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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이재명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코레일 자회사 5곳을 겨냥해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쪼개진 것처럼 보인다"며 효율성 점검을 지시했다. 화면 자막은 코레일유통의 역사 매장 관리 업무를 확인하는 문답 대목이다. [사진출처=이재명 대통령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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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경고하자 코레일유통 ‘가짜 7천억’ 홍보 논란…박정현 대표, 올해도 “매출 증대” 공언까지

코레일유통 박정현 대표 (사진=코레일)
코레일유통 박정현 대표 (사진=코레일)

대통령이 코레일 자회사의 효율성을 따져보라고 지시한 지 단 8주 만에, 코레일유통이 손익계산서엔 없는 ‘7천억 원’ 실적을 들고 나와 성과 부풀리기 논란에 휩싸였다.

회사가 내세운 7000억 원 가운데 3376억 원은 실제 상품 공급자에게 돌아가는 ‘남의 돈’이었고, 정작 알맹이인 영업이익 102억 원은 단 한 줄도 공개하지 않았다.

공보실장 출신의 박정현 대표는 이 숫자 위에 “외연 확장과 매출 증대를 꾀하겠다”며 증액까지 약속했다.

28일 코레일유통 홈페이지에 게시된 보도자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감사보고서를 대조한 결과, 회사가 대외적으로 제시한 실적 규모와 회계장부에 기재된 매출액은 약 두 배 차이가 났다. 회사는 정작 감사보고서에서 스스로를 상당 부분 거래의 ‘대리인’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 대통령 “민영화 염두에 두고 쪼갠 듯”…8주 뒤 나온 ‘창사 최대’

2025년 12월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이재명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코레일 자회사 5곳을 겨냥해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쪼개진 것처럼 보인다"며 효율성 점검을 지시했다. 화면 자막은 코레일유통의 역사 매장 관리 업무를 확인하는 문답 대목이다. [사진출처=KTV 생중계 화면 갈무리]
2025년 12월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이재명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코레일 자회사 5곳을 겨냥해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쪼개진 것처럼 보인다”며 효율성 점검을 지시했다. 화면 자막은 코레일유통의 역사 매장 관리 업무를 확인하는 문답 대목이다. [사진출처=KTV 생중계 화면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12월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코레일 자회사 5곳을 겨냥해 “이들 자회사가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쪼개진 것처럼 보인다”며 “실제로 효율을 높였는지 적절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전체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정정래 코레일 사장직무대행은 “아직 점검은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코레일유통은 점검 대상 5곳 중 하나였다.

59일 뒤인 2026년 2월 9일 코레일유통 홍보문화처는 ‘철도역의 재발견…코레일유통, 매출 7천억 시대 열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자료는 “‘수익성 개선’과 ‘공공가치 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철도역 상업시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수익성 개선을 성과로 내세운 이 자료에 영업이익과 순이익 수치는 한 건도 담기지 않았다. 자료에 등장한 실적 숫자는 ‘7천억’ 하나뿐이었다.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2025년 영업이익은 102억1912만 원, 순이익은 91억8716만 원이다.

이후 국토부는 코레일과 5개 자회사, 한국교통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꾸렸고, 6월 30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자회사를 5곳에서 3곳으로 줄이는 통합방안을 의결했다. 코레일유통은 코레일로지스와 합쳐진다. 박 대표의 임기는 2027년 2월까지다.

■ 감사보고서엔 “공급자의 대리인”…7천억 중 3377억은 남의 돈

기업의 매출은 보통 이렇게 잡힌다. 회사가 물건을 사들여 자기 책임으로 팔면, 손님이 낸 돈 전부가 매출이 되고 물건값은 매출원가로 빠진다. 코레일유통이 역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매장에서 나온 ‘직영상품매출’ 2251억 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코레일유통이 2026년 2월 9일 홈페이지 홍보센터 보도자료 게시판에 올린 '철도역의 재발견…코레일유통, 매출 7천억 시대 열었다'. 등록자는 홍보문화처로 표기돼 있다. 회사는 이 자료에서 '매출 7천억 원'을 창사 이래 최초 실적으로 제시했지만, 같은 해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매출액은 3558억7433만 원이었다. [사진출처=코레일유통 홈페이지 갈무리]
코레일유통이 2026년 2월 9일 홈페이지 홍보센터 보도자료 게시판에 올린 ‘철도역의 재발견…코레일유통, 매출 7천억 시대 열었다’. 등록자는 홍보문화처로 표기돼 있다. 회사는 이 자료에서 ‘매출 7천억 원’을 창사 이래 최초 실적으로 제시했지만, 같은 해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매출액은 3558억7433만 원이었다. [사진출처=코레일유통 홈페이지 갈무리]

