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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 KG 모빌리티 회장 (사진=KG 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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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 중국 자동차 계열사에 1천81억 CB 발행…전량 전환 시 곽재선 회장 ‘과반 지배’ 깨진다

곽재선 KG 모빌리티 회장 (사진=KG 모빌리티)
곽재선 KG 모빌리티 회장 (사진=KG 모빌리티)

토레스·렉스턴을 생산하는 KG모빌리티(이하 KGM)가 중국 체리자동차 계열사를 대상으로 1천81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CB가 전량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최대주주인 KG에코솔루션의 지분율은 45%대로 떨어져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과반 지배력이 무너지게 된다.

곽 회장은 KGM의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KG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으로, 2022년 쌍용자동차를 인수해 KGM으로 사명을 바꾼 인물이다. KGM은 곽 회장과 황기영 대표이사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GM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1천81억4천250만원 규모의 제124회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사회에는 독립이사 5명이 전원 참석해 원안 가결됐다.

인수 대상자는 체리자동차의 홍콩 계열사인 ‘Chery Global Innovations (Hong Kong) Limited’다. KGM은 지난 2일 체리자동차와 전략적 투자 계약 체결식을 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전환가액은 주당 2천760원, 전환에 따라 발행될 주식 수는 3천918만2천65주다. 공시상 ‘주식총수 대비 비율’은 16.22%로 기재됐다.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1.0%이며 청약일과 납입일은 이달 11일, 만기일은 2029년 8월 11일이다. 전환청구는 2027년 8월 11일부터 가능해 당장 지분 변동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이번 CB 발행으로 조달된 자금의 용도는 전액 운영자금(신차개발 등 투자비)으로 명시됐다. 연도별 사용 예정 금액은 올해 300억원, 내년 500억원, 2027년 이후 281억4천200만원이다.

앞서 KGM은 지난달 28일 체리자동차에 지급할 기술사용료를 마련하기 위해 금융기관에서 7천500만달러(약 1천99억원)를 외화 단기차입했다. 이에 따라 단기차입금은 2천813억9천만원에서 3천912억9천500만원으로 늘었다. 그런데 엿새 뒤 체리 계열사를 대상으로 이와 비슷한 규모인 1천81억원의 CB를 발행하면서, 기술료 지급을 위해 빌린 돈과 맞먹는 자금이 다시 KGM에 유입되는 모양새가 됐다.

현재 KGM의 기발행주식총수는 2억237만4천912주다. CB 전환으로 3천918만2천65주가 신규 발행되면 총 주식수는 2억4천155만6천977주로 늘어난다.

이 경우 체리자동차 홍콩법인은 KGM 지분 16.22%를 확보하게 된다. 반면 현재 1억1천만주를 보유한 최대주주 KG에코솔루션의 지분율은 54.35%에서 45.54%로 8.81%포인트 낮아진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합산한 지분율도 54.41%(1억1천12만4천394주)에서 45.59%로 떨어져 과반이 깨진다. 모두 CB 전환에 따른 신주 발행을 반영해 계산한 수치다.

주목할 대목은 공시상 KGM의 조기상환이나 전환을 제한할 수 있는 별도 권리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요사항보고서의 ‘옵션에 관한 사항’은 ‘-‘로 기재돼 조기상환청구권이나 발행회사의 매도청구권(콜옵션)이 명시돼 있지 않다. 원금상환방법 역시 만기일인 2029년 8월 11일 전자등록금액의 103.0415%를 일시 상환하는 것으로 기재돼 있다.

따라서 공시된 발행조건만 보면 KGM이 만기 전에 원금을 상환해 체리 측의 전환을 막을 수 있는 권리는 확인되지 않는다. 반대로 체리 측에도 만기 전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명시돼 있지 않다. 전환청구기간에 체리 측이 공시된 조건에 따라 전환을 청구할 경우 KGM이 임의로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다만 인수계약서 전문은 공개되지 않아 별도 계약상 약정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이번 CB의 전환가액은 주당 2천760원으로, 기존 미상환 제121회 CB(5천40원)와 제122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6천729원)보다 낮다. 다만 이사회 결의 전날을 기준으로 산정한 가중산술평균주가의 100%를 적용해 정한 금액으로, 별도의 할인은 없었다.

전환가액이 향후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기존 제121회 CB나 제122회 BW의 전환·행사가액이 조정될 경우 이번 제124회 CB의 전환가액도 같은 수준으로 조정하도록 한 조건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전환가액이 낮아지면 같은 1천81억원으로 더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어 체리 측의 최종 지분율도 현재 예상치인 16.22%보다 높아질 수 있다.

한편 이번 CB에는 KGM의 모회사인 KG에코솔루션이 연대보증인으로 참여했다. KGM이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KG에코솔루션이 미상환 원금과 만기보장수익률에 따른 이자, 연체이자까지 대신 지급하는 조건이다.

KG에코솔루션의 재무 부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2025년 별도 기준 매출은 1천48억5천400만원, 영업이익은 43억4천900만원에 그쳤고 당기순손실은 25억2천200만원이었다. 차입금은 1천841억300만원으로, 매출보다 차입금이 더 큰 수준이다. KG에코솔루션은 앞서 6월 22일에도 KGM의 2천억원 규모 장래카드매출채권 유동화와 관련해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하기로 했다.

CB를 인수하는 홍콩 법인은 출자자가 1명인 회사로, 2025년 결산 기준 자산총계 8억6천400만원, 부채총계 7억2천100만원, 자본총계 1억4천300만원, 자본금 1억4천500만원 규모다. 지난해 매출은 없었고 당기순이익은 100만원이었다. 공시에는 자금 조달 방법이 ‘계열사 차입’, 조성 경위가 “Chery Automobile(계열사)로부터 차입”으로 기재됐다.

KGM은 올해 2월 26일 사모 전환사채 발행 추진 보도에 대한 해명공시에서 “재무구조 개선 및 운영자금 확보 등을 위한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전환사채 발행과 관련하여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4일 재공시에서도 같은 입장을 유지하며 재공시 예정일을 오는 12월 23일로 제시했으나, 실제 이사회 결의는 그보다 넉 달 이상 앞당겨졌다.

KGM은 지난 6월 11일 공정공시를 통해 2026년 결산 시점부터 5개년간 별도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주주환원 계획 발표 두 달 만에 최대 16.22%의 지분 희석을 수반하는 결정이 나온 셈이다.

KGM의 올해 2분기 잠정 매출은 1조1천8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50.8% 감소했다. 2025년 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118.55%였다.

KGM 측은 이번 투자가 경영 참여로 이어지는 성격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체리자동차는 전환청구가 가능해지는 2027년 8월까지 기술 공급자이자 잠재 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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