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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린 에스원 신임 대표이사 사장. 사진=에스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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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보안’ 에스원, 미전실 출신 정해린 투입… 일본 세콤과 ‘묘한 동거’

정해린 에스원 신임 대표이사 사장. 사진=에스원 제공.
정해린 에스원 신임 대표이사 사장. 사진=에스원 제공.

최대주주 일본 세콤 지분 25.65%, 삼성 계열사 합계(20.57%) 추월
매출 0.55% 기술 사용료 일본행… ‘보안 주권’·지배구조 투명성 논란
‘관리형’ 정해린–‘세콤맨’ 하나오카 공동체제, 혁신보다 내부 통제 우선 우려

국가 핵심 산업인 반도체 생산시설과 삼성그룹 총수 일가의 안전을 책임지는 에스원이 ‘미전실 전략가’와 일본 자본 측 ‘세콤 관리자’의 결합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배구조와 경영진 면면을 종합하면, 기술 혁신이나 외연 확장보다는 그룹 내부 통제와 최대주주 이익 관리에 최적화된 체제라는 지적이다.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에스원의 최대주주는 지분 25.65%(9,747,383주)를 보유한 일본의 SECOM CO., LTD.다. 1962년 일본에서 설립된 세콤은 보안 서비스, 방재, 의료, 보험, ICT 등을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보안 기업으로, 도쿄증시에 상장돼 시가총액 약 2.3조 엔(약 20조 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삼성SDI(11.03%), 삼성생명(5.34%) 등 삼성 계열사 지분 합계 20.57%를 명확히 웃도는 수치다. 다만 에스원이 보유한 자기주식(자사주) 11.02%를 포함한 삼성 측 우호지분은 27.39%에 달해 SECOM과 실질적인 지배력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 같은 지배구조는 단순한 주식 보유를 넘어 수익 배분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에스원은 매년 보안 시스템 서비스 일부 매출의 0.55%를 기술 사용료(로열티) 명목으로 세콤에 지급하고 있다. 여기에 50~60%에 달하는 높은 배당성향(2025년 60.6%)을 감안하면, 에스원이 삼성그룹과 맺은 내부거래를 통해 창출한 이익 상당 부분이 배당과 로열티를 통해 일본 최대주주 측으로 이전되는 구조다.

특히 2025년 그룹 전체 특수관계자 매출(내부거래)은 1조 234억 원 규모에 달한다.

지난 3월 19일 정기주총을 거쳐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 정해린 사장과 하나오카 타쿠로 부사장의 공동대표 체제는 에스원의 향후 경영 방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정해린 사장은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상무와 사업지원TF 부사장 등을 거친 전형적인 그룹 컨트롤타워 출신 관리형 전략가다. 미전실은 2017년 해체된 뒤 삼성그룹이 사업지원TF를 거쳐 최근 사업지원실로 조직을 재편하면서 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선임은 신규 사업 발굴이나 기술 주도권 확보보다는 그룹 차원의 보안 안정과 내부 조율을 우선시한 인사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웰스토리 등 핵심 계열사를 두루 거친 이력 역시 현장형 혁신가보다는 경영 관리 전문가 이미지에 가깝다.

경력의 그림자도 분명하다. 정 사장이 2012~2017년 미래전략실 전략팀 상무로 재직한 시기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논란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겹친 때였다. 미래전략실은 이후 정경유착의 상징으로 지목되며 해체됐다. 정 대표가 법적 처벌을 받지는 않았지만, 해당 조직의 핵심 실무진이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삼성웰스토리 대표를 겸직했던 이력 역시 논란을 불러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삼성 계열사들이 사내급식 물량을 삼성웰스토리에 집중 배정했다며 총 2,349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내부거래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다만 최근(2026년 4월 23일) 서울고등법원이 해당 과징금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직접적인 위법 행위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미전실과 웰스토리를 관통하는 경력은 정 대표를 ‘그룹 내부 관리형 인사’로 각인시키는 데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오카 타쿠로 부사장은 1990년 세콤 경리부 입사 이후 JIC 경영관리부 매니저, 일본안전경비 총무부 부장, 세콤크레딧 이사, 세콤 국제본부 기획관리부 담당부장 등을 거친 재무·기획 전문가다. 최대주주 측에서 장기간 경영관리 업무를 맡아온 인물이 공동대표로 전면에 나선 만큼, 에스원의 의사결정이 기술 혁신보다는 지배구조 안정과 기존 주주 이익 관리에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대표 보안기업의 공동대표직에 일본 최대주주 측 경영 관리 경험을 가진 인사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에스원의 경영 기조가 기술 혁신보다는 조직 안정과 지배구조 관리에 무게를 둘 가능성에 대한 해석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원은 일반 민간 경비업체를 넘어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시설 보안과 그룹 핵심 인프라, 주요 공공시설 관리까지 담당하는 ‘그룹 안전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일본 기업이 최대주주이고, SECOM 출신 일본인 임원이 공동대표로 참여하는 현재 구조가 시장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보안 시스템 설계·운영·의사결정 과정에서 실질적인 통제 권한이 어디에 있는지, 지배구조 투명성이 충분히 확보되고 있는지에 대한 검증 요구가 나온다. 이는 단순히 데이터 해외 이전 문제를 단정 짓는 것이 아니라, 국가 핵심 산업과 그룹 전략 자산을 다루는 기업으로서의 독립성과 책임성에 대한 질문이다.

정해린 체제가 내세운 ‘통합 안전 플랫폼’ 비전이 공허한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에스원은 ‘삼성의 보안 자회사’이자 ‘일본 세콤의 수익 거점’이라는 이중적 인식을 넘어 기술 자립도와 글로벌 경쟁력을 실적과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현재의 ‘미전실+세콤’ 연합형 경영 체제가 파괴적 혁신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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