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곤철폐의 날 조직위원회가 현 정부의 사회 안전망 약화와 개발 중심 정책을 지목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불평등한 사회구조가 빈곤을 심화시키고 공공성을 무너뜨리는 근본 원인이라며 공공성 강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1017 빈곤철폐의 날 조직위원회’는 17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불평등 세상, 공공성으로 뒤집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의 빈민·장애·노동·인권·종교·사회단체 등 70여 개 단체가 모인 이들은 빈곤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치부하는 현 세태를 비판하며 사회구조적 해결을 촉구했다.
■ 정부 공약 후퇴 및 빈곤 현실 심화 비판
조직위는 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빈민의 삶이 여전히 위태롭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약속했던 부양의무자 완전 폐지와 생계급여 선정기준 상향 공약이 실제 국정과제에서는 후퇴하거나 목표 시점이 늦춰졌다고 비판했다. 생계급여에서만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의료급여는 2030년까지 점진적 완화를 계획하는 등 기존 공약에서 물러섰다는 것이다.
낮게 책정된 기준중위소득으로 인해 비수급 빈곤층이 113만 가구에 달하지만, 정부가 기준중위소득 현실화 계획조차 내놓지 않아 새 정부가 공약한 ‘빈곤층 제로’ 사회는 요원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쪽방·고시원 등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곳에서 180만 가구가 생활하고, 소득 하위 10%의 연평균 소득이 1천만 원에 불과한 현실을 들어 빈곤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주거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가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이 11.1년인 반면, 세입자 가구의 거주기간은 3.4년에 불과해 주거 불안정이 심각한 수준임을 드러냈다. 사회보장의 문턱이 높아 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 기후재난 시대, 공공성 강화만이 대안
기후재난이 안전하지 못한 집에 사는 이들과 불안정 노동자, 장애인 등 빈민에게 가장 극심하게 찾아오는 생존의 문제임을 강조하며 정부의 장기공공임대주택 확충 외면과 분양 주택 중심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문제 삼았다. 개발 중심의 주거정책이 집값만 부풀리고 세입자와 철거민의 삶을 파괴했으며, 개발의 이익이 소수에게 독점되는 사이 가난한 이들이 도시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규탄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가 ‘약자와의 동행’을 외치면서도 ‘노점단속특별사법경찰’을 확대해 노점상을 강력범죄자 다루듯 단속하고, 홈리스의 머물 권리를 앗아가는 등 제도 밖 약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직위는 “사람의 삶을 비용으로 계산하는 방식을 멈추고, 주거와 돌봄, 의료, 에너지, 교육, 교통 등 모든 영역에서 사회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은 새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정책 확대를 요구했으며, 박경석 김포장애인야학 교장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를 주장했다. 김소연 전국철거민연합 사무처장은 이윤만을 위한 도시개발정책을 규탄했고,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사회서비스 민영화 반대와 노동권 강화를 외쳤다. 최인기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수석부의장은 노점상 혐오 정책을 넘어 평등한 공존의 세계를 요구했다.
빈곤과 불평등에 맞서 공공성을 강화할 것을 호소한 조직위는 오는 18일 토요일 오후 13시 30분, 보신각에서 퍼레이드를 개최하여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들의 주장은 사회의 기본적인 안전망과 공공 서비스가 취약계층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환기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