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쿠팡 물류센터가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현장 간부들을 무기계약직 전환 과정에서 탈락시킨 행위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기업이 가진 인사평가권이 노동자의 정당한 단결권을 무력화하는 도구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법부의 강력한 경고로 풀이된다.
■ ‘합리성 상실한 인사평가’… 법원, 쿠팡의 자의적 잣대 직격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쿠팡 물류센터지회 소속 김은희 전 부천신선분회장과 홍익표 고양분회장이 제기한 해고 취소 소송에서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쿠팡이 이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거부하며 단행한 해고가 인사권 남용을 넘어선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시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법원은 쿠팡의 평가 과정이 공정성과 합리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은희 조합원의 경우 정당한 노조 활동을 위한 조퇴 사용을 근태 감점 사유로 반영한 점을 문제 삼았다. 홍익표 조합원에 대해서도 사측이 정성평가 비중을 자의적으로 확대해 노조 간부의 전환을 막으려 한 정황이 인정됐다. 법원은 이를 단순히 개인의 인사 문제가 아니라,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조직적인 ‘불이익 취급’으로 규정했다.
■ “항소 대신 즉각 복직시켜야”… 쿠팡의 사회적 책임 시험대
11일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고 당사자들과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판결을 “투쟁과 연대가 만들어낸 정당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박정훈 부위원장은 쿠팡이 ‘2년 계약 종료’라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눈엣가시 같은 노동자를 합법적으로 해고하려 했던 관행이 사법부에 의해 가로막혔다고 강조했다. 법률대리인인 박남선 변호사 역시 부당노동행위 입증이 어려운 현실에서 쿠팡의 구조적 문제를 짚어낸 이번 판결이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조는 쿠팡에 1심 판결을 겸허히 수용하고 해고자들을 즉각 복직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만약 쿠팡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이어갈 경우, 해고자들의 고통을 의도적으로 연장시키는 행위이자 사법부의 판단을 경시하는 처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은 ‘혁신’을 앞세운 쿠팡의 이면에서 노동권이 어떻게 유린되어 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며,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노동 존중의 가치를 다시금 환기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해당 인사 조치가 노조 활동과는 무관하며 회사의 공정한 내부 평가 기준에 따라 진행된 사안이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