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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해운엘엔지(대한해운 자회사) LNG 운반선 에스엠 골든이글(SM GOLDEN EAGLE)호. 사진=SM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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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해운, 1.2조 쌓아두고 주주에겐 ‘0원’… “배당 외면에 기업가치도 반토막”

대한해운엘엔지(대한해운 자회사) LNG 운반선 에스엠 골든이글(SM GOLDEN EAGLE)호. 사진=SM그룹 제공
대한해운엘엔지(대한해운 자회사) LNG 운반선 에스엠 골든이글(SM GOLDEN EAGLE)호. 사진=SM그룹 제공

대한해운이 2025년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와중에도 당기순이익을 늘리며 재무적 ‘내실’을 다졌지만, 5년 연속 무배당 기조를 고수하면서 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수익성과 재무 여력을 동시에 확보하고도 주주 환원에 나서지 않으면서, 그 부담이 기업가치 하락으로 직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대한해운의 낮은 주주 환원 정책이 시장 평가에 직접 반영되며, 글로벌 동종 업계 대비 약 50%의 구조적 디스카운트가 적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해운의 2025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733억 원으로 전년(1,648억 원) 대비 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은 1조 2,207억 원까지 누적되며, 회사 내부에 상당한 재무 여력이 쌓여 있음을 보여준다.

상상인증권은 최근 기업분석 리포트에서 대한해운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8.6%로 산출하며, 해운 업황을 감안할 때 수익성 자체는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주주 환원을 미루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대한해운, 시황과 영업 사이 존재하는 간극’에 포함된 ‘Target PBR 산정 Table’.회사는 글로벌 Peer 대비 낮은 배당성향을 이유로 50% 할인율을 적용해 Target PBR을 0.38로 산정했다. 사진=상상인증권 리포트
상상인증권은 대한해운이 글로벌 Peer 대비 낮은 배당성향을 이유로 50% 할인율을 적용해 Target PBR을 0.38로 산정했다. 사진=상상인증권 리포트

그럼에도 대한해운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5년 연속 무배당을 재확정했다. 이에 대해 상상인증권은 대한해운의 적정 주가 산정 과정에서 “글로벌 피어(Peer) 대비 낮은 배당성향을 이유로 50% 할인율을 적용했다”고 명시했다.

결국 수익을 내고도 현금을 내부에만 쌓아두는 경영 판단이 시장에서는 기업가치 디스카운트라는 형태로 되돌아오고 있으며, 대한해운의 주가는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절반 수준의 평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주주들이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지점은 핵심 자산 매각 대금의 사용처다. 대한해운은 재무구조 개선을 명목으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4척을 약 6,308억 원에 매각했다. 그 여파로 선대 규모가 축소되면서 2025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27% 급감했다.

그러나 확보된 현금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공시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지배기업인 에스엠상선으로부터 차입했던 유동차입금 약 1,160억 원을 2025년 중 전액 상환하며 잔액을 ‘0’으로 만들었다.

주주 자산인 선박을 처분해 마련한 자금이 지배구조 최상단 계열사의 재무 부담을 덜어주는 데 우선 투입된 셈이다.

계열사 차입금은 정리됐지만, 계열사를 위한 재무 리스크는 여전히 대한해운 몫으로 남아 있다. 대한해운은 에스엠상선, 대한상선 등 특수관계인을 위해 대규모 채무보증과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자회사 대한해운엘엔지가 도입한 선박금융과 관련해 대한해운이 제공한 자금보충약정 규모는 약 4억 7,136만 달러(한화 약 6,500억 원, 2025년 말 기준)에 달한다. 이는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을 통해 확인된 수치다.

이익은 대한해운에서 발생하고, 그로 인해 확보된 유동성은 그룹 전체로 확산되는 반면, 잠재적 손실 리스크는 고스란히 대한해운 주주들이 떠안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경영 안정성에도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대한해운은 2024년 이후 불과 1년여 만에 대표이사가 세 차례 교체되는 인사 난맥상을 보였다. 그럼에도 회사는 지난 3월 30일 정기주주총회를 주주 참석이 어려운 ‘주총 집중일’에 강행하며, 주주와의 소통 의지마저 부족하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이란 전쟁에 따른 해상 운임 상승과 북극항로 테마로 주가가 단기적으로 2월 말 대비 약 25% 급등하면서 경영·거버넌스 문제가 가려진 측면이 있다”며 “본질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 부재한 한, 글로벌 시장에서 ‘반토막 가치’라는 평가를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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