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노조 파괴 논란… “노사 상생경영 시행하라”
삼성서울병원에서 노동조합 설립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어용노조가 설립되는 등 노조파괴 공작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는 서울시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서울병원 협력업체가 민주노조 설립 움직임을 파악하자 최근 삼성 계열사에서 횡행하고 있는 친여 노조를 선제적으로 만들어 노노 갈등으로 위장해 민주노조 파괴에 나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에서 환자이송을 담당하는 용역업체 ‘에스텍플러스’ 소속 비정규직 직원 50여명은 지난 8월5일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삼성서울병원새봄지부(이하 새봄지부)를 설립했다.
강남에 위치한 에스텍플러스는 연매출 300억원 이상의 인력 파견 공급 중견기업으로 삼성서울병원 뿐만 아니라 삼성화재, 삼성생명, 에스원 등 삼성 계열사에 파견직을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 계열사는 원·하청을 막론하고 무노조 경영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노동조합을 인정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후 노조 설립이 이어지는 분위기였다.
삼성서울병원내 노조 설립 이유는 환자이송 업무 인력 부족과 위계에 의한 갑질 등으로 환자이송 업무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새봄지부 설립 이후 노조는 노사 상생경영의 계기를 마련하고 몇 차례 대표자 면담을 요청했으나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새봄지부는 구청에 노조 설립 신고 과정에서 8월3일 이미 에스텍플러스 측 기업노조가 설립된 사실을 확인했다.
새봄지부는 “노동조합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회사 측에서는 노동조합을 만들지 않아도 근로시간면제 부여 등 노동조합에 상응하는 지위를 부여하고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회유에 나섰다는 소문이 이미 있었다”며 “또한, 선제적으로 관리자 중심으로 어용노조를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 설립이 점차 가시화되자 중간관리자 등이 중심이 돼 한 발 앞서 기업노조가 설립됐다”며 “현장에서는 지난 8월 초 중간관리자들이 휴가원 제출을 이유로 직원들을 호출해 사무실 옆 간이책상 등에서 설명도 없이 기업노조 가입원서를 받았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비슷한 시기 새봄지부 설립 준비에 앞장선 핵심 간부를 현장으로부터 분리하기 위해 전보 조치도 이뤄졌다.
이 간부는 부당 전보라며 완강히 거부했지만 이는 무시됐다.
새봄지부는 “현장인 환자 이송 업무에서 배제돼 상황실로 이동 조치됐다”며 “핵심 간부의 발을 묶어 노동조합 활동을 차단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졌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새봄지부는 이같은 에스텍플러스의 기업노조 설립과 새봄지부 간부 전보 등은 삼성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새봄지부는 “노조설립 이후 삼성서울병원에서 긴급 대책회의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노조 설립을 막지 못한다면 하청업체에도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확인할 수 없는 소문이 널리 펴져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소문에 대해 명확한 사실을 밝히지 않는 것은 결국 고용불안에 대한 위기감을 증폭해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측은 “본원 이슈가 아닌 에스텍플러스 회사 내부 문제여서 관련된 내용은 모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텍플러스 측은 “담당자가 자리에 없어 답변이 곤란하다”고 말하자, 뉴스필드는 질의 메모를 남겼지만 끝내 연락이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