 

반면 역사에 입점한 다른 업체의 매장은 회계 처리 방식이 다르다. 2025사업연도 감사보고서 주석의 수익인식 항목은 “당사가 거래의 당사자가 아니라 공급자의 대리인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 고객에게 청구한 금액에서 재화나 용역의 실질적인 공급자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을 차감한 순액을 특정상품매출로 인식하고 있다”고 기재하고 있다. 즉 물건을 판매하는 주체는 입점업체이고, 코레일유통은 역사 상업시설을 운영·관리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에 손님이 낸 돈 전부가 아니라 회사에 돌아오는 몫만 매출로 인식한다는 의미다.

실제 그 비율은 감사보고서에 그대로 드러난다. 특정상품매출의 ‘상계 전 총액’은 4359억 원인데, 회사가 매출로 인식한 ‘상계 후 순액’은 982억 원이다. 총액의 22.5%다. 나머지 3376억9427만 원은 상품을 공급한 업체에 돌아갔다.

실제로 7천억 원의 산식은 총액을 대입하면 그대로 복원된다. 직영상품매출 2251억 원에 특정상품매출 총액 4359억 원, 용역매출 193억 원, 기타매출 130억 원을 더하면 6935억 원이다. 손익계산서에 기재된 매출액은 3558억7433만 원이다. 같은 방식으로 환산하면 2022년 4960억 원, 2023년 5992억 원, 2024년 6623억 원으로, 회사가 매년 제시해 온 실적 규모가 회계상 매출액이 아닌 이 계열의 숫자였음을 보여준다.

총액 6935억 원을 취급해 회사가 남긴 영업이익 102억1912만 원은 총액의 1.47%다. 보도자료에서 빠진 숫자가 이것이다.

■ 공보실장 출신 대표, 홍보문화처가 배포…전화도 문자도 답 없었다

박 대표는 1961년생으로 서울신문 기획부장과 사회부장을 거쳐 2014년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을 지냈고, 이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로 재직했다. 언론과 공보 분야에 30년 가까이 몸담은 인사가 대표를 맡은 회사에서, 홍보를 담당하는 홍보문화처가 이 자료를 배포했다. 철도나 유통 분야 근무 경력은 공개된 주요 이력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본지는 코레일유통 홍보문화처에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매출 7000억 원’ 산정 기준과 회계상 매출액과의 차이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거부했다.

선임 시점도 논란거리다. 박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헌법재판소 심판이 진행 중이던 2025년 2월 6일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확정돼 이튿날 취임했다. 임기는 2년이다. 야권은 이를 두고 ‘알박기 인사’라고 비판했다.

실적 홍보의 이면에는 모회사로 흘러가는 돈이 있다. 코레일유통이 지분 100% 주주인 한국철도공사에 2025년 지급한 비용은 1159억5020만 원으로, 회계상 매출액의 32.58%다. 반대로 한국철도공사가 코레일유통에 지급한 금액은 1억1565만 원에 그쳤다. 역사 점포 사용 대가 등이 포함된 지급수수료는 2021년 611억 원에서 2025년 1239억 원으로 4년 만에 102.6% 늘었다.

여기에 순이익의 66.87%인 61억4380만 원을 배당으로 내보냈고, 2024년에는 배당총액 97억 원이 그해 순이익 96억4281만 원을 넘겨 배당성향이 100.59%를 기록했다. 한국철도공사는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 3524억 원을 냈다.

회계 처리에서도 손질이 있었다. 외부감사인이 신우회계법인에서 대현회계법인으로 바뀐 첫해, 회사는 2024년 재무제표를 다시 작성했다. 회계오류 수정으로 이익잉여금이 10억7441만 원 줄고 기타자본구성요소가 같은 금액 늘었다. 손익에 미친 영향은 없다.

코레일유통은 그동안 ‘매출 7000억 원’에 대해 허위 수치는 아니며 “회사가 관리하는 매장의 전체 판매액을 포함한 거래규모”이고 “사업 실적을 나타내는 기준과 회계상 매출을 산정하는 기준이 달라 발생한 차이”라고 설명해왔다.

다만 코레일유통은 2007년 4월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돼 경영정보 공시 의무를 지고 있다. 공공기관이 경영성과를 대외에 발표할 때는 총거래 규모와 회계상 매출액을 함께 공개하고 산정 기준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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