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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상폐 위기 넘겼더니 ‘오너 유죄’…서희건설 이봉관·2조 원대 채무보증 리스크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법정에서 “대통령 영부인 격에 맞는 선물 하나 해야겠다 해서 말했더니 (김건희 여사가) ‘액세서리 없다’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사진은 2026년 3월 26일 MBC 보도 캡처.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법정에서 “대통령 영부인 격에 맞는 선물 하나 해야겠다 해서 말했더니 (김건희 여사가) ‘액세서리 없다’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사진은 2026년 3월 26일 MBC 보도 캡처.

채무보증 잔액 자기자본의 2.1배…사실상 전액 지역주택조합 중도금에 쏠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김건희 여사 알선수재 사건 1심에서 금품 제공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운데, 서희건설이 자기자본의 두 배가 넘는 2조2천억원대 채무보증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법조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계열사 횡령과 상장폐지 심사라는 사법·시장 리스크를 겨우 넘긴 직후 오너의 사법 리스크까지 더해진 상황에 놓였다.

■ 상폐 문턱 넘자마자 오너 ‘금품공여’ 유죄…두 달 새 갈린 운명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는 지난 26일 김건희 여사 알선수재 사건 1심에서 이봉관 회장의 금품 제공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세 차례 금품 수수 과정에서 공여자인 이 회장의 청탁 의사가 묵시적 단계에서 명시적 단계로 심화됐고, 받는 쪽도 대가성을 인식했다고 봤다.

이 회장은 2022년 맏사위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의 인사 청탁과 함께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티파니앤코 브로치 등 1억38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장 측은 “보험용”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1심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유죄 판단은 서희건설이 상장폐지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난 직후 나왔다.

서희건설은 2025년 8월 11일 횡령·배임 혐의 발생을 이유로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됐고, 9월 23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후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올해 4월 30일 상장유지를 결정했고, 주식 거래는 5월 4일 재개됐다.

상장폐지라는 최악은 면했지만, 거래 재개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오너의 1심 유죄 판단이 나오면서 사법 리스크가 다시 불거졌다.

거래정지의 발단이 된 횡령 사건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송하민 부사장은 지역주택조합 사업과 관련해 13억7천5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2025년 7월 구속 기소됐고, 올해 1월 29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같은 날 안중도 전 전무도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 채무보증 2조2천억, 자기자본의 2배…전액 지역주택조합 중도금

서희건설의 재무 부담은 채무보증에 집중돼 있다.

공시된 채무보증 결정(6월 25일 정정 기준)에 따르면 회사의 채무보증 총잔액은 2조2천818억원이다. 이는 2025년 말 자기자본 1조857억원의 약 2.1배에 이른다.

회사가 5월 이후에만 세 차례 채무보증 공시를 정정했을 만큼 보증 잔액과 만기 구조도 수시로 바뀌고 있다. 5월 21일에는 양지7지구 1단지 지역주택조합에 1천80억원을 추가로 보증하기로 했다.

보증은 사실상 전액이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사업의 중도금·잔금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이다. 평택진위 지역주택조합 2천700억원, 이천안흥 3천680억원, 화성비봉 2천915억원, 평택화양센트럴 1천914억원 등 단일 사업장 보증만 수천억원대다.

횡령 사건의 무대였던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동시에 2조원대 우발채무의 원천인 셈이다. 분양·입주가 지연되면 보증이 회사의 실제 채무로 돌아올 수 있다.

■ 6.57% 지분으로 그룹 지배…계열사는 4년치 장부 고쳤다

거버넌스도 취약하다.

서희건설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직접 지분은 6.57%에 그친다. 대신 최대 단일주주는 지분 29.05%를 보유한 계열사 유성티엔에스이며, 애플이엔씨(11.91%)·이엔비하우징(7.08%)·애플디아이(3.39%) 등 계열사 지분과 21.17%에 달하는 자기주식이 오너의 지배력을 떠받친다.

지배구조의 핵심 고리인 유성티엔에스에서는 회계 신뢰성 문제가 불거졌다. 유성티엔에스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개 사업연도 재무제표를 2023~2024년에 걸쳐 정정했다. 정정 사유는 서희건설 지분인 관계기업투자주식과 이연법인세부채 회계처리를 바로잡아 재무제표를 재작성한 데 따른 것이라고 감사보고서에 기재됐다.

오너의 사법 리스크, 계열사 횡령과 4년치 회계 정정, 자기자본을 웃도는 채무보증이 한꺼번에 맞물리면서 서희건설의 거버넌스는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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