원은 최소 연말까지 국고로 들어오지 않는다.

법정 다툼과 민사 소송도 본격화하고 있다. 삼양사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8월 27일로 잡혔다. 지난 26일에는 서울·경기 지역 중식당 12곳이 CJ제일제당·삼양사 등을 상대로 밀가루 담합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같은 원고들의 설탕 담합 손해배상 소송도 이어졌다. 앞서 지방 제과업체도 제당 3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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