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일 한 곳이 양사 평가→금감원 정정명령…동양생명, 별도 회계법인 선임해 교환비율 교차검증
임종룡 회장이 이끄는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보험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한 주식교환의 교환비율을 다시 검증받게 됐다.
17일 금융권과 관련 공시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4월 “교환비율의 공정성을 확인했다”고 자평했으나 금융감독원의 정정명령으로 그 절차가 흔들리면서 동양생명이 별도의 회계법인을 추가로 선임해 교차검증에 나섰다.
동양생명은 닷새 뒤인 오는 22일 두 번째 주주 간담회를 열고, 우리금융도 참석해 그 결과를 소액주주들에게 직접 설명할 계획이다.
지난달 26일 금감원은 우리금융이 낸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증권신고서에 정정을 요구하고 효력을 정지시켰다. 중요한 사항의 기재가 분명하지 않아 투자자의 합리적 판단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감독당국이 교환비율 산정 과정의 공정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 ‘외부평가 미해당’으로 처리된 자율검증…삼일 한 곳이 양사 모두 평가
우리금융은 지난 4월 24일 이사회에서 주식교환을 결의하며, 독립 사외이사 7인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운영하고 외부 법무법인·회계법인의 자문을 받아 “산출된 교환비율은 적정평가 범위 내에 위치해 소액주주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적정하고 공정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동양생명 역시 사외이사 3인과 외부전문가 1인으로 특별위를 꾸려 같은 취지의 의견을 이사회에 보고했다.
그러나 두 회사 보고서의 ‘외부평가에 관한 사항’은 모두 외부평가 여부 ‘미해당’, 외부평가기관 명칭 ‘-‘로 기재돼 있다. 상장사 간 주식교환이어서 자본시장법상 외부평가기관의 평가가 요구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법정 외부평가를 받지 않은 자율 검토를 근거로 회사가 “공정성을 확인했다”고 자평한 셈인데, 그 가치검토를 사실상 삼일회계법인 한 곳이 우리금융과 동양생명 양사에 대해 수행한 점이 문제가 됐다. 증권신고서에는 교환비율 분석의 출처가 “삼일회계법인 Analysis”로 적시돼 있다.
회사가 “공정성 검증을 마쳤다”던 절차가 두 달 만에 감독당국에 제동이 걸리자, 동양생명은 별도의 외부 회계법인을 추가로 선임해 우리금융과 동양생명이 서로 다른 회계법인에서 각각 교환비율을 산정받는 교차검증을 이행하기로 했다.
■ 8720원 vs 1만562원…회사 “PBR·배당불능”, 소액주주 “절대가격·기저주가”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가격에 모인다. 교환가액은 우리금융 3만4589원, 동양생명 8720원으로 매겨졌고 교환비율은 동양생명 1주당 우리금융 0.2521056주로 정해졌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기존 대주주에게서 동양생명 주식을 주당 1만562원에 사들였던 점, 주식교환을 거부하는 주주에게 주어지는 매수청구가격(8505원)이 교환가액보다도 낮은 점이 반발을 키웠다.
우리금융은 2~6월 2천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을 가동했는데, 교환가액 산정 기준기간(3월 24일~4월 23일)에는 매입을 멈췄다. 다만 소액주주들은 그 이전 매입이 우리금융의 기저 주가를 끌어올린 상태에서 교환가액이 정해졌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은 증권신고서에서 절대 주가가 아니라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보면 동양생명 주주가 불리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2025년 말 주당순자산을 반영한 교환가액 기준 PBR이 우리금융 0.75배, 동양생명 0.88배로, 동양생명 쪽이 더 높아 동양생명 주주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논리다.
배당 문제도 핵심 설득 카드다. 동양생명은 새 보험회계기준(IFRS17)에 따른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등으로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이 2023년 645억원에서 2024년 -1조2507억원, 2025년 -1조5443억원으로 돌아서 사실상 자체 배당이 막힌 상태다.
회사는 배당성향이 높은 우리금융 주식으로 교환받는 편이 주주 이익에 부합한다고 설명한다. 다만 일부 언론에서 동양생명의 기본자본 기준 지급여력비율 저하를 들어 ‘염가 매수’ 논란을 제기한 바 있는데, 총 지급여력비율(K-ICS)은 2024년 155.5%에서 2025년 179.8%, 올 1분기 189.6%로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
거래 구조도 소액주주에게 불리하게 짜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규모 주식교환 방식이어서 우리금융 주주에게는 주주총회 의결권도, 주식매수청구권도 부여되지 않는다. 회사는 이사회 승인으로 주주총회를 갈음했고, 반대 의사를 통지한 우리금융 주식은 0.6%에 그쳤다.
의사를 표시할 통로가 사실상 동양생명 소액주주(약 1만2천명·지분 19.63%)의 임시주주총회에만 열려 있는 셈이다. 이들은 신주 발행을 막기 위한 법원 가처분 신청을 준비하는 한편 금감원에 민원을 거듭 넣고 있다.
최대 변수는 매수청구 규모다. 주식교환계약은 동양생명이 주주들에게 지급할 매수대금 합계가 2천억원을 넘으면 동양생명이 서면통지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자동 무산은 아니지만, 소액주주가 결집하면 동양생명이 거래를 접을 수 있는 방아쇠다.
당초 우리금융은 7월 24일 동양생명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8월 11일 교환을 마무리하고 동양생명을 상장폐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감원 정정명령과 추가 검증 절차, 소액주주의 법적 대응이 겹치면서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편입이 마무리되면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에이비엘생명보험의 합병을 검토한다는 계획도 공시에 명시했다. 동양생명 편입은 임종룡 회장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공들여 온 핵심 과제인 만큼, 22일 간담회에서 내놓을 재검증 결과가 일정의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