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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출처=효성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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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조현준, 화학 구했지만 효성티앤씨 흔들… 이규호 코오롱엔 ‘페라리 텃밭’ 내줬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출처=효성그룹 제공)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출처=효성그룹 제공)

효성그룹이 완전자본잠식 위기에 처했던 효성화학을 살려내는 데 성공했지만, 주력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의 재무 부담이 가중되며 휘청이고 있다.

그사이 조현준 효성 회장이 20년 가까이 공들여온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의 국내 독점 유통망마저 코오롱그룹에 일부 자리를 내주며, 경영 안팎의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 효성화학 살리고 덤터기 쓴 효성티앤씨… 재무·주가 ‘비상’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효성화학은 지난달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유지 결정을 받아 매매거래가 재개됐다.

2024년 458.6%에 달했던 자본잠식률을 벗어나고, 당기순이익 역시 3260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구사일생했다.

효성화학을 벼랑 끝에서 건져낸 구원투수는 효성티앤씨였다. 효성티앤씨는 효성화학의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특수가스(NF3) 사업부를 9216억원에 사들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효성티앤씨의 재무제표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효성티앤씨의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은 382억원으로 전년 대비 79.2% 급감했고, 영업이익도 7.1% 줄었다.

단기 재무 부담도 폭증했다. 데이터 플랫폼 ‘더 컴퍼스’ 분석에 따르면 효성티앤씨의 순차입금은 2024년 1조1985억원에서 2025년 2조1262억원으로 77% 폭증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2조2424억원까지 불어났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연결 이자비용은 215억원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862억원)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인수한 특수가스 법인 효성네오켐은 지난해 매출 1413억원에 영업손실 208억원, 당기순손실 186억원을 냈다.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 4월 53만5000원까지 올랐던 효성티앤씨 주가는 최근 27만원대까지 반토막 났다. 총주주수익률(TSR) 역시 호황을 맞은 효성중공업(3658%)과 달리 3.7%에 그쳐, 두 계열사 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 20년 페라리 독점 깨졌다… 코오롱 이규호, 영남권 딜러권 침투

효성티앤씨가 재무 부담을 짊어진 것과 별개로, 조현준 회장이 20년 가까이 지켜온 ‘페라리 독점 유통’에도 균열이 생겼다.

조 회장은 수입사 FMK를 통해 존 엘칸 페라리 회장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20년 가까이 페라리와 마세라티의 국내 유통을 독점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페라리가 국내 직판 법인 ‘페라리코리아’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달 25일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부산·영남권 공식 딜러 파트너로 최종 선정했다.

이로써 코오롱은 부산 해운대에 판매·서비스·부품을 아우르는 3S 센터인 ‘페라리 부산’을 열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코오롱이 수입 슈퍼카 유통에 진출한 것은 1987년 BMW를 들여온 지 39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를 코오롱그룹 경영 4세인 이규호 부회장의 작품으로 본다. 이웅열 명예회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단 1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혀온 만큼, 수입차 사업 성과는 이 부회장의 승계 정당성을 가늠할 핵심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수입차 유통을 둘러싼 오너가 구도는 이렇다. 조현준 회장은 FMK를 통해 페라리·마세라티 등 슈퍼카를 전담해왔으나 이번에 독점 체제 일부가 깨졌고, 동생인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벤츠와 도요타·렉서스, 랜드로버·재규어 등 일반 프리미엄 수입차 유통을 맡고 있다. 코오롱 쪽에서는 이규호 부회장이 BMW 중심이던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사업 영역을 이번 페라리(영남권) 확보로 넓혔다.

■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은 실속… 유통 계열사는 ‘동반 적자’

오너 3·4세 간의 브랜드 확보전은 화려하지만, 정작 이들이 이끄는 자동차 유통 계열사들의 내실은 엉망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 2조3503억원, 영업이익 234억원을 냈지만 당기순손실 16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에도 125억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2년 연속 적자이지만, 손실 규모는 크게 줄었다.

효성 FMK도 사정은 비슷하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FMK는 지난해 매출 486억원에 당기순손실 27억원을 기록했다.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 계열 수입차 딜러들의 실적도 엇갈렸다. 벤츠 딜러사인 HS효성더클래스는 지난해 순손실 70억원을 내며 전년(순이익 55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랜드로버·재규어 딜러사인 HS효성프리미어모터스는 순손실 11억원을 기록했고, 총부채가 총자산을 68억원 초과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감사보고서에는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적시됐다. 반면 도요타·렉서스 딜러사인 HS효성더프리미엄은 세전이익 39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했다.

결국 조현준 회장의 페라리 독점 체제에 균열이 생기며 코오롱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했지만, 양측 모두 수입차 유통사업의 수익성 확보라는 과제는 여전히 안고 있는 셈이다. 화려한 브랜드 경쟁과 달리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오너 3·4세의 경영 성과 역시 결국 숫자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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