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일주일째인 11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분노가 터져 나왔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는 여름 집중 투쟁을 선포하며,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과 노동권 보장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강조했던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 보장’을 즉각 실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물류센터 노동자들과 직접 만나 현장의 고통을 청취할 것을 요구하며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최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안전장치 없이 홀로 작업하다 숨진 하청 노동자 김충현 씨의 비극적인 사고를 언급하며,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과거 김용균 특조위 권고안이 제대로 이행되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고 지적하며, 정부의 무책임이 또 다른 희생을 낳았다고 강조했다.
■ 매년 반복되는 폭염 속 노동자 쓰러짐…기업과 정부의 ‘무책임’ 공방
공공운수노조 김선화 부위원장은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매년 여름 폭염으로 인해 쓰러지는 것이 일상화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쿠팡 물류센터의 경우 여름철 구급차 출동 횟수가 평소의 두 배에 달한다며, 심각성을 역설했다.
김 부위원장은 폭염 시 휴게시간 부여와 냉방시설 설치와 같은 기본적인 해결책을 비용 문제로 외면하는 기업과 정부의 태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이 경제적 논리에 희생되는 현실을 규탄했다.
쿠팡대책위원회 권영국 대표는 작년에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제개혁위원회에 의해 그 시행 규칙이 가로막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정부에 즉각적인 법령 개정을 촉구하며, 규제개혁위원회 위원들이 직접 쿠팡 물류센터에서 노동자들의 고통을 체험해 보라고 강하게 권고했다.
■ 규제개혁위는 ‘노동자 배신’…현장 서명운동과 파업 예고
전국물류센터지부 정성용 지부장은 여름이 물류센터 노동자들에게 가장 힘든 계절이라며, 현장 노동자들이 극한의 더위 속에서 벗을 옷조차 없을 정도로 고통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규제개혁위원회가 폭염 휴게시간 제공 의무화를 가로막은 것은 노동자에 대한 명백한 배신 행위라고 규탄했다.
정 지부장은 올해도 현장 서명운동과 파업을 포함한 강력한 여름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혀, 노동자들의 투쟁 의지를 분명히 했다. 쿠팡물류센터지회 정동헌 지회장 역시 폭염 시 2시간당 20분의 휴게시간 보장을 규제개혁위원회가 중소기업의 부담을 이유로 무산시킨 것은 결국 쿠팡과 같은 대기업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지회장은 오는 8월 1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친 하루 파업을 포함한 집중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이는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가 더 이상 외면받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 효율과 이익 뒤에 가려진 노동자의 희생…정부 책임론 부각
다이소물류센터지회 이재철 지회장은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쉬는 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냉방시설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대의 효율과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의 이기적인 태도가 근로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지회장은 다이소 물류센터의 경우 지속적인 노조 활동을 통해 일부 환경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근본적인 변화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의 조현철 대표는 쿠팡과 같은 회사가 ‘로켓 배송’이라는 미명 하에 노동자들을 기계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표는 노동자의 인권보다 이윤을 우선하는 기업을 통제할 가장 큰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강조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로 들린다.
■ 생명권 직결된 문제…작업중지권 강화와 실질적 법 집행 요구
노동당 김성봉 부대표는 폭염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고통은 생명권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의 실질적인 이행과 함께 작업중지권 등 노동자의 권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히 법을 만드는 것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는 이날 선포된 투쟁을 통해 물류센터 현장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정부 조치를 강력히 요구하며, 전국의 노동자들과 함께 여름 내내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의 투쟁은 이재명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라는 약속을 어떻게 이행할지 시험하는 중요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